세계의 신문은 지금 다이어트 중?

2012. 5. 8. 14:5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혁신이 없으면 도태되기 마련이죠. 신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좀 더 읽기 쉽고, 편하면서도 컨텐츠의 질은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신문 크기(판형)인데요. 예전에는 신문하면 대판(375×595mm)이 일반적이었지만, 지금은 대판을 반으로 접은 크기인 콤팩트판(285×400mm), 대판과 콤팩트판의 중간 크기인 베를리너판(315×470mm), 타블로이드판(254×374mm) 등 다양한 크기로 발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신문 혁신의 대표적 사례인 판형변화에 대해 알아볼까요? 

 

 

 

 

 

 

휴대성은 높이고, 디자인은 맵시있게

 

신문 판형은 60가지 이상이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보통 대판, 콤팩트판, 베를리너판, 타블로이드판 형태가 많습니다. <중앙일보>는 베를리너판, <메트로> 등 무가지는 타블로이드판이 많죠. <국민일보>는 미국 <USA투데이>와 같은 크기인데요. USA투데이판(343×588mm)은 대판보다 가로의 길이가 짧은 것이 특징입니다.

 

신문의 크기를 줄이면 갖고 다니기가 편해지고, 다양한 편집 기법을 적용해 세련되고 고급스런 신문을 만들 수 있지요.

 

 

신문 혁신의 진원지, 영국 런던

 

세계신문협회(WAN)에 따르면 2001년 이후 100개 이상의 주요 신문이 판형을 바꿨는데요. 이러한 신문 혁신의 출발지는 런던입니다. 2003년 <인디펜던트>가 세계 최초로 대판에서 콤팩트판으로 변신한데 이어 223년 전통의 <더 타임스>도 콤팩트판으로 바뀌었습니다. 판형 변화로 두 신문의 부수와 독자는 증가세로 돌아섰고, 이에 영향을 받은 <가디언>도 베를리너판을 채택했습니다.

 

미국 신문도 판형 변화의 바람에 동참했는데요. 2007년 <월스트리트 저널>과 <뉴욕타임스>도 가로를 각각 7.6㎝, 3.8㎝ 줄였습니다. 가로를 줄이면서 두 신문은 전보다 날렵해진 느낌으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밖에 <워싱턴 포스트>, <USA투데이>도 크기를 줄였습니다.

 

 

 

 

 

 

고급지=베를리너판

 

영미 신문이 주도했던 판형 변화의 바람은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이중 베를리너판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추세입니다. 프랑스의 최고 신문으로 평가받는 <르몽드>, 스페인 <엘파이스>, 스위스 <노이에 취리허 차이퉁>, 영국 <가디언> 등 세계적인 ‘고급지’들이 베를리너판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독일도 전체 신문의 43%가 베를리너판입니다. 너무 크기도, 작지도 않은 베를리너판은 적절한 지면구성(레이아웃)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보기 편한 신문'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유럽의 유력지들이 잇따라 베를리너판을 선택하면서 '고급지=베를리너판'이라는 고정관념이 확산되는 것도 베를리너판 인기의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베를리너판 신문은 환경보호 측면의 장점도 갖고 있는데요. 대판보다 약 29% 적은 지면인 베를리너판은 신문의 원료인 종이 및 잉크, 필름 사용량을 줄여 결과적으로 지구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베를리너판은 편리한 휴대성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독자들의 신문 선호도와 열독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각 대학교에서 발행하는 학보가 대판 대신 베를리너판으로 판을 바꾸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신문 혁신,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크기를 줄이는 신문 혁신의 바람은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중앙일보><국민일보>베를리너판USA투데이판으로 크기를 줄였고, 올해는 <대구일보>지역 일간지로는 가장 먼저 베를리너판을 채택했습니다. <동아일보>의 자매지 <어린이동아>도 타블로이드판 신문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주요 신문사에서는 판형 변화에 대비한 다양한 편집기법 실험 및 내부 토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세계 신문업계 변화의 흐름인 '판형 다이어트 바람'!! 우리나라 신문에 어떻게 확산되는지 지켜보는 것도 신문을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지 않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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