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1. 15:12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지난해 서점에 나온 책만 무려 4만 8천 권 정도에 이릅니다. 한 달이면 4천 권, 하루 평균 130 여 권의 책이 매일 서점에 나오는 거죠. 이 많은 책이 저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심혈을 기울인, 당연히 베스트셀러가 돼야 할 책들입니다.
그러나 독자의 입장은 조금 다릅니다. 공부에 치이는 학생이나 일에 바쁜 직장인 등은 현실적으로 일주일에 제대로 책 한 권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 봐야 한 달에 4권, 한 해 48권입니다. 그렇지만 학자나 평론가, 기자 등 독서와 직접 연관된 직업 군이 아닌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 읽어도 적게 읽는 것은 아닙니다.
4만 8천 권 중에서 48권을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사람마다 관심분야와 직업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책이 읽으면 좋을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 것이 궁극적으로 지식을 쌓고, 판단력을 기르기 위해서라고 볼 때 관심분야의 책만 읽는 편식은 좋지 않습니다. 모든 책은 지식의 연결고리로 엮어져 있습니다. 종합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폭 넓은 독서가 중요한 거죠.
양보에 양보를 해서 주위에서 좋다고 추천하는 책, 신문기사에 나오는 책 들 중에서만 고른다 해도 수백 권은 됩니다. 이 책들이 과연 내가 읽을 만 한 것인지 서점, 도서관에 나가 미리 훑어 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독서가 직업이 아닌 우리는 ‘본연의 일’로 바쁘기 때문이죠. 책을 구입하는 경우의 경제적 부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살까 말까, 볼까, 말까’ 망설입니다. 결국 입소문이나 유행에 따라 책을 선택하는 하는 것이 대부분의 현실입니다.
이렇게 쉽지 않은 선택을 거쳐 읽은 책, 때로는 시간과 돈이 아까웠다는 탄식이 나올 때도 있습니다. 베스트셀러 중에 많은 책들이 출판사의 ‘광고 전략’으로 실제보다 부풀려진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낭패가 아닐 수 없습니다.
신문 한 부는 책 한 권
어떤 책을 어떻게 선택하고 읽을 것인가. 여러모로 신문만큼 좋은 선생님이 없습니다. 제가 오늘 아침 받은 조간신문이 50면이군요. 이 정도면 어지간한 소책자 분량은 됩니다. 다루는 내용 역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스포츠, 출판, 연예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전 분야를 섭렵합니다. 그러므로 1면부터 50면까지 신문을 꼬박 정독한다는 것은 ‘오늘의 사회’라는 책 한 권을 읽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신문이 지식의 보고인 셈이죠.
기자와 평론가들의 전문성
신문 한 부의 제작과정 역시 책 한 권 나오는 것에 뒤지지 않을 만큼 대단합니다. 신문기자와 논설위원은 지식과 글쓰기 등 모든 면에서 실력이 최고인 엘리트이자 베테랑들입니다. 그들이 쓴 기사와 논설, 논평이 여러 단계, 전문가들의 ‘엄격한 교정’을 거쳐 한 부의 신문으로 나옵니다. 평론가들 역시 자신의 해당 분야에 최고의 지식과 판단력을 가진 전문가들입니다. 더구나 신문에 실리는 자신 명의의 평론이나 칼럼은 독자의 신뢰를 사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나아가 맞춤법과 띄어쓰기, 정확한 문장과 표현 등은 신문사 편집국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본입니다. 그러니 이렇게 해서 나오는 한 부의 신문은 소 책자 한 권이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신문에서 보이는 책
이렇게 신문을 정독하다 보면 읽을 만한, 읽어도 좋을 책이 보입니다. 일상적인 전 분야의 지식과 정보, 뉴스에 접근하면서 자신이 보다 더 캐보고 싶은, 공부해 보고 싶은, 책을 읽어보고 싶은 분야에 대한 욕구가 생겨납니다.
그런데 신문에는 좋은 책에 대한 정보가 직접, 간접적으로 사방에 있습니다. 신간 소개와 서평은 아주 직접적인 정보입니다. 논설, 논평, 칼럼이나 기사 중간에 ‘명저’에 대한 언급도 수시로 나옵니다. 물론 어떤 책에 대한 소개 기사나, 서평, 명사의 언급 한 줄로 그 책을 선정하긴 쉽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생각과 판단, 입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문 정독하기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확신이 드는, 꼭 읽어야 할 책이 위로 떠오르게 됩니다. 사회 전반의 뉴스와 함께 신간소개, 서평 등 책에 대한 기사를 거듭 대하다 보면 수 많은 책들에 대한 연계정보가 생기면서 ‘내가 손에 넣어야 할 책’에 대한 확신이 보다 구체화됩니다. 그 동안의 신문읽기를 통해 ‘그 책이 가진 의미와 저자의 신뢰도, 책으로부터 배우는 것’ 등에 대해 여러 번, 반복적으로 접하는 과정을 통해 그 책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과 신뢰, 읽으려는 욕구가 보다 명확하게 정리가 된 것입니다.
읽기 쉬워 지는 책
이렇게 해서 선택, 읽는 책은 이해도가 매우 높아집니다. 보다 쉽게 읽을 수 있다는 뜻이죠. 왜냐하면 그 동안의 신문읽기를 통해 축적된 그 책에 대한 지식, 기사와 서평 등이 머리 속에 이미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단 하나의 기사, 하나의 논평이 아니라 여러 뉴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종합되는 과정을 거친, 균형을 갖춘 지식입니다. 이는 남보다 넓고, 높은 시각에서 그 책을 읽고, 음미할 수 있는 ‘사유의 바탕’을 신문을 통해 미리 만들어 놓았다는 뜻입니다.
새로 읽는 책뿐만 아니라 이미 읽었으나 매우 어려웠던 책,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정리가 안 됐던 책의 ‘새로운 이해’에도 ‘신문을 바탕으로 책 읽기’는 당연히 도움이 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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