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TV, 신문 ‘미디어 삼형제’ 정보 활용법

2011. 5. 19. 09:01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누구나 어릴 적 ‘아기돼지 삼형제’라는 동화를 들어본 경험이 있을 터다. 첫째와 둘째는 게으름을 부리다 부실한 재료로 집을 만든다. 반면 셋째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벽돌로 튼튼한 집을 짓는다. 어느 날 늑대가 그들을 습격했을 때, 첫째와 둘째의 보금자리는 허무하게 무너지고 셋째의 벽돌집만 무사하게 된다는 줄거리다. 간단해 보이는 이 우화 속에는 중요한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자세, 견고한 내공 쌓기가 생존을 보장한다는 기본적 진리가 바로 그것이다.

미디어 2.0의 시대, 양질의 정보를 누가 더 빨리, 더 많이 소유하는지가 성공과 생존으로 직결되는 사회가 되었다. 빠르게 발전하는 세계 정세에 적응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정보의 전쟁터에서 하루하루 숨가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TV를 보며 영상 정보를 얻고, 인터넷으로 실시간 뉴스와 단편적 정보를 획득하며, 신문을 공부함으로써 보다 깊고 체계적인 지식을 습득한다. 정보의 통로이자 사회적 젖줄인 이 세 가지 매체는 개인에게 ‘정보 공황’의 늑대와 싸울 힘을 준다는 점에서 ‘미디어 삼형제’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출처 : flickr/Naomi Stelrose Photography>

TV는 현란하다. 영남지방의 홍수피해에서부터 2+2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위해 방한한 클린턴 미 국무장관까지, 세계 도처의 풍경과 인물들을 시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그러나 TV는 2차적 지식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영상들은 시청자에게 현장감과 생동감을 전해줄 뿐이다. 6·2지방선거를 통해 변화될 한국의 미래상보다는 선거결과 보도에만 급급하다.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논평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상 자체를 다루는 황홀경인 TV에게 ‘바보상자’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이 붙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출처 : flickr/CrazySphinx>

인터넷은 쉽고 편하다. 산골벽지에도 LAN이 보급되어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지하철에서 무선 인터넷으로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관람하는 것이 가능하다. 포털 사이트에는 최신 뉴스가 즉각 올라오고, 누리꾼들도 바로 바로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한다. 속보성과 편리함이 인터넷의 최대 장점인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정보의 홍수를 초래하기도 한다. 너무나 많은 정보가 넘치는 곳이 사이버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필요 없는 유해 정보들, 하루가 멀다 하고 쌓이는 스팸 메일들 속에서 양질의 정보 선별은 전적으로 개인의 몫이다. 여과의 과정에 필요한 시간적, 정신적 낭비는 인터넷이 넘어야 할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신문은 TV와 인터넷의 단점을 보완하는 매체다. 기자와 데스크를 통해 걸러진 믿을 수 있는 정보가 실리고, 현상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와 토론, 인터뷰가 이루어진다. TV만큼은 아니지만 사진을 통해 현장감을 부여하고, 거의 매일 발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새로운 뉴스도 포함하고 있다. 신문을 통해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도 접할 수 있고, 여과된 지식들은 자기 계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신문은 TV처럼 보거나 인터넷처럼 읽는 것이라기보다, 공부하고 체화하는 미디어다. 정독하는 데 시간이 비교적 오래 걸리고, 찾아서 봐야 한다는 점에서 개인의 수고가 필요하다. 최근 신문이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까닭도 대중이 사유와 반추의 수고를 피해 수동적인 수용자의 자세를 견지하기 때문일 터다.

사회가 더욱더 발전할수록 개인을 공격하는 정보의 늑대들은 늘어날 것이다.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주체적인 자세로 신문을 공부하면서 세상의 흐름과 최근 사회의 화두들을 짚어가야 한다. 차분한 세상읽기로 탄탄한 정보 내공을 쌓아가야 한다. 또한 첫째와 둘째가 셋째의 집으로 피신 와서 함께했던 것처럼 신문의 미약한 부분을 TV와 인터넷을 통해 보완하려는 포용성이 절실하다. 신문 공부를 통한 개인의 사회적 자리 찾기와 이에 더해진 TV와 인터넷, 즉 ‘미디어 삼형제’의 효과적 조합이야말로 개인의 발전을 넘어 정보 사회에서의 생존을 가능케 하는 첩경이 될 것이다.


<출처 : flickr/CrazySphinx>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0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모음집>중 대상 수상작인 박세환님의 ‘미디어 삼형제,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을 옮겨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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