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5. 17. 09:07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지난 주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국내외의 첨단 IT기술을 알아볼 수 있는 ‘월드 IT쇼’가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모바일 및 디스플레이 분야의 트렌드는 물론, 최신 휴대전화나 TV 등 우리생활과 밀접한 최신 기기도 구경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손꼽아 기다리던 전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IT기술로 인한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의 발달은 무엇보다 신문이나 책 같은 ‘읽기문화’에도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의 미디어는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요? 또, 출판물들은 어떤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요? 이런 관점에서 둘러본 월드 IT쇼, 그 현장을 소개합니다.
시대의 대세, 3D와 소셜네트워크
이번 행사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3D 향연’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중앙 무대에서는 인기 온라인 게임 <스타크래프트 2>가 3D 화면으로 실황 중계되고 있었는데요. 또한 관람객들은 무료로 3D 안경을 빌려 행사장에 전시된 3D 디스플레이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3D 디스플레이는 기존의 평면 TV 뿐만 아니라, PC용 모니터, 노트북, 심지어 휴대전화에까지 도입되었는데요.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이 자사의 기술력을 홍보하기 위해 부스의 절반 이상을 3D 기술 전시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소셜 네트워크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TV였는데요. 최근 유명 남자배우가 TV화면을 보면서 인터넷, SNS를 동시에 즐기는 광고를 보신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렇게 TV 한대로 여러 소셜 네트워크 활동이 가능한 TV를 ‘스마트 TV’라고 하는데요. 스마트 TV 리모콘에는 사진과 같이 쿼티 자판이 부착되어 있어 PC와 동일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몇 년 이내에 대부분의 TV가 스마트 TV로 교체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의 ‘읽기문화’ 바꾸는 IT기술
그럼 이런 IT기술의 발달이 ‘읽기문화’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행사장에서 앞으로의 읽기문화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 예측하기란 어렵지 않았는데요. 아마 그 변화는 연령대가 낮은 아이들의 동화책부터 시작될 것 같습니다.
한 업체가 전시한 어린이용 동화책 부스입니다. 조그만 마이크 형태의 스캐너로 동화책을 스캔하자, 스피커에서는 스캔한 단어를 읽어 스피커를 통해 재생해 주었는데요.
스캐너에 내장된 메모리 카드에는 동화책 내용이 입력되어 있어, 아이가 스캔한 단어가 어떻게 발음되는지 스피커를 통해 들려주는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기술은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고, 현장에서는 판매도 이루어지고 있었답니다.
예전에는 모르는 단어가 있을 경우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물어보거나, 사전에서 찾아보아야 했는데요. 이런 기술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 학습할 수 있고, 또 놀이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업체의 ‘스마트펜 콘텐츠’ 부스에는 그림책 기능을 강화한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특정 영역을 스캔하면 해당 부분의 이미지가 모니터에서 재생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글자인 ‘텍스트’가 큰 부분을 차지했다면, 앞으로의 아동 도서에는 눈으로 보는 ‘이미지’가 더욱 중시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또한, 앞으로의 아동 도서나 동화책은 태블릿PC가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기존의 동화책은 전집을 구매해야 하는 가격적인 부담은 물론, 부피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부모님들이 많았는데요. 태블릿PC를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매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가 빨라 아이에게 좀더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동화책은 그림이 고정되어 있지만, 태블릿 PC용 컨텐츠들은 그림이 움직이고,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범위가 더욱 늘어나게 됩니다. 현재 태블릿PC를 통해 창출되는 새로운 시장 중, 이런 동화책 시장의 비중이 가장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노트북 대체하는 태블릿PC
그럼 입력기기에 있어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보통 기자들은 취재 시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며 기사를 쓰고 있는데요. 휴대성이나 편의성에 강점이 있는 태블릿PC가 앞으로 노트북을 대체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다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종이에 필기하는 만큼 빠르고 정확한 입력기기의 발전이 선행되어야 하는데요.
행사장에는 태블릿PC 전용 입력도구가 전시되어 있어, 이런 예측이 멀지 않은 현실에 실현될 수 있음을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정전식으로 만들어진 판 위에 종이를 깔고, 종이에 필기한 내용이 그대로 스마트기기로 옮겨지는 장치. 태블릿PC를 이용해 캐리커처를 그릴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 그리고 액세서리 겸용으로 사용되는 스마트기기 전용 펜 등. 원고지-타자기-키보드로 이어진 필기의 역사가 다시 손글씨로 회귀하는 트렌드의 변화가 감지되는 현장이었습니다.
마치며…
약 3시간 동안 행사를 둘러보며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스마트기기들의 응용 범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인간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바꾸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는데요. 이는 ‘읽기문화’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오프라인 출판물 역시 스마트 기기로 활동의 장을 바꾸면서 흑백이 컬러로, 정지 화면이 동영상으로 바뀌면서 한 차례 진화를 겪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런 IT기술 역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 도구 안에 담는 내용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면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리라 생각되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정작 중요한 점은 최신 IT 기술보다도, 그 안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미디어 종사자, 혹은 출판사와 기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볼 만한 문제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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