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버핏, 앙드레김의 공통점은?

2012. 8. 10. 09:3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고문,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 힐러리 클린턴 미(美) 국무장관,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 고(故) 정주영과 앙드레김.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했거나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자신이 몸담은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는 공통점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언뜻 보면 어떠한 공통분모도 없을 것 같은, 성별도, 나이도, 국적도, 직업도 전혀 다른 이들에게는 사실 엄청난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매일 아침 평균 5개 이상의 종이신문을 구독한다는 사실이지요. 말하자면 이들은 열렬한 '신문구독예찬론자들‘인 셈입니다. 각종 매체에서 정보의 홍수가 범람하는 이 시대에 이들이 굳이 종이신문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게다가 지구상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바쁜 일상을 영위하는 이들이 5개 이상의 신문을 꼼꼼히 챙겨 읽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요? 



[출처-서울신문]





시대의 리더들이 종이신문을 읽는 이유


과거와 달리 ‘읽을거리’가 도처에 즐비한 시대입니다. 스마트폰만 두드려도 각종 포털 사이트에서 무료로 신문을 구독할 수 있지요. 현실이 이렇다보니 종이신문의 열독율은 나날이 감소하고, 포털 사이트들이 정보 유통의 상당한 부분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신문을 읽는 사람보다 스마트폰을 만지는 사람을 더 흔하게 볼 수 있지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전문가들은 ‘언론의 객관성’을 우려합니다. 우리가 클릭 한 번으로 접할 수 있는 많은 정보들이 모두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춘 정보가 아니라는 사실을 염려하는 것이지요. 실제로 일부 포털사이트의 뉴스는 십대 청소년들이 접하기엔 상당히 선정적이거나 뉴스의 일부가 자극적인 광고들로 뒤덮여있기도 합니다. 


반면 종이신문은 구입과정에 비용이 들고 번거롭긴 하지만 그만큼 실질적이고 시의적인 정보들로 알차게 이루어져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보가 공기만큼 흔한 시대에 중요한 것은 정보습득의 양이 아니라 질이라는 말이지요.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는 ‘진짜’ 정보를 읽어야 하니까요. 



서울신문의 전신 대한매일신보





시대의 리더들이 여러 개의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 


그렇다면 ‘신문광’이라는 키워드로 묶여 있는 위의 인물들은 왜 여러 개의 신문을 동시에 읽는 것일까요? 그 중에서도 특히 고(故) 앙드레김매일 16~17개의 신문을 정독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는 신문을 읽기위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각종 신문을 꼼꼼히 정독했다합니다. 어쩌면 그 힘이 최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해야하는 변화무쌍한 패션계에서 오랜 세월 최정상의 자리를 지키게 한 원동력인지 모르겠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지




분초를 다투는 바쁜 하루 속에서 그들이 시간을 내 여러 개의 신문을 구독하는 이유는 바로 이렇습니다. 


먼저, 이방주 현대산업개발 고문은 말합니다. 



“한 사람이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계가 있습니다. 정보가 ’밥‘인 세상에서 신문은 아침마다 좋은 밥상을 차려주는 구실을 해야 합니다. 최고로 유능한 요리사가 각종 정보를 잘 요리해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과 그냥 굴러다니는 재료로 그저 그렇게 차려진 밥상은 엄연히 다릅니다.”



그는 매일 아침 정성스럽게 차려진 6~7개의 각기 다른 신문을 구독하는데 바로 ‘정보의 입체성’때문이라고 합니다. 같은 기사라도 각기 다른 전문가가 다른 시각에서 기사를 작성하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심도 있는 관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지요. 


‘오마하의 현인’으로 유명한 워렌 버핏매일 5~6개의 신문을 구독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가치투자의 귀재인 그는 신문을 통해 세상을 읽는다고 합니다. 그는 저평가된 좋은 기업, 가치가 내재된 기업을 발굴하는 감각이 남다릅니다. 그는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것이 많은데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하느냐’는 한 아이의 질문에 ‘신문을 읽어야 한다.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 나가다 보면 어느 시점엔가 진짜 자신의 관심을 끄는 것을 찾게 될 것이고, 더 많이 배울수록 더 많은 것을 알기를 원하게 된다.’고 대답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요. 그는 자칫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는 경제현황 분석을 위해 여러 개의 신문을 읽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경제흐름과 시장상황을 직접 판단하고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워렌 버핏에게 여러 개의 신문은 성공투자로 나아가는 첫 계단인 셈이지요.


한경희 한경희생활과학 대표는 몇 해 전 한국신문협회에서 주최하는 신문읽기 캠페인의 주인공으로 선정될 만큼 신문읽기 마니아로 꼽힙니다. 실제 한경희 대표는 신문 스크랩북만 50여권 이상을 만들어오며 금융 지식, 경기 흐름부터 디자인 트렌드까지 사업에 필요한 모든 지식을 신문으로부터 얻는 신문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녀가 읽고 있는 신문·잡지만 10여 종에 이른다 합니다. 그녀는 말합니다.



“신문을 읽으면 시장의 변화가 보이고 책을 읽으면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시대 명사들은 여러 개의 신문을 꼼꼼히 읽고 있었습니다. 각기 다른 신문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고, 입체적인 시각으로 사회 문제를 분석하며, 전문가가 판단한 경제현황과 미래 예측을 참고삼아 자신만의 지표를 만들기 위해서이지요.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 최신 트렌드를 빠르게 캡처하고, 소비자들의 욕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요. 마치 브레인스토밍처럼 여러 개의 신문읽기는 생각지도 못한 혁명적인 아이디어와 깊고 넓은 시야를 선물할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라도 질 좋은 정보를 다양하게 습득하는 습관을 길러보시기 바랍니다. 따로 시간을 내 경제, 정치, 문화 공부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문읽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폭넓은 시각을 기르고 원하는 꿈에 한 걸음씩 더 가까이 다가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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