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6만원에 치뤄지는 도서관 결혼식 참석해보니

2012. 8. 27. 10:4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얼마 전 결혼식에 자신의 하객은 4명밖에 오지 않았다며 신부와의 호텔결혼식 비용을 부담하지 않겠다던 신랑의 소송 이야기가 신문에 보도 되었죠. 하나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호화결혼식이 결혼 당사자들에게도 그만큼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행복의 시작이 되어야할 결혼식이 새롭게 출발하는 신혼부부에게 상처를 남기는 현실, 씁쓸하죠? 그런데 여기 알뜰하게 준비할 수 있고,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만한 특별한 결혼식이 열리고 있습니다. 바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결혼식인데요. 9월, 본격적인 결혼 시즌을 앞두고 도서관에서 열리는 결혼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함께 만나보실까요?^^

 

 

 


국립중앙도서관 결혼식 1호 커플이 탄생하다!

 

2012년 7월 12일 국립중앙도서관의 국제회의장은 오랜만에 행복한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바로 국립중앙도서관 결혼식 1호 부부가 탄생하는 날이었는데요. 결혼식의 주인공은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애용하던 정오준씨와 홍성숙씨였습니다. 신랑 정오준씨에게 도서관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는 익숙한 공간이었다고 해요. 익숙하지만 의미있는 공간에서 백년가약을 맺는 이 도서관 결혼식은 부부에게도, 하객들에게도 아주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결혼식에 특별함을 더 하기 위해 주례는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맡았는데요. 최광식 장관은 신랑 신부에게 책을 선물로 주고, 고전을 인용한 주례사를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또한 도서관 측은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에게 사서가 추천하는 서적을 선물하고, 하객들에게는 기념품으로 책갈피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정오준/신랑 : 이제 흰 머리가 희끗희끗 해지더라도 도서관에 손잡고 다니면서 책을 같이 읽을 수 있는…]

[홍성숙 / 신부 : "오랫동안 다니던 도서관에서 결혼을 하게 될줄 몰랐습니다. 새롭고 뜻깊습니다.""너무 좋습니다" ]

[김대희/하객 : 저희 아이가 나중에 결혼을 해도 그런 형식적인 곳보다는 자연스럽고, 도서관이란 곳은 학구적인 느낌도 있고…]

 

허례허식으로 물든 결혼 문화 속에 도서관 결혼식은 사랑과 결혼의 참뜻을 일깨워주고 있는 신랑 신부의 바람처럼 흰머리가 희끗해져도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는 행복한 부부가 되길 기도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 개관하여 1988년 5월 현재 위치인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한 국립중앙도서관. 67년의 긴 세월이 말해주듯이 대한민국의 명실상부한 대표도서관으로 국민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그동안 ‘시인과 함께하는 시낭송회’, ‘스마트맘 인문학 아카데미’, ‘청각·지체장애인 교육 및 문화프로그램 모델 개발 공모’ 등 시민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 중 한 가지가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린 비용을 줄인 뜻깊은 결혼식입니다.

 

640㎡ 규모의 국제회의장은 '둘이 모여 하나 되는 날, 국립중앙도서관이 함께 하겠습니다'를 표어로 내걸고 주례 단상, 피아노, 신부 대기실, 폐백실, 조명, 음향, 하객용 의자 200석 등 예식에 필요한 시설을 갖췄습니다.

 

6만원의 가격으로 1억 원 이상의 가치가 되는 결혼식

 

그렇다면 과연 국립중앙도서관 결혼식장의 이용요금은 얼마일까요? 단돈 6만원입니다. 몇 천, 몇 억을 넘나드는 호텔 결혼식에 비하면 정말 싼데요. 6만원의 금액 안에 예식과 관련된 모든 시설과 하객용 의자 200석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니 알뜰하고 실속 있는 결혼식이 될 것 같습니다. 또 특별한 곳에서의 결혼식이니 6만원으로 1억 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죠? 이렇게 매력적인 장점들 덕분인지 벌써 19쌍이나 되는 커플이 국립중앙도서관을 결혼식장으로 예약 했다고 하는데요. 나머지 19쌍의 커플들은 국립중앙도서관에서의 멋진 결혼식을 시작으로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지 정말 기대됩니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결혼식은 장애인과 저소득층의 예식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작되었는데요. 그래서 등록 장애인과 기초생활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에게 결혼식 이용 기회가 주어진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도서관은 장애인과 저소득층을 위한 정보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결혼식장으로 변신한 도서관이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지 궁금해지네요.^^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호화 결혼식에서 비롯된 많은 사회문제 보도되고 있습니다.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누구보다 멋지게 치루고 싶은 것이 신랑 신부의 마음일 텐데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두 사람의 사랑처럼 얼마나 비싼 예식장인지, 얼마나 호화로운 결혼식인지보다는 돈으로는 값을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결혼식이 많이 열리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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