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7. 10:22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씨 할아버지는 경기도 광주에 삽니다. 하지만, 일주일에 4~5번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종묘공원을 찾습니다. 아침밥을 먹고 무료 지하철을 타고 서울 종로까지 도착하면 종묘공원을 찾아 무료한 하루를 보내는 것이지요. 평일 낮 종로 일대를 찾으면 이씨 할아버지와 같은 처지의 어르신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어르신들이 바둑을 두거나 벤치에 앉아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어느새 종로거리의 일상적인 풍경처럼 박혀버렸지요. 노인들은 왜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일까요? 단순한 노년의 외로움 때문에 거리로 나온 것일까요? 오늘은 거리로 내몰린 어르신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출처-서울신문]
OECD국가 중 노인빈곤 1위 대한민국
우리나라는 현재 OECD 국가 중 안타깝게도 노인빈곤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GDP에서 노인에게 돌아가는 복지지출 비중은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에서 혼자 사는 65세 이상 노인의 빈곤율은 76.6% 육박할 만큼 빈곤 문제가 심각한 상태인 것입니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볼 때, 종묘공원에 나와 하루를 보내는 노인들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서 공원을 찾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슈진단 '은퇴대란 탈출구를 찾아라'-허술한 복지·노후 대비없어 절반이 빈곤층 전락-<뉴시스아이즈>,2013.3.4
현재 우리나라에 노인 1인가구는 100만이 넘었습니다. 마땅한 직업을 찾지 못하고 매달 들어오는 연금으로 한 달을 간신히 버티는 노인들에게 돈을 들이지 않고 외롭고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인들은 거리로 나서게 된 것입니다. 일단 문 밖을 나서 공원으로 가면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동년배의 비슷한 처지의 말벗을 만났다고 해서, 노인 분들의 생활이 풍요로워 지는 것은 아닙니다. 무료지하철을 타고, 무료 급식을 먹고, 200원짜리 자판기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하루를 보내는 것은 행복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시간 때우기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노인층이 전체 국민 구성 중 12.2%에 달하는 초고령 사회이지만, 삶의 만족 지수가 낮아 자살하는 노인 자살률이 세계 1위라고 하니 노인 복지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납니다.
여성 노인 빈곤 심각, 성매매로 내몰려
노인 빈곤 문제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여성 노인 문제입니다. 통계 수치를 살펴봤을 때 남성 노인보다 여성 노인의 빈곤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현재 고령자 세대에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비교적 학력이 낮으며, 남성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경우가 높았습니다.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배우자가 먼저 떠났을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상황에 처할 확률이 높은 것입니다.
이런 여성노인의 경제적 빈곤은 바로 매년 논란이 되는 노인 성매매 문제의 원인이 됩니다. 몸이 노쇠하여 쉽게 일자리를 찾을 수 가 없어 생계가 막막한 여성 노인들은 거리로 나가 몸을 팔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원래부터 성매매를 했던 여성노인들 보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거리로 나선 여성 노인들의 비율이 높다고 합니다.
[출처-서울신문]
생계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시도하는 노인들의 사연은 안타깝지만, 노인 성매매로 인한 노인 성병과 부가적인 사회 문제 발생으로 ‘박카스 할머니’들에 대한 단속이 요 근래 심해졌습니다. 하지만 성매매가 불법이라는 이유만으로 여성노인들의 성매매를 막기에는 노인들의 생계위협이라는 문제와 즉결되어 단속하는 사람과 단속 받는 사람 모두가 곤란한 상황입니다.
노인들이 자꾸만 밖으로 내몰리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노인빈곤이 심각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허술한 노인복지 제도 와 모순된 사회 인식 때문입니다. 생계에 즉결 될 정도로 빈곤한 상태이지만 자식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어르신들 많으며, 생각보다 적은 비용의 연금은 한 달 생활을 꾸려나가기엔 턱 없이 부족합니다. 특히, 젊었을 때에는 ‘생존’에만 매달리며 급박하게 살아와 별 다른 노후 대책이 없는 노년층이 사회 발달로 인해 생명주기가 길어지면서 이런 노인빈곤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전문가들의 의견이지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인빈곤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점임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노인 빈곤에 대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바쁘고 지친 삶 때문에 많은 세대들이 이런 노인들을 되돌아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은 노인빈곤 문제의 불씨를 더욱 지피고 있습니다. 결국 노인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드는 것은 적은 복지금보다도 이런 노인들을 외면하는 사회 전반적 인식이 아닐까 합니다.
[출처-서울신문]
그리스 속담 중 “집에 노인이 안 계시면 빌려서라도 모셔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삶의 굴곡을 통해 배운 노인의 지혜는 우리 삶에 유익하고 보탬이 되기 때문에 노인들을 공경하라는 말인데요. 이 속담을 살펴볼 때,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라면 노인들은 우리의 자산일 것입니다. 우리의 자산인 노인들을 위해 앞으로 노인문제에 대한 관심을 좀 더 넓혀보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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