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나비효과 될까?

2013. 3. 5. 11:14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신문, 언제 읽으셨어요?”
“오늘 아침에 보셨다고요?!”
“아니요~ 소리 내 읽으면서, 30분 동안이요!”

 

기억하시나요? 소리내 신문을 읽어본 기억. 지난 3일, 서대문역에 위치한 한 레지던스에서는 30분마다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신문기사를 읽어내려 가는 소리였는데요. 2013년 3월, 오롯이 종이 신문만이 가지고 있는 따뜻함을 전달하기 위해 20대 청년들이 직접 나섰다고 합니다. 바로 국내최초, 세계최초!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에 도전한 것입니다. 그 도전 속으로 다독다독이 함께했습니다.

 

 

“컴퓨터 모니터로 보는 것, 스마트 폰으로 읽는 것, 종이로 읽는 것들은 물론 차이가 있고 가독성 또한 다릅니다. 그러나 종이로 읽는 것들이 더 잘 읽힌다는 걸 모두들 잘 알고 있지 않아요?”

 

청년 신문을 말하다 기획자: 민소영 •부산대 사회학과

 


더 잘 읽히는 기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민 양을 따라 “청년, 신문을 말하다”현장으로 한 번 떠나볼까요?

 

 

 

대학생, 신문을 말하기 위해 프로젝트 기획자가 되다  

 

 

▲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프로젝트 현장: 신문을 읽고 있는 참가자들

 
<청년, 신문을 말하다>의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프로젝트는 지난달 28일부터 4일 오후 2시까지 서대문역에 위치한 래지던스 내에서 진행된 프로젝트입니다. 당초에는 기획자 5명의 자체참여로 시작된 소규모 프로젝트였습니다.

 

 

“매일 보던 신문으로 뭔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또래 대학생들이 스마트 폰만 보고 신문 읽기를 꺼려하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신문과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청년 신문을 말하다 기획자: 김응석 성균관대 경영학부

 


이 프로젝트의 기획자들은 젊은 세대들이 많이 하는 SNS를 통해 <청년, 신문을 말하다>프로젝트를 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프로젝트'에 관심 갖는 학생들이 많아졌고, 행사 또한 자연스레 확장되게 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명당 30분, 연속으로 100시간 신문을 읽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대학생 기획자 5인이 밤새 현장을 지키며 참가자들을 돕는 STAFF가 되고, 참가자들이 몰리지 않는 새벽에는 직접 신문을 읽었습니다. 
 

 

 ▲청년, 신문을 말하다 주최자 대학생 5인

 

 

대학생 기획자들은 지금 조금 불편하더라도 마지막 날, 100시간 달성을 생각하면 뿌듯하다고 합니다. 가운데 들고 있는 종이 신문처럼 이들 또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하나로 똘똘 뭉쳤습니다. 다섯 명이 하나 되어 웃는 모습을 보며 사회 통합의 진정한 힘은 활자로 편집된 신문 보다 이러한 의지에서 오는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편, 이들이 만든 프로젝트를 좀 더 주체적으로 읽어내기 위해 현장 방문 참가자들 또한 문전성시를 이루었는데요. 현장 참가자들 두 분을 대상으로 간단한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인터뷰] 20대도 종이 신문을 좋아한다?'

 

 ▲청년, 신문을 말하다 참가자: 강원대 사회학부 최재명(24), 행정학부 전순형(21)

 

 

Q) <청년, 신문을 말하다> 참가 동기가 어떻게 되시죠? 


최: 드문 경험 자체가 좋았고, 여기 오시는 분들은 다들 멋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곳에서 동일 관심사를 가진 대학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당연히 드물 거예요. 좋은 기회다 싶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전: 페이스북 페이지(SNS)를 통해 접하게 됐고, 저는 현재 강원도에 살고 있지만 동영상 참여보다는 직접 만나서 얘기를 주고받으며 현장감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Q)  종이 신문이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최: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신문을 일반 책 읽듯이 공부하며 읽었어요. 마치 책 읽듯이 중요한 부분에 줄을 그어가면서 말이죠. 인터넷 뉴스는 소식을 전달하고 빨리 빨리 훑어 넘길 수 있게 하지만, 종이신문은 거꾸로 자세한 공부를 할 수 있게 해요. 종이 신문이 SNS처럼 직접 사람과 연을 맺을 수 있는 매체는 아니지만 이게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  대한민국의 미래이자 장래 OPINION의 리더가 될 젊은이들 또한 여타 환경의 어려움 때문인지 정치, 사회적 이슈에 대해 관심 갖지 않아요. 자연히 종이 신문도 덜 읽고요. 또한, 워낙 획일적인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어떤 사회현상을 자기주장을 피력하는 게 조금 떨어지는 것 같아요. 종이신문을 찾아 읽다 보면 사회문제들을 통합해서 바라보고 자기 주체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청년, 신문을 말하다> 프로젝트 참여로 인해서 좋았던 점은?

 

최: 일단 대학생들이 뭔가 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대학생들이 뭔가 함으로써 거기서 얻어지는 것도 많을 것이고, 이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뭔가 딱딱하고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길 위에 조그마한 변화의 구멍이 될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이런 기회들은 늘어나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고 봅니다.
 
전: 일단은 취지가 정말 좋았습니다. 종이신문의 가치를 알고, 많은 사람들이 종이 신문에 한 번 더 관심 갖게 해준다는 건 의미 있습니다. 이번이 처음이니깐 이 작은 시작이 큰 변화를 이룰 수 있게 되면 좋을 것 같아요. 다음으로,  줄곧 기사를 눈으로만 읽어왔는데, 소리 내서 읽는다는 게 정말 색달랐고요. 무엇보다 제가 직접 쓴 기사를(강대 신문) 소리 내서 읽는 다는 게 뜻 깊었어요. 이런 기회가 생긴 게 기분 좋습니다.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나비효과를 믿다
 

▲현장 방문자: 아프리카 TV로 신문 읽기가 생중계되는 모습

 

 

<청년, 신문을 말하다>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현장에서는 이 외에도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다녀 간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 또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일본 분이 한국 기사 잘 읽으셔서 인상 깊었어요. 외국 분이 올지는 몰랐었는데 뜻밖이었고 그만큼 감사했어요. 한 여대생은 기사만 읽는 게 아니라 자기 경험과 곁들어서 논평을 해줬어요. 불량식품에 대한 기사였는데 바로 어제 먹은 불량식품이 동일 제품이라고 하더군요. 어떤 남자 분은 피임 관련된 기사를 읽으셨는데, 남학생이 피임 기사 읽으니까 새롭고 기억에 남았습니다.”

 

청년 신문을 말하다 기획자: 김응석 성균관대 경영학부 

 


소소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프로젝트는 이제 국내최초를 넘어서 세계최초 기록에 도전합니다. 이 또한 나비효과처럼 더 많은 곳에서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계가 되지 않을까요? 실제로 <청년, 신문을 말하다> 프로젝트는 3일 오전 기준 좋아요 400건을 기록했지만 실제로 노출된 건수가 7만 건에 달한다고 합니다.

 

 

매일 보던 신문이 도전이 됐듯이 단순한 호기심이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때 변화가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청년, 신문을 말하다> 이곳에서의 만남 또한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라 좀 더 오래 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