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9. 09:45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받아든 최악의 성적표도 뜨겁게 달아오른 프로야구 열기를 막을 수 없었다. 시범경기부터 이례적으로 몰린 만원 관중은 개막을 앞둔 정규시즌 흥행 훈풍을 예고했다. 야구 시즌 개막만을 목 빠지게 기다렸던 팬들에겐 지난 5개월간의 겨울잠은 너무나도 길었던 모양이다.
▲제3회 WBC B조 1라운드 한국 대 호주 경기 [출처-서울신문]
2013시즌 프로야구는 새 볼거리로 넘쳐난다. 무엇보다 관심을 모으는 건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합류다. 신생구단의 가세로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까지 22년간 이어졌던 8개 구단의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사상 처음으로 9구단 체제에 돌입한다. 팀이 하나 더 늘어난 만큼 우승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는 2013시즌 프로야구, 오는 30일 대망의 개막을 앞두고 녹색 다이아몬드 그라운드를 지켜볼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9구단 체제 첫 발, 혼란은 없나?
첫 발을 내딛는 9구단 체제는 야구팬들에게도 다소 어색하다. 짝수가 아닌 홀수 구단으로 리그를 진행해야 하기에 9개 팀 중 1팀은 어쩔 수 없이 휴식을 취해야 한다. 월요일이나 우천시를 제외하고 늘 열렸던 야구 경기가 각 팀의 일정에 따라 시즌 중에도 '쉬는 날'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바로 이 점은 리그 판도를 뒤흔들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휴식을 갖는 팀은 전력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면서 리그 중후반 맞닥뜨리는 체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각 팀의 마운드 운용법도 확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승률이 좋은 1~3선발급 간판 투수를 휴식기 이후 다시 투입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서울신문]
이러한 영향으로 2013시즌을 소화하는 선수들의 기록은 기존과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3선발의 잦은 등판으로 인해 간판급 투수들의 기록이 유독 돋보일 수 있다. 반면 타자들은 기록 달성에 불리한 면이 생겼다. NC의 합류로 1군 총 경기 수는 지난해 532경기에서 576경기로 늘었지만, 팀당 경기 수는 지난해 133경기에서 128경기로 5경기씩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3시즌에 '투고타저' 현상이 불어올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삼성 3연패 막아라! 더욱 뜨거워진 순위다툼
지난 두 시즌은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맹렬하게 포효하는 푸른 사자의 위엄 앞엔 그야말로 적수가 없었다. 그랬기에 나머지 7팀들의 지난 겨울은 더욱 혹독했다. 2년간 이어진 삼성의 독주를 저지하기 위해 일찌감치 칼을 갈았다. FA(자유계약선수) 영입으로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하고 강도 높은 훈련으로 전력을 다졌다. 여기에 특별지명으로 1군 전력 구색을 갖춘 '막내' NC까지 순위다툼에 가세하면서 2013시즌 프로야구 판도는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지난 24일 대구 시민 운동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출처-서울신문]
지난 24일까지 진행된 시범경기는 정규시즌이 '안갯속 형국'으로 빠져들 수 있는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은 순위표 맨 아래라는 어색한 자리에 이름을 올렸고, 신생팀 NC가 5할대 승률에 육박하는 성적으로 공동 5위에 오르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뽐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까지 그대로 이어지진 않지만, 더욱 뜨거운 순위 경쟁을 예고했다는 점만큼은 팬들의 흥미를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시즌이 펼쳐진다면 사상 첫 800만 관중 시대도 더는 꿈이 아니다.
김응룡과 김경문, 두 명장의 화려한 귀환
한 시대를 풍미한 두 명장이 돌아왔다.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강력했던 '해태 왕조'를 세웠던 김응룡 감독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일군 김경문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먼저 김응룡 한화 감독은 9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것 자체만으로도 화제다. 새롭게 오렌지색 유니폼을 입고 일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돌아왔지만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의 위엄은 여전했다. '만년 하위권'이라는 불명예 속에 팀의 기둥 류현진까지 떠난 마당이지만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의 존재만으로도 왠지 모를 기대감이 생겨나는 분위기다. 화려한 복귀 시즌에 감독 최대의 도전을 맞이하게 된 김응룡 감독이 한화에 '승리 DNA'를 심을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서울신문]
'올림픽 금메달 사령탑'이라는 빛나는 타이틀의 김경문 NC 감독도 오랜만에 1군 무대에 돌아왔다. 과거 두산 시절 끊임없이 수준급 신예를 배출한 '화수분 야구'를 신생팀 NC에서 재현할 예정이다. 준비는 어느 정도 끝났다. 지난해 퓨쳐스 남부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군 무대 데뷔를 순조롭게 준비했고, 2013시즌을 앞두고는 FA와 특별선수지명으로 알찬 전력보강을 이뤘다. 물론 당장 우승권을 노리기엔 무리가 있지만, 결코 막내팀이라고 얕볼 수 없는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시즌을 앞둔 전문가들의 예상은 한화와 NC를 모두 중하위권 전력으로 꼽았다. 과연 '돌아온 두 명장'이 보란 듯이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까.
'이 악문' 예비 FA, 소리 없는 전쟁은 시작됐다
2013시즌이 지나면 프로야구는 역대 가장 치열한 '쩐의 전쟁'에 돌입한다. 바로 특급 FA를 향한 9개 구단의 영입전이다.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화려함에 눈이 부실 지경이다. 국내 최고 선발과 마무리인 윤석민(27·KIA)과 오승환(31·삼성)을 비롯해 특급 포수 강민호(28·롯데), 커트 달인 이용규(28·KIA), 다승왕 장원삼(30·삼성), 명품 2루수 정근우(31·SK)까지 대어급 선수들이 쏟아진다. '거품 논란' 속에서 10년 가까이 변함이 없었던 심정수(은퇴)의 역대 최고 FA 계약(2005년 삼성 입단, 4년 계약 60억원)도 이번만큼은 깨질 가능성이 높다.
[출처-서울신문]
'예비 FA'에게 몸값은 프로 선수의 자존심과 다름없다. 몸값을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도 2013시즌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시기다. 그동안 적지 않은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기 직전 시즌에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고, 이는 곧 'FA 효과'라 불리기도 했다. 2013시즌에는 대어급 예비 FA가 몰린 만큼, 각 팀의 간판선수로 활약하는 이들의 성적이 시즌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악물고 최고 성적을 노리는 예비 FA의 소리 없는 전쟁은 2013시즌을 지켜보는 야구팬들의 또 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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