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7. 09:44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특정 상품이 자주 노출되는 경우가 있지요. 주인공들이 자주 가는 카페, 즐겨 먹는 음식, 선물하는 카메라 등등... 이렇게 특정 브랜드명이나 상품의 이미지, 명칭 등을 노출시켜 홍보하는 마케팅 전략을 PPL(Product PLacement)이라고 합니다.
PPL이 작품과 잘 녹아들었을 때는 긍정적인 광고 효과를 낳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작품 몰입을 방해하여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를 주기도 하는데요.
열악한 제작 환경, PPL의 존재 이유
얼마 전 드라마 <보고 싶다>와 <그 겨울, 바람이 분다>가 과도한 간접광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았는데요. <보고 싶다>는 “카메라 광고를 방불케하는 장면”으로,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주인공들이 특정 인터넷 기반 집전화 서비스의 기능을 사용하는 장면”으로 각각 경고와 주의를 받았습니다.
[출처-서울신문]
지난해 방영된 <더킹 투하츠>는 입헌군주제와 남한 남자, 북한 여자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도너츠만을 강조해서 시청자들의 원성이 높았습니다. 대한민국 왕자로 분한 배우 이승기는 극중에서 북한에 군사 훈련을 갈 때도, 프로포즈를 할 때도, 양가상견례를 할 때도 언제나 도너츠만을 찾았는데요. 이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킹 투하츠’가 아니라 ‘더킹 도너츠’가 아니냐는 우스개까지 나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 PPL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한데요. PPL은 어느새 상당한 제작비를 충당할 수 있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는 21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협찬주 및 간접광고주 제품 등을 과도하게 부각시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제46조(광고효과의 제한) 제2항을 위반한 드라마들에 대해 법정제재를 결정했다. (후략)
극의 흐름 방해하지 않아야
국내에서 PPL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된 이후인데요. PPL의 단가는 드라마의 인기도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합니다. 또한 제품을 단순히 제품을 배치하느냐, 주인공이 그 제품을 사용하느냐, 주인공이 특정 제품의 기능을 직접 언급하느냐에 따라서도 가격 책정이 달라지지요.
국내 PPL은 2010년 1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PPL의 단가는 천차만별이다. 구체적으로 노출 수준에 따라 크게 3단계로 나뉜다. 1단계는 제품의 단순 배치이다. 휴대전화를 예로 들면 단순히 드라마에 노출이 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2단계는 인물이 사용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휴대전화의 기능을 구현하는 것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3단계는 스토리텔링이 들어가는 것으로 주인공이 휴대전화의 특정 기능을 직접 언급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각 단계에 따라 가격 책정도 달라진다.(후략)
PPL 광고가 본격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한 건 1982년 개봉한 영화 <ET> 때부터였습니다. 이때 영화 속에 등장한 초콜렛의 매출이 개봉 3개월 만에 66% 상승했다고 하는데요. 이후 할리우드에서는 PPL 광고를 적극 시도했다고 해요.
[출처-네이버영화]
우리나라 영화계 역시 드라마보다 먼저 PPL 광고를 시작했어요. 영화 <쉬리>에서 배우 한석규 씨가 김윤진 씨가 남긴 음성 통화 내용을 들을 때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라는 멘트가 나왔는데요. 이는 특정 통신사의 서비스를 강조한 것이에요.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해치지 않으면서 제품의 이미지를 돋보이게 한 경우지요.
영화 ‘쉬리’에서 유니텔, 스피드011, 모토로라, LG칼텍스정유, 아시아나항공 등 무려 30개가 넘는 협찬사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영화흥행 덕을 봤으며, 인테리어브랜드 로라애슐리는 ‘미녀는 괴로워’에 여주인공 한나(김아중)의 집을 꾸며 30%가 넘는 매출액신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 40%를 넘어서며 순항했지요. 하지만 독보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사극 설정 때문에 PPL을 할 수 없어 기업 광고주들이 씁쓸해했다는 후문입니다. 현대극에서는 스마트폰, 카메라, 커피전문점, 인테리어 등을 얼마든지 광고할 수 있지만, 사극은 한국 민속촌을 세트장으로 삼고 있으니 광고가 어렵겠지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업들은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시작 전과 직후에 TV 광고를 잡기 위해 애를 썼다고 하는데요. 1회당 28편의 광고 물량이 완판되며 인기를 이어갔다고 해요. 그야말로 광고에 울고 웃는 방송 현실입니다.
건강한 PPL 자리 잡아야
PPL이 방송 제작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라면, 결국 PPL에 대한 선택권은 시청자의 몫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나친 PPL은 오히려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까요. 극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이야기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광고라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다독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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