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들이 만든 신문 일면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을까?

2011. 6. 15. 09:08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지난 13일 프레스 센터 12층에서는 ‘홍익대학교 사범대학 부속 고등학교(홍대부고)’ 학생들의 일일 기자체험 교육이 진행됐습니다. 이 날 홍대부고 학생들은 기획회의를 거쳐 취재와 인터뷰도 하고 기사까지 써보며 진짜 기자가 되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학교 C/A활동으로 평소 신문과 언론에 관심이 많던 학생들은 개교기념일 임에도 아침 일찍부터 프레스 센터로 모였답니다. 오전 9시부터 시작해 5시까지 진행된 기자체험을 통해 학생들은 어떤 신문을 만들었을까요? 그 현장을 소개하겠습니다.


13명의 학생 기자들이 보는 세상



이 날 교육은 학생들이 2인 1조로 취재 아이템을 선정해 각자 역할을 분담한 후, 현장취재를 통해 기사를 작성하는 순으로 진행됐는데요. 사설, 인터뷰, 해설기사, 보도기사 등 실제 발행되는 일간지처럼 다양한 형식이 다뤄졌습니다.

기획 회의를 통해 요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등록금 문제부터 공교육과 사교육에 관한 이야기, 베스트셀러 등 학생들은 관심 있는 주제를 선정해 직접 취재를 나갔습니다.

사진도 찍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인터뷰도 요청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일이었을 텐데요. 하지만 그런 걱정보다 ‘오늘만큼은 기자정신을 발휘해 평소 체험할 수 없었던 활동을 한다’는 것에 학생들은 설렘을 안고 적극적으로 임했답니다. 



현장취재 후 본격적인 기사쓰기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서바이벌 형식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는 김민곤, 김현소(17)군은 시민들이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로 접근했다는데요.

“인터뷰를 시도해도 대부분 쉽게 응해주지 않으셨지만, 친절하게 대답해준 분들도 있어서 큰 어려움 없이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김민곤 군은 “그래도 막상 기사로 쓰려고 하니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어요”라며 기사 작성의 어려움에 머리를 긁적였답니다.

쉽게 글이 써지지 않아 한숨을 쉬는 김군에게 이날 교육을 맡았던 언론재단 정선임 미디어 강사는 “스포일러에 대한 논란과 네티즌들이 어떤 여론을 형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방향을 잡아보면 어떨까?”라며 조언을 했는데요. 정강사가 이런식으로 방향을 잡아주고, 함께 이슈에 대해 이야기도 하자 기사를 쓰는 학생들의 손이 조금씩 풀리는 듯 보였습니다.



이렇게 기사를 쓰면서 나름의 생각도 표현하고, 이슈에 대해 여러 방향으로 접근했는데요. 직접 신문 기사를 작성한다고 생각하면 단순한 문제임에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듯 글을 쓰는 활동은 분명 앞으로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각을 키워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쓰기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연예인 자살 사건에 관한 사설을 쓰던 김동현(17)군은 기사를 쓰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처음 시작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앞뒤 논리를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요”라고 했는데요. 전체적인 틀을 잡아도 글로 풀어내는 건 웬만한 훈련이 없으면 정말 어려운 일이겠죠?

김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사를 쓰면서 전체적인 구조잡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런 학생들에게 정강사는 “우선, 자기 생각을 앞뒤 신경쓰지말고 부분적으로 써본 후에 나중에 다시 다듬으면 한결 쉬울 거예요”라고 했는데요.

글쓰기는 논리에 맞게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정강사의 말처럼 우선은 자기 생각을 나열해보고 나중에 문맥에 맞춰 교정을 하다보면 자기 생각도 정리할 수 있고, 글쓰기 훈련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신문의 완성 조판작업

학생들은 서로 의논하면서 기사작성과 제목도 정한 후 이제 신문이 완성돼 나오길 기다렸는데요. 신문 편집을 맡았던 김계남 지도 선생님은 학생들의 기사가 어떻게 해서 신문 지면에 실리게 되는지 그 과정을 화면을 통해 보여줬습니다. 



실제 기자들은 기사를 보통 오후 4시 30분까지 작성하고, 기사가 모아지면 교열 작업을 거치는데요. 보통 6시 40분 정도면 다음날 신문의 가판이 완성된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쓴 기사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완성이 됐습니다.

신문의 레이아웃과 기사와 사진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제법 신문다운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는데요. 정태문(18)군은 “제 기사가 편집을 통해 신문으로 나오니 왠지 모르게 떨려요.”라며 그 과정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과정을 거쳐 드디어 따끈따끈한 신문이 완성됐는데요. 학생들은 ‘홍익광장’이라 이름 지은 자신들의 신문을 받자마자 자기 이름이 빠지지는 않았는지, 오타는 나지 않았는지 제법 진지하게 신문을 훑어보기 바빴답니다.



기획부터 취재, 기사작성, 편집까지 신문 한 부가 발행되기까지의 과정을 체험한 학생들은 생각보다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까다로운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매일 제시간에 나오는 것도 신기하다고 했는데요. 



평소 신문에 관심이 없었던 학생들도 이번 기회를 통해 매일 새로운 소식을 전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기자들과, 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신문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았다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신문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자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생겼고, 신문이 전해주는 양질의 세상이야기도 알게 됐다는 학생들. 이날의 경험과 꾸준한 신문읽기는 앞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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