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생존 방법은?

2011. 6. 13. 09:2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미디어 산업에는 짝수 해의 신화가 있습니다. 월드컵,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가 유독 짝수 해에 몰려 있고, 이들 이벤트에 광고가 몰려 특수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지난해에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잇달아 열렸고, 국내에서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라는 국제행사가 더해졌습니다. 그 결과 2010년은 총 광고비가 사상 최초로 8조 원을 돌파했는데요. 이에 따라 광고가 수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신문산업도 경영실적이 다소 호전됐으리라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이벤트 등 ‘짝수 해 효과’ 톡톡

전체 광고비에서 신문을 포함한 4대 매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조만간 절반 이하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2006년 60.6%, 2007년 58.2%, 2008년 55.3%, 2009 년 52.8%, 2010년 51.1%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신문산업은 2009년 대비 9.5% 증가한 1조 6,438억 원의 광고비를 기록했답니다. 이 역시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호재와 G20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 주요 광고주인 금융, 가전, 정보통신, 자동차 등 대기업의 적극적인 광고 집행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0년 신문사 경영실적분석

실제로 2010년 한국의 신문산업은 전년 대비 상당한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금융감독원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신문기업(34개사)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인데요. 즉 2010년 34개의 신문사는 전년 대비 9.02%의 성장을 통해 총 2조 3,5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신문 유형별 매출액 증감률이 평균 10.47%로 나타났기 때문에 특정 유형의 신문들이 훨씬 높은 매출액 신장을 이루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스포츠지(16.47%)와 무료신문(16.39%)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매출액 증대를 이루었는데요. 이들 두 유형의 신문들은 광고가 절대적인 수익을 차지하는 관계로 지난해 총 광고비 증대의 실익을 고스란히 가져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10개의 중앙일간지 매출액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3대 메이저 신문사는 대략 67% 내외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데요. 3대 메이저 신문사는 감사보고서 작성 의무를 가진 34개 신문사의 총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점유율도 2008년 40.34%, 2009년 41.37%, 2010년 41.66%로 점증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면 지방일간지는 139억 원의 순 손실을 기록하여 전반적으로는 적자 기조에 빠져들었는데요. 하지만 그 중에서 11개 지방일간지는 전년대비 6.15% 증가한 2.255억 원 정도의 총 매출을 기록하고 있어 눈에 띕니다. 




강원일보 순익 1,255% 급증 알짜 경영

모든 중앙일간지가 매출액 증가를 기록한 것과 달리 지방일간지는 들쑥날쑥한 경영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중앙일간지에 비해 경영성과가 극명하게 나누어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가 있는데요. 우선 매출이 평균 이상(각 사 평균은 6.76%임) 증가한 신문사는 강원일보(14.43%), 영남일보(13.32%), 매일신문(13.07%), 전남일보(11.52%), 경인일보(8.53%)등 입니다. 이들 중 강원일보(1,255%), 영남일보(164.21%), 전남일보(흑자전환) 등은 당기순 이익도 함께 증가함으로써 지난해 실질적으로 알짜 경영을 했습니다. 반면 매일신문과 경인일보는 매출액 신장에도 불구하고 적자로 전환했거나 적자가 증가하였습니다. 매일신문의 경우 사업비가 전년 대비 20억 원 정도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였고, 경인일보는 제조원가 및 판매비와 관리비의 증가, 유형자산 처분 손실, 전기 회계오류 수정 등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경남신문은 지난해 지방일간지 평균 이하의 매출액 성장(5.54%)을 보였지만 당기 순이익은 최근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임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영실적이 돋보이는데요. 특히 판매비와 관리비를 알뜰하게 관리하고, 행사 수입과 같은 부대사업을 잘 개발한 까닭으로 보입니다. 대전일보도 매출액 증가(3.92%)는 미미하지만 3년 연속 흑자를 유지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영을 잘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흑자 규모가 아주 작고, 과거 2006년과 2007년 연속 순손실(적자)을 기록한 만큼 경영 안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경주되어야 할 것입니다. 제주일보는 전년 대비 6.51%로 매출액이 증가했고, 적자 규모도 2억 8,000만 원으로 확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관계로 경영 정상화를 판정하기엔 아직 이른 느낌입니다.


모바일의 미디어 확산

IT전문지는 전년 대비 7.80%의 매출액 성장을 이루어 총 437억 여 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주된 동력은 전자신문에 의한 것이었고, 디지털타임스는 오히려 소폭(-1.04%)으로 매출이 떨어졌죠. 당기순이익도 전자신문이 전년 대비 42.36% 증가한 12억 원 가까운 수익을 내었고, 디지털타임스는 11.66%증가한 5억 6,500만원에 머물렀습니다.

무료신문 또한 지난해 16.39%의 성장으로 총 768억 원에 달하는 매출액을 달성했는데요. 포커스보다 매출액이 항상 뒤처졌던 매트로가 지난해 처음으로 역전타를 날렸었지만 그 차이는 5억 원이 채 안됐으며, 당기순이익에서는 포커스가 근소한 차이(9700만원)로 매트로를 앞장섰습니다. 보통 신문은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에서 주로 소비가 이루어지는데,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미디어의 확산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신문기업의 경영 성과가 증가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차별화된 특화 콘텐츠가 생존에 필수

위의 내용들을 근거로 봤을 때 먼저 중앙일간지의 경영 여건은 지난해 다소 나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5년간의 추세를 살펴보았을 때에는 메이저 3사 위주로 성장이 이루어졌음을 살필 수 있습니다. 이외의 군소 신문사들은 별도의 증여나 모회사의 지원이 없을 경우 경영 상태가 위험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한해 동안의 종합적인 동향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신문사들이 나아갈 길을 가늠해봅니다.

첫째, 지방일간지의 몰락입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대기업의 성장이 엄청났었습니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공정 사회’ 및 ‘이익 공유제’를 들고 나왔을까요? 그렇지만 대기업은 대부분 전국 광고주인 관계로 이들의 광고 집행이 지방일간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아울러 지방일간지들은 판매비와 관리비(특히 급여)가 인플레이션에 맞물려 증대한 만큼의 새로운 시장(niche market)을 개척하기도 힘들죠. 그 결과 많은 신문사들이 쥐어짜는 듯한 비용 절감으로 맞서고 있지만, 이제 한계에 이른 느낌이 듭니다.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연장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둘째, 광고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스포츠지와 무료신문이 지난해 광고비의 대폭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즉 무료신문은 상승했지만 스포츠지는 몰락했죠. 아마도 스포츠지의 콘텐츠가 스마트폰의 앱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텐데요. 모바일 시대에 스포츠지의 변신이 절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셋째, 경제지와 IT전문지와 같이 특화된 신문의 경영성과가 더 좋았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포털과 모바일이 일반 대중지와 스포츠지의 영역을 점점 잠식해 들어가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신문기업이 어떠한 콘텐츠 전략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대목입니다. 즉 차별화를 통한 특화된 콘텐츠가 생존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는 건데요. 특히 시장 점유율이 높은 메이저 신문사들은 다양한 광고주를 유인할 수 있어 일반 대중지의 성격을 유지해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못한 신문사들은 더욱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6월호> 중 이상기(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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