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가 음악을 만나면?

2013.07.04 14:02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글로만 접하던 윤동주 시인의 시, 노래로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요?

별이 바람에 스치우던 지난 6월의 끝자락. 삭막한 도심 속 작은 공간에서 ‘통통 토크콘서트 - 청년시인 윤동주를 음악으로 만나다!’ 가 열렸습니다. 지난 4월부터 백석, 만해 한용운, 법정스님 등의 시와 노래를 주제로 한 인문학 콘서트의 일환으로 열린 공연이었는데요. 이번 달은 윤동주 시인과 음악의 만남이란 주제로 찾아왔습니다. 따뜻한 기타선율과 윤동주 시인의 숨결이 스민 시의 향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노래가 된 윤동주의 시


청년시인 윤동주는 암울했던 일제강점 시절, 민족에 대한 사랑, 독립에 대한 염원, 자아에 대한 성찰 등을 시로 표현했던 ‘민족시인’입니다. 비록 그의 생애는 짧았지만 (1917~1945)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 여러 편의 명시를 발표했으며, <서시>는 지금까지 국민 애송시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열 두곡의 윤동주 시인의 시로 만든 노래가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 곡들의 작곡가인 가수 김현성 씨는 광복절이나 3.1절 이 아닌 그저 평범한 다른 날의 윤동주 시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 시에 곡을 붙였다고 합니다. 



편지

 -윤동주-


누나!

이 겨울에도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흰봉투에

눈을 한 줌 넣고

글씨도 쓰지 말고

우표도 붙이지 말고

말쑥하게 그대로

편지를 부칠까요?


누나 가신 나라엔

눈이 아니 온다기에



2년 가까이 윤동주 시인의 시집을 닳도록 읽으며 곡을 붙여온 작곡가가 가장 먼저 선보인 곡은 ‘누나! / 이 겨울에도 /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로 시작하는「편지」였습니다. 가수 ‘한선희’씨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듣는 동안 마치 나 자신이 윤동주가 되어 눈을 보며 멀리 간 누나를 그리워하는 애틋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소설과 시와 노래


이번 콘서트에서는 윤동주 시인과 관련된 시와 노래뿐만 아니라 소설도 함께 어우러져 그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는데요. 노래의 중간 중간 배우 김진휘씨가 이정명 작가의 ‘별을 스치는 바람’이라는 소설을 낭독해, 관객들을 윤동주 시인의 세계에 푹 빠져들게 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시를 불태운 검열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소설의 내용처럼 소설과 함께 불리운 「자화상」,「또 다른 고향」,「슬픈 족속」의 시는 단조풍의 어둡고 쓸쓸한 곡조였습니다. 반면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늘 희망을 잃지 않았던 윤동주시인처럼 「서시」,「소년」,「사랑스런 추억」의 맑은 선율은 삶에 지쳐가는 관객에게 천진난만한 순수함을 주었습니다. 




세 곡의 노래로 1941년의 별을 헤다


콘서트의 마지막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읽어보고 들어보았을 ‘별 헤는 밤’으로 채워졌습니다. 가수 한선희씨의 낭송과 함께 언덕에 누워 별을 헤던 시인이 된 기분으로 ‘별 헤는 밤’노래를 감상했습니다.







10연으로 이뤄진 긴 시의 어떤 부분도 떼어낼 수 없었던 작곡가는 시를 세 부분으로 나누어 노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동일한 톤으로 이어지는 낭송과 달리 세곡의 노래는 다른 선율 다른 느낌으로 만들어져 시를 조금 더 다양한 시각에서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첫 네 연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다음 세 연은 밝고 반짝반짝 빛나면서도 그리움이 느껴지는, 그리고 마지막 세 연은 조금 어둡고 슬픈 느낌으로 표현돼 각각 떨어진 세 시가 하나의 시로 합쳐진 듯한 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콘서트에 참여한 가수 손병휘씨는 시를 조사하나 부사하나 떼어내거나 바꾸지 않고 노래로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 만큼 작곡가의 시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만들어진 노래라는 뜻이겠죠.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윤동주 시 노래와 함께한 약 두 시간의 콘서트를 통해 평소 멀게만 느껴졌던 시와 문학에 조금 더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교과서나 책을 통해 시를 접했을 때에는 한 단어 씩 해석하고 줄을 그으며 어렵게 읽어야 할 것 같았지만, 노래로 듣는 시는 어렵고 복잡한 문학이 아니라 흥얼거리며 쉽게 즐길 수 있는 것 이었습니다. 선율과 함께 시를 접하니 마치 윤동주시인이 옆에서 그 시를 읽어주는 듯한 느낌과 함께 시를 쓸 때의 감정도 느껴지는 듯 해 시인 윤동주의 세계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윤동주시인을 만날 수 있는 곳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윤동주 문학관과 연세대학교 내에 있는 윤동주 기념관을 방문하시면 청년 시인 윤동주의 친필 원고, 사진, 영상 등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종로구의 윤동주 문학관 뒤편엔 ‘윤동주 시인의 언덕’ 이 있으니 문학관을 둘러보고 언덕에 올라 윤동주 시인의 시비를 보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윤동주 문학관 가는길 (월요일 휴관)



버스 - 1020, 7022, 7212 (자하문고개, 윤동주시인 언덕 정류장 )

지하철 - 경복궁역 3번출구 ‘경복궁역 버스정류장’ , 

광화문역 2번출구 ‘KT 광화문지사 버스정류장’ 이용



연세대학교 윤동주 기념관 가는길 (토, 일 휴관)



연세대학교 핀슨관 내

신촌역 2, 3번 출구





이번 콘서트에서 발표된 윤동주시인의 시노래는 소셜펀딩을 통해 음반으로도 제작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문학과 음악을 통한 소통과 대화의 장을 제공하여 사람들이 조금 더 쉽게 시나 문학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길을 제공하는 것이 이번 콘서트의 취지였던 만큼 윤동주시인의 시노래 음반을 통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윤동주 시인과 더욱 가까워 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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