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7. 14:41ㆍ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창작자 스스로 기획·편집·인쇄·유통까지 도맡아 만드는 '독립 출판물'. 흔히 독립 출판물이라 하면 비주류를 위한 주제를 담고 있어 대중적 공감을 받지 못할 것 같다는 인식이 있는데요. 최근 이러한 인식을 깨고 소리 없이 강하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온·오프라인 서점 'Your mind(유어 마인드)'입니다. 지난번에는 독립 출판물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볼 수 있는 ‘제4회 KT&G 상상마당 어바웃북스(ABOUT BOOKS)’ 기획전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어바웃북스(ABOUT BOOKS)’ 기획전 콘텐츠 바로가기 > http://bit.ly/13Lud5d
이 곳은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던 다양한 소규모·독립 출판물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독립 출판물이 가진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작자 스스로 만들기 때문에 의도하는 내용을 일반 출판물에 비해 자유롭게 담아낼 수 있는 독립 출판물은 아트북, 프로젝트북, 개인 에세이, 잡지 등 종류도 다양해 이를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다독다독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는 유어 마인드를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독립 출판물의 마음과 취향이 당신의 마음과 같기를
유어 마인드는 ‘소규모·독립 출판물의 마음과 취향으로 시작됐지만 그 모든 것이 이것을 보는 당신의 마음과 같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2009년 문을 연 이곳에서는 국내외의 소규모·독립 출판물과 다양한 워크숍, 다큐멘터리 상영, 특별 판매전 등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홍대 중심 상권가로부터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유어 마인드.
들어서자마자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 공간 디자인이 눈에 띄었는데요. 정형화된 시스템이 아닌 자신만의 통로로 출판되는 다양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동시에 천 가방, 문구, 음반도 접할 수 있다는 게 이 곳의 또 다른 매력이랍니다.
유어 마인드는 어떤 취지로 만들어졌고 독립 출판물만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요? 유어 마인드 대표 이로씨와 인터뷰를 통해 궁금증들에 대한 대답을 들어 보았습니다.
Q.유어 마인드를 만든 취지는 무엇인가요?
A.처음에는 거창한 취지가 있어 이곳을 만든 게 아니었어요.
과거 독립 출판물을 만들었는데 이를 전면에서 유통해줄 수 있는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죠. 때문에 저희를 비롯해 비슷한 사람들의 작업을 모아 사람들에게 독립 출판물을 소개하고 유통하자는 취지에서 유어 마인드를 만들었어요. 그러다 일 년이 지나고 난 후에는 점차 많은 분이 이곳을 좋아해주셔서 좀 더 본격적인 사업으로 유어 마인드를 운영하게 됐어요.
Q.어떤 사람들이 주로 방문하나요?
A.주로 20~30대의 여성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독립 출판물을 만들거나 이 분야에 관심있는 분들의 연령대가 대부분 2~30대라 그런 것 같아요. 직접 독립 출판물을 만드는 분들의 경우는 자료들을 참고하려고 오시곤 하세요.
Q.일반 출판물에 비해 독립 출판물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면?
A.규모가 큰 상업 출판물의 경우 저자나 제작자가 가진 고민과 한계, 결핍 등을 최소화해 그 위에 상업적인 바탕을 마련하는 경향이 있어요. 반면 독립 출판물은 방금 얘기한 것들을 최소화 하는 게 아닌 그 자체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매력이 있죠. 즉, 한계를 이겨내거나 벗어나는 게 아닌 한계 그대로를 드러내는 거예요. 그래서 전체적으로 상업 출판물보다 내용이 덜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주는 특별한 매력이 있어요.
Q.과거와 비교할 때 독립 출판물 업계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A.과거보다 독립 출판물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또 예전처럼 본인들의 생각을 단순히 방출하는 무책임한 태도보다는 좀 더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준비를 갖추고 어떤 식으로 독자에게 다가갈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아졌죠.
Q.이 일을 하며 보람을 느낀 적은?
A.어떤 책이 매장에 들어오면 이것을 어떻게 배치할까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이에 대한 손님들 반응을 기대해요. 이런 저희의 기대가 손님들에게 정확히 채워질 때 기분이 좋죠.
Q.앞으로 ‘열린 시각’으로 독립출판물을 봐주었으면….
A.앞으로 독립 출판물의 발전을 위해 사람들의 시선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지금 독립 출판물 업계 내에서도 그런 유연한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행동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대형 출판사에서 독립 출판물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일이 진행되는 경우도 있죠. 반드시 상업 출판과 독립 출판이 겨루는 구도는 아니랍니다.
그런데 주로 언론 매체들은 독립 출판 업계에 대해 조명할 때 대형 출판사가 못한 것을 한다는 쪽에 초점을 두고 보도를 해요. 여기 있는 독립 출판물 제작자들이 모두 대형 출판사에 반기를 들고 독립군처럼 활동을 하는 건 아니에요. 그런 시각으로 접근하다 보면 너무 강인해서 부러질 때가 많은 것 같아요. 각각의 출판물에 맞는 개별적인 시선으로 바라봐 주셨으면 해요. 이런 태도는 단지 독자들에게만 요구되는 건 아니고 제작자와 독자 모두에게 해당되죠. ^^
요즘 우리 사회는 대형 출판사의 인기 있는 도서만 계속해 팔리는 베스트셀러 쏠림 현상이 심합니다. 이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충분치 못하고 비주류로 인식되는 소규모·독립출판물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여러 번 사회적 문제로 알려지기도 했었는데요.
이제부터는 앞서 이로 대표의 말처럼 독립 출판물과 상업 출판물을 주류, 비주류라고 나누기보다 열린 시선으로 다양한 상업·독립 출판물을 접하며 자신에게 맞는 책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단지 베스트셀러라는 이유로, 대형 출판사의 도서란 이유로 구입할 때보다 진정한 '좋은 책'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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