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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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림책의 정원에서 피어나다
엊그제 봄이 찾아온 듯 싶더니 벌써 5월입니다. 목련꽃, 벚꽃이 진지는 오래고 불꽃처럼 타오르던 철쭉도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기다린 시간은 긴데, 피는 건 잠깐입니다. 그래서 화가들은 꽃을 그렇게 많이 그리는 걸까요? 찰나의 순간을 화폭에 담아 간직하는 마음도 간절합니다. 책 속에서 꽃이 피다 는 꽃으로 우리 색을 만나는 책입니다. 한 장 한 장 마다 화면 가득 정성껏 그려진 꽃이 무척 곱습니다. 분홍색 진달래, 보라색 도라지, 주황색 나리 같은 꽃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화사해 집니다. 길가에서 흔하게 보던 꽃들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하고 새삼 깨닫습니다. 저는 제 친구들에게 이 책을 몇 번 선물로 주었는데 그때마다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마치 꽃다발을 선물한 것 같은 그런 효과가 있었지요. 얼마..
2015.05.28 -
그림책 한잔 하시겠어요?
저는 어렸을 때 그림책을 읽은 기억이 없습니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 그림책을 만났을 때 무척 놀랐지요. 책 한권을 몇 시간에 걸쳐 읽고서야 느끼게 되는 감정의 높낮이를 단 10분, 그림책 한권을 읽으며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은 읽을 때마다 울었고 는 표지만 봐도 빨려 들어갈 것 같았습니다. 을 보면서는 가슴이 철렁했고 은 볼 때마다 마음의 주름살이 좍 펴집니다. 그림책의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림은 언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아득한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림들을 단단히 연결하고 있는 이야기는 독자를 가까이 있지만 돌아보지 않았던 미지의 세계로 초대하지요. 예를 들어볼까요. 여기 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환한 노란색 표지 한가운데 여자아이가 있어요. 참 묘한 얼굴입니다. 쓸쓸해 보이기도 하..
2015.05.21 -
그림책 속 우리들의 아버지
“이리와. 아빠랑 놀자.” “싫어!” “아빠는 하루 종일 우리 딸 보고 싶었는데, 아빠한테 와 봐.” “싫어! 엄마한테 딱 달라붙어 있을거야!” 종종 벌어지는 저희집 부녀간의 대화입니다. 밖에서 일을 하고 돌아온 아빠는 딸아이가 다정하게 반겨주기를 기대하는데, 5살 딸아이는 내내 붙어있던 엄마가 더 편한 모양입니다. 처음에는 애들이 다 그렇지, 하고 말았는데 몇 번 반복이 되니 참 난감합니다. 제가 어디로 가든 아이들은 엄마인 저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물론 가끔 아빠랑 ‘놀아주기도’ 하지요. 아빠가 싫은 건 아닙니다. 그저 1순위가 아닐 뿐이죠.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하나뿐인 아내는 아이들에게 빼앗긴지 오래고, 아이들의 1순위는 늘 엄마입니다. 권위는 잃고 역할은 늘었습니다. 세상은 약육강식의 정글이고..
2015.05.08 -
팝업북을 함께 읽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어떠세요?
출처_ Trailer Park, Inc. | Christmas Carol Content and Menus 요즘 가장 인기라는 장난감을 살까? 아니면 신나는 공연을 볼까? 차라리 함께 여행을 갈까? 부모님들을 비롯해, 주위에 어린아이가 한 명이라도 있는 처지라면, 지금쯤 같은 생각들일 것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 중일 텐데요, 하지만 거창하거나 부담스런 계획이 아니어도 아이들과 크리스마스를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크리스마스 관련 팝업북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보내는 방법이에요.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하는 그림책, 그 중에서도 팝업북은 하얀 눈이 가득한 겨울, 산타할아버지, 크리스마스 트리 등을 가득 담고 있어 아름답죠. 그리고 크리스마스 전후로 이뤄지..
2014.12.19 -
친구를 사귀기까지 유아의 수많은 감정들 살펴보니
[출처 – yes 24] 그림책을 펴는 순간 30개월 된 조카에게 이 그림책을 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한눈에 봐도 유아용 그림책인 걸 알 수 있다. 은유나 추상적인 개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유아들이 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어린이집을 다닌 지 얼마 안 된 유아들의 심리를 아주 잘 담아냈기 때문에 유아들은 등장인물의 감정에 공감하게 된다. 짧은 단어를 툭 던지고, 짧게 대답하는 두 아이의 모습이 자신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그림은 매우 선명하고 단순하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살아있는 표정과 역동적인 행동은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이들은 그림을 통해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현재의 감정을 짐작하게 된다. 몇 마디 안되는 대화는 유아들의 언어발달단계와도 연결되어 있다. 20~24개월이 ..
2013.05.29 -
아이들은 그림책으로 어떻게 분노를 해소할까?
아이들도 어른들처럼 감정을 느낀다. 즐겁고 행복한 감정 외에도 슬픔, 분노, 걱정, 두려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느끼며 매일을 살아간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부정적 감정을 이겨내려고 노력하지만 어른들은 “그 나이에 무슨 걱정이 있겠어!”라며 치부해버리곤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속상하다. 일어나는 감정은 무시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 다만 그 감정을 어떻게 조절하고 해소해야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맥스만한 나이에 맥스 같은 장난꾸러기들은 무척 많다. 그 나이에 엄마에게 야단을 맞지 않고 자란다는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까? 아이들은 자기들 크기만큼 세상을 이해하며 온갖 신기한 것들에 호기심을 갖고 도전한다. 그 모든 것이 흥미진진하고..
2013.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