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다독(1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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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와 자기 검열에 주눅 든 우리를 돌아보다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에 실린 'SBS 스페셜' 작가/ 신진주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얼마면 돼?” 가진 게 돈밖에 없어 살 수만 있다면 사랑도 돈으로 사고 싶었던 드라마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한때 유행어이기도 했던 그 드라마 대사는 돈조차 없던 가난한 방송작가인 나에게도 슬픔인지 냉소인지 모를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세월이 흘러 “교양밖에 없는 교양작가”라고 스스로를 흔쾌히 규정짓는 자존감이 형성되기까지 ‘부’는 저에게 이룰 수 없는 욕망이고 판타지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나의 알량한 자존감을 또 한 번 위기에 몰아넣은 녀석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예능감”이라는 괴물이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방송은 예능의, 예능을 위한, 예능에 의한 마당이 되어버렸고 교양 프로그램은 서서히 축소되거나 예..
2015.06.25 -
행복은 운이 아니라 편집력이다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알코올중독자, 줄담배를 태우다가 담배를 끊겠다는 흡연자, 인터넷게임을 하지 않겠다는 게임중독자, 카지노를 출입하지 않겠다는 도박중독자, 한 달 안에 10kg을 감량하겠다는 다이어트선언자. 이들의 굳센 의지가 작심삼일로 끝나는 이유는 뭘까요.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심리학과 티모시 윌슨 교수는 자기가 처한 상황을 자기만의 세계관으로 해석하고 재구성하도록 도와주는 퍼스널 내러티브(personal narrative) 전문가입니다. 2012년 국내에 소개된 저서 는 ‘행동의 방향을 바꾸는 강력한 심리처방’이란 부제를 달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자발적 참여와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심리적 동기 즉 ‘스토리 편집’(story editing) 개념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폐암에 걸리지 않기 위해..
2015.06.24 -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6월2주>, 공지영 신간, 『딸에게 주는 레시피』 종합 9위 진입
이번 주 베스트셀러 차트는 지난주와 별다른 변동 없는 순위를 보여줍니다.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와 채사장의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은 부동의 1,2위를 이어가고 지난주 새로 진입한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는 약 2계단 상승해 종합 5위에 올랐습니다. 반면 신영복 작가의 『담론』과 야마구치 마유의 『7번 읽기 공부법』은 약간의 하향세를 보이며 각각 종합 4위와 7위에 안착했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신간 『딸에게 주는 레시피』가 출간과 동시에 종합 9위로 진입했습니다.『딸에게 주는 레시피』는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애쓰는 딸에게 공지영이 보내는 삶에 관한 따뜻하고 솔직한 응원을 담은 책입니다. 자존심이 깎이는 날에는 ‘안심스테이크’, 고마운 친구들과는 ‘훈제연어’, 소중한 ..
2015.06.23 -
기자들이 뽑은 새로 나온 책 TOP3 (6월 3주)
서평 전문기자들이 선정한 새로 나온 책 TOP 3. 이번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고 하던데 그 전에 철저히 대비해 장마로 인한 피해를 줄여야 하겠습니다. 이래저래 마음 아픈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요. 마음을 추스르고 다같이 힘을 내봐요! 1위는 20세기 서구 정치사상에 대해 나눈 대담의 기록 “20세기를 생각한다”, 2위는 장수 생물을 찾아 세계를 누린 여행기 “위대한 생존”, 3위는 사람을 죽이는 전쟁이 오히려 세상을 안전하게 만든다는 역설을 주장하는 책 “전쟁의 역설”입니다. 1위 : 20세기를 생각한다토니 주트·티머시 스나이더 지음 | 열린책들 | 2015년 06월 15일 출간 이 책은 2차대전 후 유럽에 관한 최고의 역사저술로 꼽히는 ‘포스트워’의 저자이자 정치·사회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토니..
2015.06.23 -
조선 독서법과 ‘에버노트’
어원적으로 ‘독서(讀書)’라는 단어는 ‘소리 내어 읽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독서한다는 것은 당연히 청아한 목소리로 소리 내어 읽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소리 내어 읽는 다는 것은 독서 계보 상에서 보면, 음독에 해당됩니다. 책과 독자가 혼연일체가 되는 과정,음독(音讀) 책 속의 글자 하나하나를 소리 내어 읽는 것은 책과 독자가 혼연일체가 되는 과정이며, 몰입의 경지에 이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음독은 책의 내용을 온 몸으로 체득하는 것으로, 책 속의 의미를 ‘깨닫는 방법’으로 주로 활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음독은 공개적인 독서방법이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방안에서 소리 내어 읽으면, 공부하고 있다는 것이 공개되는 셈입니다. 또한 무슨 책을 읽는 가가 알려져, 책 읽는 사람의 지적수준이..
2015.06.22 -
작은 의심이 밝혀낸 대형마트의 ‘꼼수’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에 실린 동아일보 소비자 경제부 기자/ 한우신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기자가 의심하는 문제가 모두 뉴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의심하지 않는 문제는 뉴스가 되지 않습니다. 동아일보 기사 ‘대형마트 파격 할인의 배신’의 시작은 작은 의심이었습니다. 팀 회의 시간에 누군가 ‘대형마트에서 파는 제품의 가격이 시기별로 어떻게 변했는지’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실제로 이 앱은 우리 기사가 나가고 얼마 후 방송사에서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왜 이런 앱이 생겼을까”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앱이 생긴 건 소비자들이 대형마트의 상품이 예전에는 얼마였는지 궁금해 하는 탓일 터. 과거 가격이 궁금한 건 대형마트들이 ‘현재 판매 가격’이 과거보다 할인된..
2015.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