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자 부부에게 내려온 ‘기특이’ 이야기
기억하기로, 아버지의 휴대전화 요금은 늘 만 원 정도였다. 기본요금이 저렴하고 초당 요금이 비싼 형태의 요금제를 쓰는 덕분이다. 운전을 직업으로 하는 아버지는 휴대전화가 일반에 보급되는 초기부터 사용하셨다. 그때나 지금이나 꼭 필요한 통화 외에는 거의 하시지 않는다.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건 상상을 못했다. 아버지는 문자메시지를 보낼 일이 있으면 늘 어머니에게 부탁하곤 했다. 그것도 연말연시, 설이나 추석 때 지인들로부터 온 의례적인 메시지에 의례적인 답장을 하기 위해서였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올라온 스무 살 이후, 아버지와 긴 시간 통화를 한 건 재작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 처음이었을 것이다.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인 아버지와 나는 서울에 오기 전에도 그렇게 오랫동안 대화를 하는 편이 아니었..
2012. 11. 21.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