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서 베끼고, 돌려 읽고, 외우고, 낭독하고
수요의 증가는 책을 유통하는 새로운 형태로서 세책가(貰冊家)를 출현시켰습니다. 세책가는 다양한 종류의 책을 빌려 주거나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인구가 많던 서울을 중심으로 18세기 중반 무렵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번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책 대여점이자 서점인 셈입니다. ‘세책본(貰冊本)’이라 하면 세책가가 직접 붓으로 써서 만든 책인 ‘한글 필사본 책’을 뜻합니다. 한글만 깨우쳤다면 누구라도 돈을 주고 빌려 읽을 수 있었던 것이 세책본 책들입니다. 세책본 가운데에는 수십 책 분량에 이르는 장편 소설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이 붓으로 직접 써서 생산하는 것이므로, 방각본에 비하여 제작비 부담이 적었을 것입니다. 현재까지 60여 종의 작품이 전해지고 있는데 기록 목록으로 남아 있는 것들까지 합하여 대략 120종..
2015. 4. 10.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