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100시간 신문읽기에 도전해보니

2013. 8. 16. 09:57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100년이 넘게 우리는 신문 앞에서 침묵했다. 그리고 어쩌면 어느 날 종이신문이 진짜로 침묵할지도 모른다는 위기 아래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 읽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 대학생 100시간 릴레이 신문읽기, 나비효과 될까? [바로가기]



나는 평소 신문을 자주 읽는다. 스마트폰으로도 기사를 읽지만 종이신문을 더 선호한다. 가능한 한 여러 개의 신문을 읽고 관심 가는 내용을 메모하고 사색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종이신문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에 그 자리를 잃고 있다. 무엇보다 딱딱하고 지루한 것이 돼 간다는 것이 문제였다. 


평상시에 그냥 지나치던 신문으로 재미있는 기억을 만들 순 없을까? 신문을 읽다 문득 한 가지 재미있고 의미도 있는 도전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100시간 동안 대학생들이 소리 내어 신문 읽기 기록에 도전하는 것이다. 혼자가 아닌 함께, 그리고 이번엔 눈이 아닌 입으로 말이다.





처음엔 황당한 아이디어로 보였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대학생 도전자 5명을 모집하였고 한 신문사의 후원을 얻어 실제 이 계획을 바로 실천에 옮겼다. 물론 준비하는 과정부터 순탄하지는 않았고 미숙한 것들도 많았다. 그러나 최대한 효율적으로 역할을 나누고 필요한 사항을 계속 고민하면서 준비했다.


행사 내용은 대학생 5명이 100시간 연속으로 약 2페이지씩을 돌아가며 밤낮없이 신문을 소리 내어 읽는 것이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없는 최초의 도전이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당초 5명으로만 시작했던 것이 페이스북을 통해 신문 읽기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신청을 받자 국내외에서 많은 대학생들이 호응을 해 왔다. 멀리 강원도에서 방문한 학생을 비롯해 일본인 대학생, 그리고 멕시코와 미국에 있는 유학생들이 동영상으로 참가했다. 


신문지를 모아 포토존을 만들어 참가한 분들의 사진을 찍어 드리고 종이신문에 대한 생각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는 신문에 보도되기까지 했다. 단순한 신문 읽기였음에도 인터넷 중계를 통해 약 1900명의 시청자가 접속하며 응원도 해 주고 많은 관심을 보여 주었다. 그렇게 신문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만났다.


쪽잠을 자면서 쉰 목소리로 우리는 신문을 읽었다. 가끔은 기사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하고, 나름의 해석과 평가도 하면서 기사의 내용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었다. 한 친구는 신문을 읽는 잠꼬대를 하기도 했다. 그렇게 100시간, 우리는 마침내 도전에 성공하였다.


힘들었지만 신문과 SNS, 그리고 동영상과의 만남을 통해 종이신문 읽기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우리의 취지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었다. 참 감사했다. 더욱이 특별한 신문 읽기 경험을 같은 대학생들과 공유할 수 있어서 좋았다.


바라건대 신문이 죽어 가고 있다고, 신문을 읽으면 좋다고 백 번의 말을 하기보다 학생들이 신문을 활용해 재미있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이 글은 한국언론진흥재단 <2013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대학부 금상 김응석 님의 '국내 최초 100시간 릴레이 신문 읽기 도전'을 옮겨온 것입니다.




ⓒ 다독다독

<2013년 신문논술대회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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