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22. 13:07ㆍ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아침의 시작을 여는 뉴스. 하루에만 무려 수백 가지가 넘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는데요. 이 많은 뉴스를 좀 더 손쉽게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글자가 빼곡히 적혀있는 뉴스 기사를 ‘만화’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네요. 다독다독에서는 『시사만화로 세상 읽기』의 저자로서 시사만화에 대해 지속적인 연구를 하신 광주매일신문 김진수 기자님의 이야기를 통해 ‘시사만화’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함께 시사만화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출처 - 한겨레 그림판]
사회 이슈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사만화
시사만화란 시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다루는 언론 보도의 한 형식입니다. 일반적으로 신문을 구성하는 섹션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기사, 사진, 도표, 만화, 광고 등이 이에 속합니다. 그중에서도 시사만화는 ‘만화’의 범주에 속한다고 하네요.
시사만화는 ‘시사만화’와 ‘만평’으로 구분되는데요. 대개 시사만화는 4칸짜리 만화를 말하고, 만평은 한 칸짜리 만화를 일컫는다고 합니다. 시사만화는 독자유인기능, 문제제기기능, 비판논평기능, 오락제공기능의 총 4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신문지면을 펼치게 하는 독자유인기능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이슈 중에서 선별적으로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문제제기기능,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논하는 비평논평기능, 현 사회에서 힘이 있는 사람을 조롱하고 희화화하며 대리 만족을 느끼는 오락제공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시사만화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시사만화는 신문만화와 시사만화로 나뉘는데요. 이 두 가지 개념은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지만 의미상 약간 다릅니다. 신문만화가 생활 만화, 가정사, 청년의 이야기 등을 다루는 반면에 시사만화는 여러 가지 사회 문제와 이슈를 다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최초의 시사만화는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이도영의 ‘삽화’(1909)인데요. 신문 만화 초기에는 생활만화가 중심이 되었지만 점점 시사보도 기능이 강조되면서 특정 캐릭터를 내세운 4칸 시사만화가 부상했다고 합니다.
민주화 이후의 시사만화는 한 칸 만화가 대세였는데요. 주로 고정캐릭터가 있는 4칸 만화에 고정된 인물(중산층, 서민)을 등장시켜 사회를 설명하였습니다. 한편 특별한 주인공이 없는 한 칸짜리 만화가 많이 등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시사만화는 미국, 중국, 일본과 다른 특징이 있는데요. 바로 ‘저항의식’이 살아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일본의 식민지배와 독재정권을 거쳐 오면서 민중의 저항의식이 시사만화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시사만화는 민주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하네요.
위기에 봉착한 시사만화의 과거와 미래
시사만화의 권력 비판은 대한민국 초기 정권 시절부터 존재해왔습니다. 박정희 정권 시절 서울신문에 ‘까투리 여사’를 연재한 윤영옥 화백은 1972년 6월 19일자 만화에서 정부농업정책을 비판한 것이 문제가 돼 회사를 떠나야 했고 이외에도 수많은 시사만화가들이 정부의 탄압으로 인해 설 자리를 잃었습니다.
언론이 탄압을 받았던 독재정권 시절 당시, 시사만화의 그림 하나는 많은 서민들에게 쾌감을 주었다고 하는데요. 시사만화를 통해 억압된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당시 민중의 속뜻을 헤아려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사만화가 영향력을 끼치던 과거와 달리, 현재에는 시사만화를 흔히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입지가 좁아졌는데요. 권력의 속성이 변화하면서 시사만화가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의식을 상대적으로 많이 담고 있지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강한 비판을 하지 못하여 독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네요.
이러한 시사만화의 입지를 넓힐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비평을 통해 시사만화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시사만화 비평은 시사만화를 통해서 사회 또는 정치를 진단해 보고 평가하는 일인데요. 시사만화 비평의 궁극적인 목적은 정의가 살아 숨 쉬는 밝고 건강한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시사만화 비평을 통해서 좀 더 나은 사회로 향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찾아내야 합니다.
Q. 신문기사에 비해 시사만화가 가지는 장점, 효과로는 어떤 것이 있는가?
사설이나 논설은 읽는 데 평균 3~5분 정도가 걸리는데 시사만화는 딱 보면 안다. 그날 중요한 이슈를 간단하게 제시해준다. 시간에 쫓기는 사람에게는 텍스트 보다는 그림이 효과적인 측면이 있다. 가독성이 높기 때문이다.
Q. 요즘엔 시사만화가 신문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많이 연재된다. 이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 혹은 부정적인 영향은 어떤 것이 있는가?
인터넷 연재는 긍정적인 추세인 것 같다.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가급적이면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얻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시사만화의 장점은 주제선정을 할 때 자유롭고, 좀 더 작가가 편안하게 주제를 선정하거나 표현의 톤을 강도를 결정할 때 얻게 되는 자유로움을 들 수 있다. 인터넷 연재 같은 경우엔 기존의 신문 편집 체계와 다르다. 최근 들어서 인터넷 연재는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직 안에서 받는 억압이 덜 할 것이다.
Q. 민주화 된 현대에는 코미디 프로그램, 영화, 드라마, 광고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고 풍자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시사만화의 전망은?
시사만화의 전통이라 할 수 있는 권력에 대한 저항유전자는 한국 시사만화의 독특한 유전자이다. 과거에는 그 권력이 정치권력이었지만, 앞으로는 다양하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 대표적인 예로 종교권력, 재벌 권력과 같은 서민들을 억압하는 다양한 권력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권력 구조를 분석하고 파고들어서 시사만화가들이 그들을 철저하게 견제, 비판하고 다양한 분석을 해서 서민들의 발전을 위해 기여한다면 시사만화가 다시 인기를 되찾을 수 있지 않을까.
사라져 가는 관심만큼이나 시사만화는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데요. 시간이 없어 바쁜 현대인들에게 시사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지금부터 당장 시사만화를 읽는 습관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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