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책방, 어디까지 가봤니? 동인천 배다리 헌 책방 거리에 가보니

2013. 11. 15. 14:14다독다독, 다시보기/현장소식





얼마 전, 인천이 ‘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되었습니다. 한국 최초인데요. 책방 거리로 가장 유명한 배다리 책방 거리에 다독다독이 다녀왔습니다. 도심 속에 홀로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배다리에서 헌 책의 낭만적인 향기에 함께 빠져 보실까요?




느릿느릿 배다리씨와 헌 책 잔치 둘러보기.





▲배다리 헌 책방 거리의 다양한 모습들.


배다리 헌 책방 거리의 건물과 풍경에서 예전 70, 80년대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었는데요. 19세기 말까지 이곳에는 배가 다니는 큰 수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 배를 댈 수 있는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배다리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네요.


헌 책방 거리를 걷다 보면 골목 초입에서 아벨이라는 곳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 거리의 서점들 중에서도 아벨서점이 사람들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아벨서점 안 책장에 빼곡히 꽂혀 있는 책들이 서점을 가득 매우고 있어 헌 책 특유의 향에 취할 정도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곳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시간 가는 줄도 모를 것 같은데요?^^ 




▲아벨 서점 외부 모습과 내부. 많은 어린이들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 보다 많은 이들이 

함께 양질의 책을 고르기 위해, 한 권을 잡고 오래토록 읽고 있는 것은 지양해 달라고 하셨습니다.:)




아벨 서점에서 헌 책방을 묻다.


아벨 서점에서 헌 책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보니 서점 주인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다독다독이 직접 사장님을 만나보았는데요. 아벨 서점의 사장님과 길 책방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아벨 서점 곽현숙 사장님.



Q. 언제부터 배다리 헌 책방 거리가 형성 되었나요?


48년도부터 이 거리가 형성된 것 같아요. 박경리 선생님께서 그 때 책방을 시작하셨잖아요. 그 즈음에 헌 책방들도 생긴 거죠. 그리고 90년대 들어서 점점 사람들이 찾아오면서 전후 피난민들이 많았는데 뭘 먹고 살려고 해도 힘들어서 전국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형성 됐죠. 주로 이북 사람들이 많아요. 여기가 제일 가까우니까. 그렇다고 헌 책방이 피난민들로 형성 되었다기보다는 70% 정도가 이북 분들이에요. 


Q. 제일 기억에 남는 책이 있으시다면?


<어린이>라는 책이 기억에 남네요. 이 책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인데 언어는 굉장히 딱딱해요. 한자어가 아주 많고 낱말의 뜻이 어려운 말들로 구성되어 있더라고요. 90년대에 비하면 요즘 책들은 너무 쉽게 글을 풀어 써서 생각할 새도 없이 쉽게 읽히지만 예전에는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책 한 권을 봐야 했고 내용을 여러 번 되새기며 읽어야 했지요. 


Q. 헌 책방 거리에서 특히 손님이 많은 아벨 서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특정 책방이어서가 아니라 볼거리가 있고 구미를 당기는 책들이 있으니  오래 머물죠. 요즘은 책의 순환이 빨라서 신간들도 있지요. 그 전처럼 10년, 20년 있는 시대가 아니라서 순환이 빨라요. 손님들이 주말에 책을 가져오시기도 하고. 그게 한 30%.




▲인터뷰가 이루어진, 배다리 작은 책-시가 있는 길 서점 2층 내부 모습.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시 낭송 행사가 열리는 장소입니다.


아벨 서점 사장님과의 대화로 배다리 책방 골목의 역사를 알고 헌 책방 시장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가 이루어진 배다리 작은 책 - 시가 있는 길 서점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시 낭송 행사가 열리니 한 번 찾아가보길 추천합니다.

 



배다리 살리기 프로젝트 당장 착수해야


인천시에서는 '배다리 살리기'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실질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직 없습니다. 실천 없는 행정 절차에 책방 거리에 부는 바람은 쌀쌀하기만 했는데요. 실적을 내기에 급급한 보여주기 식 방안이 아닌 실제로 ‘배다리 살리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 과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이번 주말 배다리 헌 책방 거리에서 종이 내음에 푹 빠져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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