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10. 19:18ㆍ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지난 4월 1일이었죠. 충남 태안에서 발생한 지진은 기상 관측 이래 네 번째이자 올해 들어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규모 5.1의 지진은 충남 태안군 서해안 일대에서는 물론이고 서울에서도 지진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였는데요. 이번 지진은 평소 지진에 대한 피해에 무감각했던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습니다.
5.1 규모의 지진이라면 좁은 면적에 걸쳐 부실하게 지어진 건물의 경우에는 심한 손상을 끼칠 정도입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최근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는 지진으로 인해 우리의 불안감은 높아져가는 추세입니다. 특히 얼마 전 있었던 칠레에서의 강진은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대형지진을 예고하고 있다는 말도 떠돌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1일 새벽 발생했던 칠레 북부에서의 규모 8.2 강진은 5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대규모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칠레 북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크고 작은 지진이 연이어 발생해왔는데요. 특히 3월 16일에는 규모 5.7의 지진에 이어 23일 6.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4월 1일의 강진에 뒤이어 2일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빅원(Big One)’이라고 부르는 대지진의 전조에 긴장하고 있습니다.
보통 진도 5이상의 지진은 건물과 사람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지진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6이상은 최대 160km에 걸쳐 건물들을 파괴할 정도의 파괴력을 갖고 있으며 1년에 평균 약 120건 정도 발생합니다. 칠레 북부의 8.2 정도의 지진은 수백 Km 지역에 걸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데요. 1년에 1건 정도 발생할 정도로 빈도가 적지만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는 짐작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참고로 규모 9이상의 강진은 약 20년에 한 번 꼴로 발생하며 수천 Km 지역을 완전히 파괴할 정도라고 해요.
사실 칠레 지진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지난 2010년 2월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로 당시 526명이 사망하고 8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는데요. ‘불의 고리’라고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칠레는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국가 중의 하나이거든요. 이번 칠레 지진으로 이 불의 고리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름부터 심상치 않은 불의 고리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칠레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지질학 용어 중 하나인 ‘불의 고리(Rong of Fire)’가 주목 받고 있습니다. 환태평양을 둘러싸면서 고리 모양을 이루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인 불의 고리는 이름에서부터 남다른 느낌을 전해주는데요. 불의 고리에서는 연간 200만 번의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해 전 세계 지진의 90%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최근 들어 지진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게 되자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에 대해 안심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만 해도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독 지진에 의한 피해 사례가 많지 않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번 칠레 대지진으로 태평양에 접한 인근 나라들이 주의보를 발령했는데, 미국과 호주는 물론 일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상청에서는 칠레 대지진에 의한 국내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바 있습니다.
해수위가 다소 높아지는 지진해일이 북태평양까지 밀고 오더라도 일본 열도가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 발생하면서 우리도 지진에 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진 발생 빈도가 적은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은 오랜 옛날부터 계속해서 발생해 왔는데요. 그럼 우리 역사 속 최초의 지진은 언제일까요?
우리 역사 속에서 최초로 ‘기록’된 지진은 서기 2년, 고구려 유리왕 21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역사 속에서 발생한 지진 중 최대 피해를 안겨준 건 서기 779년 신라 혜공왕 15년에 발생한 경주 지진입니다. 삼국사기에는 ‘집들이 무너져 100여 명이 숨졌다’고 기록돼 있는데요. 이것만 보더라도 지진에 의한 피해는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있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15세기부터 16세기에는 외국의 지진학 교재에서도 언급할 정도로 그 기록이 잘 남아 있습니다. 그럼 현대에 와서 발생한 지진 기록을 한번 살펴볼까요?
쌍계사 지진 당시에는 주위 돌벽이 파손되고 큰 바위가 굴러 떨어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고, 1978년의 홍성 지진은 홍주성벽이 붕괴되고 김좌진 장군의 비석이 치솟아 올라 비틀어지고, 홍성여자중학교 건물의 벽이 갈라지고 굴뚝과 담장이 붕괴되는 피해가 있었습니다. 올해 발생한 태안에서의 지진은 1905년 인천에 지진계가 설치된 이후 기록된 한반도 내 지진 가운데 규모로는 역대 3위에 해당합니다. 1위는 1980년 북한에서 있었던 평북 서주, 의주, 삭주, 귀성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이며 2위는 경북 울진의 규모 5.2 지진이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이나 중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대규모 지진이 오지 않았기에 지진의 위험에 대해 깊이 있게 느껴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지진 사례를 보면 우리도 이제 지진을 이해하고 피해 상황을 미리 상상해 대비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지만 우리 주위에서 이런 모습을 너무 자주 보게 되는데요. 과거를 돌아보면 미래를 알 듯 역사적으로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했다는 것을 알고 대비해갈 수 있도록 지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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