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직원들이 자녀들에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금지시키는 이유는?

2014. 4. 11. 17:05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출처_경향신문

 

여러분은 혹시 ‘발도르프 학교’에 대해 아시나요? 구글과 야후 등 세계를 주름잡는 IT업계에 종사하는 IT 리더들의 자녀들이 주로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IT업계의 자녀들이 다닌다고 IT 특화 교육을 시킬 거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오히려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멀리하고 다루는 방법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심지어 IT에 몸담고 있는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이를 멀리하라고까지 한다니 상당히 아이러니하죠? ^^

 

이곳의 교육과정은 다른 학교들과 조금 다릅니다. 고등학교 1학년이 될 때에야 비로소 디지털 교육을 하는데, 이 연령대가 돼야 자립적 판단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책 읽기와 운동의 즐거움을 아는 학생들만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도 중독되지 않는다는 발도로프 교육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컴퓨터 교육을 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의구심이 들지 모르지만 졸업자의 94%가 흔히 말하는 명문대에 진학하고 있는 통계가 발도로프 교육의 가치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출처_Maidison Waldorf School


얼마 전 CBS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 스마트폰으로부터 아이를 구하라’편이 방영 됐는데요. 이 발도로프 교육에 대해 이야기 하며, 스마트폰과 컴퓨터 게임 등이 왜 우리 아이들을 망치는 것인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강연에 나섰던 놀이미디어교육센터 권장희 소장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게 하는 아이를 만드는 운동에 적극적인지에 대해 말하며 많은 학부모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의 핵심은 ‘독서를 통해 뇌의 전두엽을 자극시켜 사색을 하고 사색이 학습으로 이어지도록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며 어린 아이들도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해졌는데요. 일반적으로 정보는 후두엽으로 전해져 전두엽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후두엽으로 전해진 자극이 전두엽으로 전해지는데 게임을 할 때면 워낙 빠른 시간 내에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전두엽으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생각을 하지 않고 반사적으로 몸으로 행동을 하게 되는데,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전두엽이 활성화 되지 못해 생각하는 힘을 잃게 됩니다.

 

이런 과정은 텔레비전을 보거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에도 마찬가지인데요. 문제는 이런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략 한 주에 3일 하루 한 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을 연구한 결과 사물에 대한 이해력이 현저히 낮아졌다는 통계가 나왔듯 이해력과 생각하는 힘을 스마트폰이 방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학습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입력과 분류, 출력이라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스마트폰으로 인해 전두엽의 활동이 적어지면서 정리와 표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입력은 많지만 정리가 되지 않아 학습이 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발도르프 학교는 이와 같은 문제점을 알고 있기에 책 읽기 훈련을 통해 자립적 판단 기준이 확고해졌을 때 컴퓨터 교육을 실행하는 것이죠. 이는 시켜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닌 스스로 일을 찾아가고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줍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신화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이 있지만 현대 사회에 와서는 알려주는 지식만을 흡수해 알기만 하는 것은 무가치하다 여기고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출처_CBS 세상을 바꾸는 15분 방송 화면 캡처

 

이런 인터넷, 스마트폰 세대의 폐해를 막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읽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 책을 읽고 과제를 했을 경우에는 읽은 것을 정리하고 정리한 것을 써야하기 때문에 과제 내용에 대해 75%를 이해하고 숙지하고 있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인터넷 검색만을 통해 과제를 수행했을 경우에는 대다수가 과제 수행 결과를 기억하지 못하고 심지어 과제 내용조차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들에게 스마트폰과 게임보다 읽기가 중요한 것인데요.

 

부모 누구나 독서의 중요성을 알지만, 자녀를 독서하는 아이로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독서 교육을 시켜야 하는 걸까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호기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성인들도 아무리 좋다 해도 자신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용 없듯 아이들도 스스로 책을 받아들이게 하는 게 중요한데요.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재미있는 책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책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아이라면 아이가 좋아하는 요소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로봇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로봇 그림이 있는 그림책으로 시작하는 등 책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덜어주는 것이 좋겠죠.

 

  출처_이미지비트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데 있어서 전적으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잠을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는 것은 단순히 보기 좋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특히 아빠가 책을 읽어주게 되면 아빠의 중저음이 아이의 뇌를 자극해 기억을 더 오래 지속시키게 하고 책을 읽을 때 그 느낌을 기억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가지 책을 고루 읽게 하는 것보다 책 한 권을 아이가 질려 할 때까지 읽도록 놔두는 것이 스스로 책에 흥미를 갖게 하는 방법입니다.

 

책에 흥미를 갖게 된다면 그 흥미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이것 역시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이 절대적으로 중요한데요. 읽은 책의 느낌을 함께 이야기 해보거나 독서노트를 만들고, 독서 대회나 독후감 대회와 같은 곳에 참여해 동기부여의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독서 습관은 어렸을 때 확실하게 만들어져야 평생을 이어갈 수 있기 때문에 부지런하고 끈기있게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어간다면 스마트폰과 게임이 아닌 책과 더 친해질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출처_CBS 세상을 바꾸는 15분 방송 화면 캡처

 

스마트폰 하나로 세계를 정복한 애플의 아이폰 뒷면을 보면 ‘애플이 디자인 하고 중국 공장에서 만들었다’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이폰 하나의 가격을 100원으로 본다면 중국 공장에 지급되는 돈은 30원이고 나머지 70원은 애플의 몫입니다. 교육열과 지식 수준은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뒤쳐지지 않지만 시키는 일만 잘하는 게 가치라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세상을 디자인하고, 설계하고, 생각하는 일의 자기주도적 사고가 왜 중요한지 알게 해주는 단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의 힘을 빌리면 내 힘이 약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보편화 되지 않았던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내 휴대전화에 등록된 사람들의 전화번호를 대부분 외우고 있었지만 지금은 외우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이렇게 다른 것에 의지하게 될수록 나의 힘과 능력은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나만의 가치와 내면의 힘을 키우는 일. 스마트한 세상 속에서 읽기가 중요해지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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