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5. 28. 11:03ㆍ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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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여러 분야의 학문이 결합해서 서로 긍정적인 발전을 이끌어 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지 한 분야의 성공이 아니라 골고루 산업이 성장하면서 연결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인데요. 이런 산업이 발달하면서 출판 시장에도 큰 변화의 바람이 불었습니다. 그것은 온라인으로 시장이 확대된 것이죠. 이러한 변화는 직접 서점에 가서 책을 사지 않고, 인터넷으로 사고 싶은 책을 검색해서 집에서 앉아서 받아보는 문화가 퍼져나가도록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달라진 온라인 출판 시장은 기존에 산업 전반에서 나타났던 ‘파레토(Pareto’s) 법칙’을 깨는 새로운 법칙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바로 ‘롱테일(The Long Tail) 법칙’인데요. 어떠한 현상으로 나타난 법칙인지 기존의 ‘파레토 법칙’과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파레토 법칙은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가 처음으로 발견한 법칙입니다. ‘20%의 인구가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라는 주장으로 이후 기업에서 마케팅과 비즈니스에 적용되어 활발하게 사용되었죠.
처음 파레토가 이 법칙을 발견한 것은 자연현상의 관찰에서부터였습니다. 땅에 다니는 개미를 보고 한동안 관찰을 했는데, 개미 전체가 모두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니라 20% 정도의 개미만 열심히 일하고 있었죠. 그래서 열심히 일하는 개미만을 모아서 따로 일을 시켜보니, 그 안에서도 또다시 20% 정도만 열심히 일했습니다. 개미뿐만 아니라 벌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확인한 그는 사람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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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곡식을 거둬드리는 수확과정에서도 풍년이거나 흉년이 들어도 매번 20% 정도의 사람만이 착실하게 수확을 했을 뿐, 80% 정도의 사람은 그들을 닮지 못하고 들쑥날쑥했죠. 이후에도 다른 산업 현장에서도 똑같은 결과를 이끌어내자 그는 열심히 일하는 20%가 전체 부의 80%를 가져간다고 말했던 것이죠.
이러한 파레토 법칙에 따르면 부는 항상 소수의 사람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고 다수의 사람은 적은 부를 서로 나눠 가져야 합니다. 그 결과 다수의 사람이 느끼는 불만족이 커지죠. 그래서 이 법칙에 대한 비판도 늘어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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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이어지던 비판은 2000년대 후반에 이르러 급속도로 성장한 디지털 환경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인터넷과 모바일의 결합을 낳으면서,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냅니다. 바로 ‘롱테일 법칙’인데요. 파레토 법칙이 부가 집중되는 20%에 중심을 두었다면, 반대로 80%의 작은 개인들이 20%의 소수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2004년 미국의 인터넷 비즈니스 관련 잡지 《와이어드 Wired》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처음 사용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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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과 상점이 상품을 판다고 가정했을 때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데요. 잘 팔리는 상품부터 안 팔리는 상품까지 가로로 쭉 늘어놓고, 하나하나의 판매량을 세로축에 표시합니다. 각각의 점들을 찍게 되면, 급격하게 경사 기울기가 변하는 곡선이 완성됩니다. 그리고 끝으로 가면 갈수록 마치 공룡의 ‘긴 꼬리(long tail)'처럼 높이는 낮지만, 꾸준하게 이어지는 부분이 생기는데요. 이 부분에 해당하는 상품들의 총 판매량이 곡선의 앞부분에 놓였던 인기 상품의 판매량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결과는 인터넷의 발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오프라인에 나가서 물건을 보면서 살 필요가 없어졌죠. 판매자 입장에서도 오프라인에 모두 놓을 수 없는 제품을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전시공간에 올려놓으면 되죠. 공간의 제한이 없으니 가지고 있는 제품 모두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소비자도 다양해진 상품이 있으니 자신만의 아이템을 구매하죠. 그러다 보니 인기 상품만이 전시되었던 오프라인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상품이 어느 날 날개가 돋아난 듯 판매되는 일도 발생하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_ 전자신문 2012. 11. 22
이런 예는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과 인터넷 포털 구글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아마존닷컴의 전체 수익 가운데 절반 이상은 오프라인 서점에서 비치되지 않았거나 단행본이나 희귀본 등 ‘잘 팔리지 않는 책’이 차지하고 있답니다. 이런 책들은 꾸준히 축적되어 수익의 한 부분을 든든하게 책임지는 것이죠.
구글은 주요 수익원이 광고입니다. 하지만 《포춘》에서 선정하는 500대 기업들이 광고의 주요 수익원이 아니라 꽃 배달 업체나 제과점 등 작은 규모 상점들의 광고가 바로 수익을 내는 꿀단지가 되는 것이죠.
앞에서 살펴본 ‘파레토 법칙’과 ‘롱테일 법칙’은 모두 출판업계에서 수익을 내기 위해서 모두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서 많은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이득을 취하면 안 되겠죠? 넓어진 온라인 출판시장만큼 20%에 몰리는 부유함보다는 80%가 좀 더 행복하고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조금의 넉넉함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 출판업계에서 지금보다 많은 작가를 발굴하고 과거에 묻혀버린 콘텐츠를 꺼내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냈으면 좋겠네요. 다독다독에서도 출판업계에 힘을 보태 앞으로도 행복한 ‘읽기 문화’가 더욱 넓게 퍼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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