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기획자’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능력은?

2014. 5. 23. 08:56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미국 워싱턴주에는 스테밀트라는 가족이 운영하는 과수원이 있다. 이 과수원은 이름다운 과수원 풍경을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파란 하늘아래 수확을 해서 상자에 담은 과일모습, 물방울이 맺힌 사과모습, 과일을 따는 농부의 모습 등 사진만 보면 여느 인터넷 서비스회사의 콘텐츠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이 과수원에서 올린 사진 중 놀라운 사진 하나를 발견했는데 바로 과일 수확 후의 빈 과수원을 찍은 사진입니다.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모습과 정 반대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던 거죠.


바로 ‘역설(逆說)적인 힘이 바로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역설의 힘’은 무엇일까요? 바로 ‘다르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물의 본질을 날카롭게 꿰뚫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르게 바라보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바로 창조적인 콘텐츠가 나오는 것입니다. 특히 정보량이 많아지면서 창조적인 콘텐츠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더욱더 커질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생산된 정보의 양보다 최근 1~2년 동안 생산된 정보량의 규모는 거의 비슷합니다. 여기에 사물통신, 센서정보 산업까지 급속도로 확대되면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를 목적에 맞게 수집하고 분석한 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과정은 매우 중요해 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외 언론사를 비롯해 공공기관, 기업에서 비주얼 콘텐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사람을 찾는 이유도 이와 같은 배경에 있습니다. 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비주얼 콘텐츠로 승화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을 ‘인포그래픽 정보기획자’ 라고 부릅니다. 해외에선 다양한 명칭으로 부르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Infographic Researcher' 라는 명칭이 대세를 이루는 상황입니다.

 

출처_ Flickr by Tatiana12


‘인포그래픽 정보기획자’가 하는 일은 기획, 조사, 분석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쓰기 능력, 스토리텔링 능력, 비주얼 콘텐츠 제작 능력(즉 디자이너를 위한 사전 비주얼콘텐츠 전달스킬), 전 산업분야의 다양한 구성원과 마찰 없는 커뮤니케이션능력 등을 필요로 합니다.


최근 해외 구인난에 올라온 ‘인포그래픽 리서처’의 주요 업무 역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비주얼콘텐츠 즉 인포그래픽을 만드는 과정의 70% 이상은 바로 자료분석, 자료의 패턴을 분석한 후 이를 비주얼 요소와 결합하도록 사전 체계적인 정보 구조를 만드는 일입니다. 신뢰 있는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기본입니다. 비주얼 차트를 통해 수집하고 분석한 자료를 정렬하고, 전체 비주얼 구성도 역시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출처_ 한국경제 저커버그 30세 생일 맞았더니세계 각국서 축하 메시지 쏟아져’(2014. 05. 15)


디자이너에게 정확하고, 주제에 맞는 흥미로운 스토리 구성이 전달 될 때 보다 전달력 높은 인포그래픽이 만들어 지기 때문입니다. 인포그래픽정보기획자의 역할은 이외에도 전체 프로세스를 감독하는 수퍼바이저의 역할을 겸합니다. 미국의 유명 인포그래픽 제작사인 ‘컬럼파이브미디어’ 회사의 경우 대부분 정보기획 및 조사를 하는 인포그래픽 리서처의 직함은 프로듀서 등의 책임자급이 담당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 능력을 수행한 사람이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다 완성된 인포그래픽물은 다시 한 번 검수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독자에게 제대로 메시지를 전달했는지 글과 그림, 그래프 등 전체 자료검수를 하게 됩니다. 문법, 비문어사용, 단위, 숫자오류, 그래프선택, 인용시 문제, 저작권 여부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검증을 합니다. 자칫 잘못된 정보가 나가는 경우 신뢰에 치명적인 문제를 받기 때문이죠.




 

앞으로 인포그래픽리서처(기획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2013년 인포그래픽 디자이너가 정부가 인정한 신생직업군으로 먼저 등록되었고 올해는 인포그래픽 정보기획자가 새로운 직업군으로 등록 절차를 밟을 예정입니다.


이미 기관, 미디어, 기업 등에서는 인포그래픽 제작전 기획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료수집 및 분석과 스토리를 요약하는 사람들의 업무역할이 부여되고 있습니다. 다만 새로운 직업으로 인정을 받지 못해 기존에 하던 다른 일을 하면서 하느라 많은 애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포그래픽리서처는 데이터수집은 물론 데이터 가공 처리를 위한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능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 지식 특히 새로운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러프(Rough)비주얼 콘텐츠 정도를 만들어 실제 인포그래픽 디자이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제는 감성과 논리를 가지고 인접분야로 끊임없이 융합을 추진하는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인간의 본질을 연구하는 인포그래픽 정보기획자의 매력이 그래서 아름다운 사과만큼이나 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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