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7. 19. 13:02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아침에 눈을 뜨면 신문을 통해 수많은 해외 소식들이 쏟아집니다. 뉴욕의 다우지수, 밤 사이에 가격 변동이 일어난 국제 원유값과 금값은 물론 중동의 테러 사태, 그리고 흥미로운 해외 토픽에 이르기까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다양하고 흥미로운 소식들을 전해 들을 수 있는데요.
이는 주요 수출국가인 우리나라에 있어 그만큼 세계 정세가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한정되지 않은 전세계의 트렌드, 문화 등을 살펴보며 지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마치 나비효과처럼, 오늘날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작은 사건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바깥에서 바라보는 우리들의 모습은 어떨까요? 그들이 가장 주목하는 우리나라 뉴스는 어떤 것일까요?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 워싱턴 포스트에서 Korea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본 최근의 한국 관련 소식들은
워싱턴 포스트는 1877년부터 발행된 역사가 오래된 조간 신문으로 일일 발행부수는 2000년 기준으로 약 81만 부에 이릅니다. 닉슨 대통령을 사임하게 만든 워터게이트 보도로 1973년도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유서 깊은 미국 대표 언론이기도 합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현재 어떤 이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을까요? 워싱턴 포스트 홈페이지에서‘KOREA’라는 키워드로 최근 7일 동안의 기사를 검색해 보았습니다.
<홈페이지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워싱턴 포스트 1면>
*한국의 삼성LED, ITC에 오스람 상대 소송 제기 (7.17 보도)
삼성LED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오스람의 LED제품 수입 금지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삼성LED가 특허를 보유한 LED 관련 핵심 기술이 들어간 오스람 제품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번 제소는 지난 6월 오스람이 독일 지역에서 삼성LED를 상대로 제소한 특허 침해 소송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진행되었다고 신문은 밝혔습니다.
더불어 기사 말미에는 현재 삼성이 글로벌 기술 특허 전쟁에 적극적인 자세로 뛰어들고 있다고 첨가했는데요. 또한 애플과 스마트폰 관련 기술로 여러 가지 소송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제 무대에서 기업 간 기술 경쟁, 그리고 이로 인한 특허 분쟁이 치열함을 알 수 있네요.
* 북한, 장마로 인한 가뭄피해 (7.16 보도)
‘Korea’로 검색해보면 재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Korea라고 표기하면 당연히 대한민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인식하지만, 외국의 경우에는 반드시 South Korea, Nouth Korea로 구분한다는 점입니다. ‘Korea’로 검색하면 비슷한 비중으로 북한의 소식도 결과값에 나옵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는 최근의 장마소식을 전했는데요. 서울에 체류하는 AP통신원의 보도를 인용해, 매년 여름 장마가 남북한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만 북한의 경우 삼림 벌채와 배수시설의 미비, 그리고 지속적인 가난으로 인해 더욱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비로 인해 약 1만 헥타르에 이르는 북한의 농경지가 침수되었다고 하는데요. 더불어 2007년의 홍수 때는 약 6백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었고 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습니다. 같은 동포로서 가슴 아픈 뉴스네요.
<이미지출처 : 조선중앙통신, AP>
원고를 작성하는 도중, 오늘 아침에 속보로 들어온 소식을 접했습니다. 바로 AP통신의 북한 물난리 관련 사진의 삭제(PHOTO KILL)인데요. 조선중앙통신이 촬영해 AP통신이 전세계에 배포한 북한의 대동강변 수해 사진이 디지털기술로 조작된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보면 흙탕물을 걸어가는 행인들의 옷이 지나치게 깔끔한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이는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한 북한 당국의 의도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한국 변호사와 애플 팬,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법적 투쟁 벌여 (7.15 보도)
<이미지출처: 워싱턴 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얼마 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든 아이폰 위치 추적으로 인한 위자료 지급 판결이 워싱턴 포스트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는 실제 소송을 벌인 변호사 김형석(36)씨와도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요. 인터뷰에 따르면 김형석씨는 사실 애플제품을 좋아하고, 또 “애플 매니아”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자신의 법적 다툼에 있어서는 “이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면서 잘라 말했다고 합니다.
김형석씨는 애플의 위치 추적이 본인에게 심리적인 스트레스(mental stress)를 유발했다고 하며, 그와 함께 집단 소송에 동참하려는 사람이 약 1만 6000명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기사에는 지난 2009년 아이폰 3Gs가 한국에 런칭될 당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사진을 첨부했는데요. 아무래도 자국 기업인 애플이 한국에서 소송을 당하는 사태는 마음이 아픈가 봅니다.
* 한국은행, 글로벌 불확실성 여파로 경제성장률 4.3% 하향 전망 (7.15 보도)
BOA는 Bank Of America의 약자입니다. 그럼 BOK는 무엇일까요? 바로 한국은행의 약자(Bank Of Korea)의 약자입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는 늘 한국은행, 한은 등으로 불리던 곳이 미국에서는 ‘BOK’라는 약자로 불리고 있는 점이 이채롭습니다.
<이미지출처:워싱턴 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지난 금요일에 발표된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이 워싱턴 포스트에도 실렸습니다. 원래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4.5%였던 것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4.3%로 내려잡은 것입니다. 이에 반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9%에서 4.0%로 올려잡았는데요.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은 글로벌 경제 침체에서 강하게 회복한 나라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싸우고 있다”는 말과 함께 세일 간판이 서 있는 가게를 지나는 손님을 찍은 사진을 첨부했습니다.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죠? 우리 뿐 아니라 워싱턴 포스트도 걱정스러워하는 눈치입니다.
워싱턴 포스트에서 한국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한국이 단지 ‘우리나라’라는 한 단어로 인식되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한국이 S.Korea와 N.Korea로 나눠 동등한 기준으로 다뤄진다는 사실. 그리고 같은 Korea인 만큼 동포라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 관련 기사에 상당한 비중으로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삼성이나 LG 등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상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 사랑 받는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제력이 커졌고 이와 더불어 국가적인 위상도 높아졌다는 뜻이겠지요?
좀 더 객관적인 시점으로 우리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외신을 통한 세상보기는 유용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좀 더 밝고 희망찬 소식으로 워싱턴 포스트 지면을 꾸며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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