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이진아 도서관

2011. 7. 15. 13:5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서대문구 독립공원을 따라 들어가면 멋진 외관을 자랑하는 도서관이 눈에 띄는데요. 이곳은 바로 ‘이진아 기념도서관’입니다. 처음 방문하거나 지나가다가 도서관을 보는 사람들은 ‘이진아가 과연 누구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요.

주변 공원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책을 읽는 이곳은 사실 슬픈 사연을 간직한 도서관이랍니다. 이 곳은 딸을 잃은 한 가족의 건립 기금으로 지어진 도서관인데요.

지난 2003년 불의의 사고로 딸 이진아 양이 숨지자 가족들은 평소 책을 좋아했던 딸을 기리기 위해 도서관의 건립 기금을 기부하여 2005년 9월 15일 이진아양의 스물 다섯 번째 생일에 시민들을 위한 도서관이 개관했답니다.

이렇게 이곳에는 개인의 슬픔을 딛고 사회를 위해 나눔을 실천한 아름다운 뜻이 담겨있습니다.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 때문인지 도서관은 참 따뜻하고, 편안함을 줬는데요.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사연을 간직한 ‘서대문구립 이진아 기념도서관’을 소개하겠습니다. 




햇살 가득 따뜻한 도서관

이 도서관은 전면이 유리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공원과 산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서 기존의 도서관에서 볼 수 없는 탁 트인 전경이 인상적이었답니다. 마치 카페에 앉아 책 읽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층 로비에 들어가면 벽면에 모자이크처럼 그려진 한 소녀의 모습이 눈에 띄는데요. 이진아양의 생전 모습과 그녀를 생각하는 가족들의 마음이 적혀있는 그림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합니다. 



이진아도서관은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전자정보열람실, 멀티문화감상실, 모자열람실, 어린이열람실 등 이용자들의 목적에 맞는 다양한 공간으로 알차게 구성된 도서관입니다. 주변에 공원과 놀이터가 있어서인지 아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찾아와 책을 읽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답니다.

개관한 지 6년 정도 된 이곳은 낙서 하나 없이 처음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며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한 가족의 사랑으로 지어진 도서관이라서 그런지 이용자들의 사랑과 관심이 더 큰 것 같았습니다. 



2층의 전자정보열람실에는 위성방송과 DVD, 인터넷 검색 등을 할 수 있는 공간인데요. 커다란 모니터 화면과 잘 관리된 컴퓨터가 마련돼 있는 이곳은 어린이부터 백발의 어르신들까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일반도서 및 정기간행물 등을 볼 수 있는 종합자료실은 유독 커다란 창의 크기가 책 읽기 좋은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책을 보다가 잠시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면 산과 공원의 전경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피서지에서 책을 읽는 기분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렇게 한쪽 벽면이 모두 창으로 구성돼 있어서 굉장히 넓고, 시원해 보인답니다. 또한 책상마다 등이 설치돼 있어서 저녁에 공부를 하기에도 좋은데요. 이용자들은 각자 읽고 싶은 책을 읽고, 공부도 하며 편안하게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한여름 주말 피서지로 딱

날씨가 더워서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하고 야외를 나가자니 너무 덥고, 주말에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부모들도 많이 있을 것 같은데요. 조금만 움직여도 땀에 젖는 요즘 시원한 도서관에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요?



모자열람실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골라 읽어주고, 멀티문화감상실에서 가족끼리 영화도 볼 수 있고, 전망 좋은 휴식공간에서 시원한 바람도 맞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도서관. 독립공원과 가까이 있어서 여유롭게 산책도 즐기기 좋답니다.



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들에게 ‘독서통장’을 발급하고 있는데요. 빌려본 책들이 통장에 쌓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어린이 대상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책 읽는 문화를 장려하고 있답니다.



평일 오후임에도 이미 많은 어머니와 자녀들이 도서관을 방문해 책도 함께 빌리고, 주변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도 많이 보였답니다. 이렇게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도서관은 가족끼리 방문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은 정말 좋은 피서지가 아닐까요?

책 읽는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먼저 책과 친해지고 자주 접해야 하겠죠. 주말이면 한번쯤 아이와 함께 손을 잡고 한 가족의 사랑이 묻어있는 도서관에 방문해보면 아이들과 더 큰 정도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취재를 마치며, 도서관의 한 관계자와 짧은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이진아 기념도서관이 설립된 배경에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을까요?

도서관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아시다시피 이곳은 불의의 사고로 먼저 딸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기부로 만들어진 도서관이에요. 아버지 이상철씨가 2003년 6월에 미국에서 공부하던 둘째딸 진아양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책을 너무 좋아했던 딸이기에 진아양 이름으로 50억이라는 금액을 기부해서 만들어졌어요.

진아양 아버지는 도서관이 지어질 때 이곳을 “딸의 추모공간으로 짓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어요. 추모공간이 아니라 사회에 봉사하려는 목적이 더 컸거든요. 그래서 1층 입구에 있는 진아양의 생전 모습과 글이 유일한 진아양의 흔적입니다.

아버지는 은퇴 후에 이곳에서 휴지도 줍고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말도 자주 했다고 하더라구요. 지금은 일을 하고 계셔서 자주 올 수는 없지만 가끔 찾아와 주변 청소도 하고 있어요.


유리로 둘러싸인 도서관 건물이 정말 인상적인데요. 건물의 외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 같아요.

네, 항상 건물 외관이 예쁘다는 칭찬을 많이 들었어요. 아마 아버지의 사랑이라는 사연도 있고, 건물 자체도 유리로 둘러싸여서 더 따뜻하게 느껴져서 그런 것 같은데요. 방문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봐도 한결같이 따뜻함이 느껴진다고 많이 하더라구요.

특히 콘크리트가 아닌 나무를 바닥에 깔아서인지 마치 서재 같은 분위기도 느낀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소장 도서는 적지만, 아담한 규모와 포근한 분위기 때문에 어느 도서관 못지않은 멋진 도서관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저희 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부터 서울시장상, 국무총리상 등 작은 도서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많은 상을 받은 것이 자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번 방문하면 또 찾아오고 싶을 그런 도서관이라는 인상이 무척 강합니다. 이런 매력적인 이진아 기념도서관만의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차별점이라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이곳은 다른 도서관에 비해 주변 주민들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들은 이야기지만, 진아양의 아버지에게 요즘도 많은 주민들이 좋은 도서관을 만들어 줘서 고맙다는 편지를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저희 도서관 홈페이지의 게시판을 보면 ‘아름다운 도서관’, ‘또 가고 싶은 도서관’같은 말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부모들도 아이와 함께 찾아와 도서관의 사연을 말해주면서 나눔과 봉사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도 하구요.

그리고 도서관 건물로는 이례적으로 일본의 여행책에 ‘서울 여행을 할 때 꼭 가봐야 할 건물’이라고 소개도 됐습니다. 이런걸 보면 이곳은 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도서관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것이 저희 도서관의 자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다독다독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으로 다음 메인에 노출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