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 저널리스트라면 데이터 그래픽으로

2014. 8. 14. 16:47다독다독, 다시보기/기획연재

출처_ flickr by david  



중요한 일의 마지막 마무리를 해 넣는 것을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 부릅니다.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을 마무리함으로써 일을 완벽하게 마친다는 뜻이죠. 그런데 와튼 비즈니스 스쿨에서 조사한 결과 1986년보다 현재의 인간은 5배 이상의 정보를 접촉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숫자로 표현하면, 하루에 사람들은 일과 놀이를 통해 뇌에서 34GB의 정보를 소비하는 것이죠. 한 편의 영화가 거의 2GB이니 하루 동안 영화 17편에 해당하는 정보를 받아드리고 있는 셈입니다. 거의 쉴 틈을 주지 않고 정보가 빼곡하게 들어오고 있는 것이죠. 그만큼 우리 감각기관이 역할을 마무리하고 쉴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이젠 감각기관에도 쉴 수 있는 여유를 주어야겠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비주얼 콘텐츠’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정보 분석가들이 내놓은 텍스트+이미지 정보의 효과를 보면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텍스트 정보만 제공할 때보다 이미지와 같이 제공했을 경우 약 323% 이상의 전달 효과를 보이죠. 3배 정도 이른 시간에 정보를 처리하고 감각기관이 쉴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모든 효과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그동안 소개해드린 ‘인포그래픽’입니다. 전에 쓰인 포스트에서는 인포그래픽 전문가의 조건과 다양한 분야로 활용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봤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인포그래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시각화하는 것이 좋은지 사례와 함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리가 다루는 대부분 콘텐츠에는 데이터가 포함됩니다. 데이터는 분석과정을 거쳐 최종 데이터를 보는 사람이 쉽게 이해하도록 보는 사람의 언어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죠. 데이터 그래픽도 마찬가지입니다.


좋은 데이터 그래픽은 우선 ①제작자와 독자를 연결 ②독자의 관심을 시각 표현으로 집중 ③ 이해와 인지도를 높이는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데이터 시각화 과정에서 인포그래픽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인포그래픽을 가장 좋은 데이터 그래픽으로 잘못 알고 사용하고 있는 부분이죠. 멋진 비주얼보다 전달하고자 하는 데이터의 형태와 의미가 시각적으로 함께 일치되는지가 좋은 데이터 그래픽에서 중요합니다. 정확하고 올바른 데이터 표현 방법을 선택했는지가 데이터그래픽을 만드는 포인트인 것이죠. 그래서 데이터 그래픽을 제작할 때, 아무리 데이터 분석을 잘해도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데이터 해독을 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입니다. 


좋은 데이터 그래픽의 사례로는 파리바게뜨가 있습니다. 파리바게뜨는 과거 매출 기록을 이용하여 날씨에 따라 빵 종류별 예상 판매량을 알려 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빅 데이터(big data)’ 기술을 이용해 매출 정보와 기상 정보라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매장 영업에 적용했죠. 특히 매장 모니터로 보는 화면은 보고 이해하기 쉽게 바꾸었습니다. 초보 매장 직원도 쉽게 화면을 이해하고 판매를 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시각화했죠. 


또한, 파리바게뜨 모회사인 SPC 그룹은 식품업계에서 처음으로 ‘날씨 판매 지수’를 만들었습니다. 최근 5년간 전국 169개 지점의 기상관측 자료와 10억 건 이상의 점포별 상품 판매 데이터를 분석했죠. 이렇게 탄생한 자료는 전국 3,100여 파리바게뜨 점포 단말기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데이터 그래픽을 시스템에 도입한 후 파리바게뜨의 물류센터 재고 일수는 15일에서 7일로 감소, 매출은 30% 증가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삼각 김밥•샌드위치처럼 날씨에 영향을 받고, 유통기간이 짧은 제품의 경우 폐기량이 40% 줄었죠.






데이터 그래픽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그래프입니다. 숫자와 숫자 간의 관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려고 만들어진 그림이 바로 그래프다.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그림은 수만 개의 언어를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보는 사람이 그 그림을 해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전제되죠. 그래서 그래프를 어떻게 구성하고 표현했는지에 따라 데이터 그래픽의 이해가 결정됩니다. 


우리 주변에서 많은 그래프가 무엇을 얘기하고자 했는지 이해하기가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그래프를 보는 사람에 대해서 고려하지 않고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는 보여주고자 하는 패턴, 앞으로 변하게 될 예상, 그리고 데이터 간의 비교 등이 즉각적으로 이해될 수 있을 때, 성공적인 그래프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료를 단순히 분석하기 위해서만 사용되는 데이터시각화 그래프와 달리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그래프는 시각적으로 매력적이고 관심을 끌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사례를 통해서 어떤 방법이 효과적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왼쪽 데이터 그래픽은 1950년대와 현재를 비교한 데이터를 그래프로 나타낸 경우입니다. X축은 시간, Y축은 무게를 나타냅니다. 1950년대에 비해 현재 레스토랑에서 파는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음료수 등의 값이 매우 증가한 것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죠. 또한, 그림을 통해서 선과 그래프로 표현했을 때보다 좋은 효과를 냈습니다. 그래프의 표현은 자유지만, 핵심인 제작자의 의도가 잘 전달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하죠. 아래 오른쪽 데이터 그래픽은 대학생 음주에 인해 발생하는 위험을 사망, 성폭행, 상해, 폭행 등 4가지로 산출해 대학교 캠퍼스 기둥에 데이터를 나타낸 인포그래픽입니다. 



< 그림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눈에 보여주는 데이터 그래픽 >

출처_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좌) / www.stopalcoholabuse.gov (우)




데이터를 완벽히 편집(Editing)한 후 그래프를 그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딱딱한 그래프 모양으로는 대중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그래프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죠. 이럴 때는 ‘시각표’를 이용해서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정확한 숫자보다 상대적 양이나 크기를 비교할 때 사용하는 것이 좋죠. 아래에 보이는 두 장의 사례는 파이 그래프를 사용해서 한 눈에 정보를 알려줍니다. 작은 크기임에도 이해하는 데 불편함이 없습니다.


 



시각표의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데이터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요소를 상징할 수 있는 그림으로 묘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오렌지 생산량을 나타내는 그래프라면 오렌지만을 이용해서 증가와 감소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림으로 표현하더라도 숫자가 나타나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숫자의 위치와 정보 표시가 중요하죠. 이런 데이터 그래픽 시각표는 그래픽 보도자료, 보조적 그래픽 데이터, 모바일 등에서 활용하면 더욱 유용합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데이터 그래픽의 핵심은 그래프입니다. 시각표와 같이 일종의 자유도가 높은 그래픽을 그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체계적으로 그래프를 표현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죠. 그래야 독자의 입장에서 의미를 이해하는 그래프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데이터 분석가나 인포그래픽 제작자가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성 단계가 있답니다.


1단계. 리서치

가장 최근 데이터와 가장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선택해야 합니다.


2단계. 데이터 필터링(편집)

 핵심 메시지를 뽑아야 합니다.

 나타내고자 하는 필수 데이터를 독자 입장에서 필터링합니다.


3단계. 구성 단계

 데이터에 맞는 타입의 그래프를 선정해 제작합니다.

 그래프 y값, x값 구간 선정, 단위, 베이스라인 등을 확정합니다.

 핵심 메시지에 적합한 컬러나 타이포그래피를 나타냅니다.


4단계. 리뷰 단계

 데이터를 검수하고 원천 데이터와 비교하는 과정을 다시 한 번 더 거칩니다. 

 그래프가 독자 입장에서 쉽게 이해되는지 확인합니다. 

 그래프에 이상점(극단값)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전문가에게 추가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특히 리뷰 단계를 귀찮다고 무시하고 그래프를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는 바로 리뷰 단계를 업무 시스템에 습관처럼 활용하는 데 있습니다. 모든 데이터가 정확하더라도 그래프 한 곳에서 오류가 생기면 전체 데이터는 오류로 치부되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수와 에너지의 관계를 표현한 데이터 그래픽>

출처_ www.energy.gov




데이터 그래픽은 인포그래픽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고도의 기획력을 있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의 핵심은 데이터를 바라보는 독자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것이죠. 독자가 데이터를 이해할 수 없다면, 아무리 디자인이 좋아도 ‘Bad Chart’로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정확한 데이터 해독과 표현력이 있어야 좋은 데이터 그래픽이 되는 것을 인지하고 이제 화룡점정(畵龍點睛)으로 용이 하늘로 승천하도록 멋진 비주얼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저널리스트가 되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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