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추석이 빨리 찾아온 이유는?

2014. 9. 3. 13: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 머니투데이 2014. 8. 21. 


“여름휴가 보낸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추석이에요.”


다음 주면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고 가족들끼리 모이는 민족의 명절 ‘추석’입니다. 해마다 추석은 대부분 가을이 가득 향기를 내는 ‘가을 중 가을’일 때 찾아오죠. 그래서 9월 중순쯤이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을 맞고 낮에는 아직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익은 곡식으로 차례상을 차렸죠. 그런데 올해는 유독 추석이 다른 해에 비해 2주 먼저 찾아왔습니다. 아직은 뜨거운 여름이 남아 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올해 추석에는 어떤 비밀이 있어서 발걸음을 빨리 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답니다. 이제부터 다독다독과 함께 추석의 비밀과 과거에 찾아왔던 이른 추석의 모습을 살펴보실까요?



 빨리 찾아온 추석의 비밀은?


해마다 찾아오는 추석은 양력과 음력이 같은 날짜에서 보통 한 달 정도 또는 그 이상 차이가 나서 날짜가 바뀝니다. 예를 들어 양력으로 작년 8월 15일은 음력으로 따지면 7월 9일입니다. 보통 이정도 차이가 나서 9월 중순에서 9월 말에 추석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올해 추석은 양력 8월 15일과 음력이 불과 24일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음력 9월’이 두 번이기 때문인데요. 한번은 보통의 음력 9월이고 그 다음 달은 윤달로 9월입니다. 


윤달 중에는 3월, 4월을 많이 들어봤어도 ‘윤9월은 생소하다!’라고 느끼시는 분이 있을 텐데요. 실제로 음력에서 9월이 윤달이 되는 경우는 드뭅니다. 날짜를 따져보면 1832년 이후 182년 만에 돌아왔죠. 다음 윤9월은 2109년이나 돼야 돌아옵니다. 한 세기 넘게 돌아서 온 ‘윤9월’이 있기 때문에 올해 추석을 짧아지게 된 것이죠.


 

출처_ flickr by bhenak   



추석을 앞당긴 음력, 어떻게 정할까?


음력은 보통 태음력에서 ‘태’를 생략하고 얘기합니다. 태음력의 1달은 29일에서 30일을 번갈아 가며 사용하는데요. 이렇게 되면 1년 12달은 354일이 됩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태양력과 11일 차이가 나죠. 이렇게 되면 태음력과 태양력은 서로 날짜를 맞추기 힘들죠. 그래서 음력에는 역일(曆日)과 계절이 서로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윤달을 끼워 넣습니다.


보통 4년에 한 번 윤달이 돌아오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대략 19년에 7번 정도 돌아오죠. 만 3년이 되지 않아서 윤달이 찾아옵니다. 그래서 ‘19년 7윤법’을 통상적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돌아오다 보면, 5월이 가장 많고, 11월, 12월, 1월은 거의 없습니다. 9월도 거의 없는 편에 속해서 올해에 182년 만에 돌아온 것이죠. 


 

출처_ 한국천문연구원  



 빨리 왔던 추석은 과거에도


올해가 38년 만에 가장 빠른 추석이니 그 전에도 빨리 찾아온 추석이 있었습니다. 1976년 가을에도 추석은 빨리 왔었죠. 그 해 추석 전에는 노동청에서 빨리 찾아온 추석을 맞아 임금 체불을 조사했답니다. 그리고 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업주들을 엄격하게 법의 심판에 맡겼죠. 추석 동안 밀린 임금 때문에 고향에도 못 내려가는 노동자가 없도록 조치를 한 것이랍니다.


이때는 특이하게 일본에 거주하던 재일동포 추석성묘단 3천 명이 방문했습니다. 11개 조로 나누어서 입국해서 30여 년 만에 고향을 찾고 가족을 만났죠. 일본 내에 조총련에서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고향을 열망했던 사람들의 발길을 막진 못했답니다. 그렇게 항공기를 통해서 한국에 들어온 이들은 3박 4일 일정으로 고향을 방문했다가 돌아갔죠. 당시로는 빨리 찾아온 추석만큼이나 놀라운 이야깃거리였답니다.


 

출처_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경향신문 1976. 9. 6.  



 계속 변하는 추석 날짜를 품고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추석은 긴 연휴와 함께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추석은 내년에도 다른 날짜로 찾아올 것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가족, 친척을 만나서 추석 날짜가 변하는 비밀을 알려주면서 송편과 식혜를 먹는 즐거운 추억 남기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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