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4. 13: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이제 기능과 디자인이 떨어지는 '구식' 반지는 필요 없어.“
스마트 링과 일반 반지 사이에서 고민하던 남자친구를 향해 여자친구가 쏘아붙입니다. 백화점 귀금속 매장에 들어간 커플 앞에 스마트 링이 진열되어 있죠. 이 반지는 시각적 아름다움은 물론 첨단기능까지 갖췄는데요. 서로 간단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반영구적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그날 기분에 따라 색깔을 바꿀 수도 있습니다. 키네틱 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충전도 필요 없지요.
"뭐. 브래지어가 30만 원?"
아내 생일선물을 고르던 송모 과장. 명품매장도 아닌데 지나치게 높은 속옷가격에 눈이 휘둥그레졌네요. '스마트브래지어'라고 적힌 상자에는 독특하게도 사용설명서가 함께 제공되어 있습니다. 여기엔 '착용자 신체 상태에 맞는 마이크로웨이브 이미징 시스템이 탑재돼 유방암 조기 발견 및 심근경색 진단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지요.
일상의 필수품들이 첨단기능을 달고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거나 조만간 실현될 패션의 현주소라 할 수 있는데요. 패션아이템에 웨어러블(wearable·입는) 기술이 접목된, 소위 패션과 IT(정보기술) 기반의 '스마트패션'이 주목 받고 있는 것이죠.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술이 적용되지 않은 패션아이템은 점차 설자리를 잃을지도 모른다"며 스마트패션이 가져올 신물결에 촉각을 세우고 있기도 한데요. 웨어러블과 스마트 패션은 과연 어떤 것이며, 우리에게 가져올 변화는 무엇일까요?
건강 관리를 넘어 패션 감각까지 체크한다!
앞서 예를 들었던 스마트 링은 현재 상용화 단계에 있는 제품이기도 해요. 히드라 어드밴스드 테크놀리지(Hydra Advanced Technology Group)가 개발한 스마트 반지인데요. 아직 시장에 나오진 않았지만 소비자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속옷으로 핫 한 ‘헬스케어 웨어러블'의 미래를 현존하는 기술을 통해 가상으로 꾸며본 것인데요. 상용화단계가 멀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웨어러블 기기는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구글의 '구글글래스', 삼성의 '갤럭시기어', LG전자의 'G와치'와 같은 스마트 안경, 시계, 팔찌 등의 액세서리형이 웨어러블 기기 1세대라면 의복이나 생활섬유 제품과 일체화된 '직물의류일체형'이 2세대, 스킨패치와 같은 '신체부착형'이 3세대로 인식되고 있지요. 지금은 1·2세대 제품들이 다양하게 개발되며 소비자의 호기심을 극대화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은 추적센서가 부착된 핸드백에서 칼로리가 자동 계산되는 벨트까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마트패션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쪽은 역시 의류입니다. 얼마 전 인천에서 열린 '패션, 테크놀로지'란 주제의 프로그램에는 디지털을 입은 의류의 다양한 첨단기술이 공개됐는데요. 체형을 측정하는 장비인 '바디 스캐너'를 자신의 아바타에게 적용하면 어디서든 직접 옷을 입어보지 않고도 옷이 잘 어울리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와 함께 3세대 웨어러블 중 가장 먼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이는 분야는 건강관리 분야라고 해요. 스마트브래지어에 이어 스마트벨트는 뱃살이 고민인 이들에게 최적화된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착용만으로 허리둘레부터 총 걸음 수, 소모된 칼로리 양까지 모든 항목이 스마트폰을 통해 표시되어 건강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웨어러블 상용화를 위해 풀어야 할 문제는?
웨어러블이 상용화에 진입하려면 정보 입출력 장치와 장·단거리 통신망, 그리고 데이터 저장과 에너지 공급원, 센서 솔루션 등 기술적으로 안고 있는 몇 가지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예인 스마트 브래지어의 경우 여성이 직접 착용했을 때 편하게 활동하면서 센서가 작동해야 하죠. 그래서 단층촬영 시스템에 진단용 센서가 소형화가 필요하답니다. 옷 안에 센서를 장착해도 착용했을 때 불편함이 없어야할 정도로 작아야 하니까요. 또한, 신체와 밀착해서 움직임이 많은 의류이기 때문에 늘어나거나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신축성을 가진 복합소재를 개발하는 것도 관건입니다. 거기에 입을 수 있는 기기이기 때문에 ‘기기’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패션’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죠.
이런 문제점들이 해결되기 위해서 다양한 연구팀에서 개발한 소재, 배터리 등이 눈에 띕니다. 고승환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투명하면서 신축성이 뛰어난 소재를 개발했죠. ‘은 나노와이어와 탄소나노튜브 복합소재’인데요. 굽히거나 접어도 안정적으로 전도성을 유지해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장치 개발에 유력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답니다. 최장욱 카이스트 교수팀은 일반 섬유처럼 구부리고 접을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했죠.
단지 첨단 기술만 적용된 웨어러블이 아닌 패션까지 고려한 연구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패션대학인 뉴욕패션기술대의 아조이 사카 교수는 “석유를 대신해 다양한 식물에서 섬유를 만드는 기술”을 강조합니다. 미래의 패션은 친환경적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죠.
LG경제연구원 이종근 책임연구원은 "웨어러블 시장은 기존 IT시장에서와 같이 기술과 기능 중심으로만 접근해서는 실패할 공산이 크다"며 "필요한 기능을 멋진 디자인에 담아내는 전략이야말로 새로운 게임의 룰이 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패션과 기술을 접목한 웨어러블 기기는 “일상부터 교육, 건강 등 그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며 "인간의 몸에 걸친 패션이 하나의 작은 컴퓨터가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예술과 기술이 만나서 더욱 멋진 웨어러블(wearable) 시대는 코앞에
예술에 기술이 침범했습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소재가 만나 가장 혁신적이고 보편적인 미래산업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죠. 간단한 벨트 하나만 차면 저녁식단에서 칼로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예쁜 핸드백 하나만 들어도 성범죄를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할 것입니다. 이제 미래를 새로 지배할 웨어러블(wearable) 시대가 오겠죠. 첨단기술이 탑재된 옷을 입는 미래, 곧 찾아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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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머니투데이 기사 [기획/웨어러블 시대…패션, IT를 만나다]를 인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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