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유해매체는 다름 아닌 온라인 신문이다?

2011. 7. 25. 12:57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공부하고 있는 아이에게 간식을 주려고 방에 들어가보니, 컴퓨터에 앉아 아들이 보고 있는 건 <연예뉴스>였어요. 그런데 가까이서 보니 <연예뉴스> 옆에 보기 민망할 정도의 적나라한 광고가 있어 깜짝 놀랐죠”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전업주부 권정민(47세) 씨의 이야기입니다. 권씨는 한참 사춘기일 시기에 인터넷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아들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고 합니다.

지난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0년 10대 청소년의 97.3%가 하루 1회 이상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중•고등학생 중 ‘성인용 간행물’을 보고 ‘온라인 음란물’을 이용하는 비율이 각각 38.3%로 2009년 비해 증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아직 판단력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인터넷에서 보여지는 유해광고들은 간혹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위험하기도 한데요. 최근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인터넷신문 사이트의 유해성 광고 실태> 점검 결과에서도 유해광고 노출이 상당히 심각한 상황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datanews>


이번 <인터넷신문 사이트의 유해성 광고 실태> 점검은 4월부터 5월말까지 2개월간,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사진을 게재하여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되는 광고에 대해 문화부에 등록된 2,438개 인터넷신문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습니다.

조사 결과, 총 2,438개(100%) 인터넷신문 중에서 1,808개(74.2%)가 실제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630개(25.8%)는 미운영 또는 패쇄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운영 사이트의 광고 게재 여부를 확인한 결과 총 819개(45.3%) 사이트가 광고를 게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유해성 광고가 있냐 없냐일텐데요. 광고를 게재하는 819개(100%)의 사이트 중 62개(7.6%) 사이트에 유해성 광고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유해성광고 게재 사이트 중 청소년유해매체물 광고게재 출처 : 여성가족부 보도자료>


특히, 유해성광고가 게재된 62개(100%) 인터넷신문 중에서 34개(54.8%) 사이트에서는 성인사이트 등 청소년 유해매체물 광고를 성인인증 없이 게재하여 청소년에게 노출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여성가족부에서는 유해한 내용을 공공연하게 광고한 62개 인터넷 신문사에 대해 개선을 요청하고, 34개 사이트에 대해서는 광고행위 중지 및 해당 광고 삭제 등의 시정 조치를 하였다고 합니다.

‘유해성 광고의 광고주별 광고 유형’을 보면 성기능 개선(46개사 노출), 비뇨기과(39개사 노출), 성인사이트 (31개사 노출), 비아그라 등 유해약물 (27개사 노출) 등이 가장 많은 인터넷신문에 광고되고 있으며, 성형외과(17개사 노출), 숙취해소(17개사 노출), 산부인과(17개사 노출)등이 뒤를 이어 가고 있는데요.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이런 유해성 광고들이 제품과 전혀 상관없는 너무나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성기능 개선과 관련해 여성청결제를 광고하면서 ‘하루 5분, 2주면 중년여성도 처녀된다’, ‘당신의 사랑에 힘을 측정해보세요’ 등 제품의 효과와 관련 없는 표현을 사용하고, 시술을 목적으로 하는 산부인과, 비뇨기과, 성형외과에서도 ‘노출증 K양 보톡스 집착 이유?’, ‘남편을 사로잡은 속좁은 여자의 비밀’ 등 선정적인 표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보안뉴스>


더욱이, 일부 인터넷신문에서는 청소년 유해매체물인 성인 동영상 사이트를 ‘**여교사의 화끈한 동영상 대공개!’ 라는 제목으로 광고함으로써 청소년 유해매체물 광고를 금지하는 관련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는데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42조의2(청소년유해매체물의 광고금지) 누구든지 「청소년보호법」 제7조제4호에 따른 매체물로서 같은 법 제2조제3호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의 정보를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부호•문자•음성•음향•화상 또는 영상 등의 형태로 같은 법 제2조제1호에 따른 청소년에게 전송하거나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공개적으로 전시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3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42조의2를 위반하여 청소년유해매체물을 광고하는 내용의 정보를 청소년에게 전송하거나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 없이 공개적으로 전시한 자


이복실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대부분의 인터넷신문사들이 인터넷 광고를 광고대행사에 일임하고 있어 법 위반 여부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유해광고의 범람을 막기 위해 인터넷 광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며, 청소년 유해매체물 지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유해성 광고를 막기 위한 인터넷 광고에 대한 규제가 있는데요. 일본은 광고 규제에 대해 광고 업체 및 협회를 통한 자율규제가 잘 활성화 되어 있으며, 미국의 경우 인터넷광고에 대한 규제 법령을 공포하고 시행하는 다수의 연방기관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독일은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의 책임에 관한 규정을 가장 먼저 입법한 나라 중 하나이기도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3월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및 회원사 대표, 한국언론진흥재단, 인터넷기업협회, 한국광고주협회, 문화부 미디어정책국 등 관계자들이 언론으로서의 윤리적 의무를 다하기 위한 ‘인터넷신문 윤리강력선포’를 했는데요. 인터넷신문이 뉴스매체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것으로 무분별한 성인광고도 앞으로 개선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보와 지식을 얻기 위해 클릭한 온라인 신문 기사가 오히려 낯뜨거운 사진과 문구로 얼룩져 있다면 오히려 보지 않은 것만 못한 영향을 줄 수도 있겠죠?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각 매체의 자정 작업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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