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빌던 혜성에 착륙한 ‘로제타 필레’를 숫자로 보면?

2014. 11. 17. 09:02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esa  



최근 우주에서 특별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무려 10년 8개월의 여정 끝에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에 착륙한 탐사선이 있다는 소식이었는데요. 바로 ‘로제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류 사상 최초로 혜성에 착륙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한 몫에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로제타’에 담긴 이야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독다독에서 숫자로 ‘로제타’를 알아봤습니다.



 최초, 두 개의 핵, 혜성에서의 활동 57시간 / 1, 2, 57


로제타는 이제 영원히 1이란 숫자와 함께 하게 됐습니다. 인류 최초로 혜성에 발을 디딘 탐사선이기 때문인데요. 지난 11월 13일 오전 1시 5분 쯤, 지구 중력의 10만분의 1 밖에 되지 않는 혜성에 착륙했다는 신호가 잡혔답니다. 이번 착륙은 조금만 어긋났어도 혜성에 도달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됐습니다.


이렇게 로제타가 도착한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은 2개의 핵으로 구성된 접촉쌍성이라고 하네요. 그중 하나가 점차 성장한다는 분석이 있답니다. 사진으로 확인된 형상을 보면, 최근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러버덕’을 닮은 탓에 ‘우주 고무오리’란 별명이 붙었다고 합니다. 로제타가 이 혜성에 근접해서 촬영한 결과 2개의 핵이 연결되는 목 부분에서 분출되는 먼지와 가스의 제트를 포착했습니다.



출처_ “미션 파서블!” 인류최초로 혜성에 ‘터치다운’ / 2014.11.13. / 한국경제



로제타는 필레라는 혜성 탐사로봇을 장착하고 있었는데요. 약 8시간에 걸쳐서 혜성에 무사히 착륙시켰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혜성을 탐사했는데요. 처음 쓸 수 있는 연료가 2.5일분이었지만, 원래 착륙하려던 장소와 달리 1km 떨어진 음지에 착륙했고, 그 결과 예상보다 일찍 베터리가 소모됐습니다. 착륙지점은 12시간이라는 짧은 혜성의 자전 주기 중 1시간 30분만 태양광을 받을 수 있었죠. 조금 더 태양광을 잘 받기 위해서 몸체를 4cm 가량 올리고 방향도 35도 회전시켰지만, 태양전지 충전이 어려워 57시간만에 활동을 멈췄습니다. 하지만 드릴로 25cm 깊이의 구멍을 뚫고 혜성의 속살을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이 정보는 ESA에서 기대했던 1차 연구 목표의 80%가량을 성취한 것이라 하니, 이 정보로 태양계의 성장 과정을 짐작할 단서가 될 수  있겠죠?


필레는 이대로 수명을 다한 것이 아니라 부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혜성이 태양과 가까워지는 내년 8월쯤이 되면 태양빛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인데요. 태양전지로 충전되어 재작동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모아서 송신한 정보보다 더 많은 양의 정보를 보낼 수 있답니다. 그래서 로제타는 혜성 주변을 약 13개월 동안 더 머물면서 필레와 교신을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출처_ esa  



 10년 8개월 동안 100kg의 무게로 64억km를 비행하다!


로제타가 혜성에 도착하기까지 무려 10년 8개월 하고도 열흘이 걸렸습니다. 2004년 3월에 발사되어 64억km를 비행했는데요. 직선거리로는 5억 1000만km지만, 지구와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 우주로 튕겨나가기 위해서 먼 거리를 비행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연료를 많이 쓰지 않고 혜성에 접근할 수 있었기 때문에 활용한 것인데요.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답니다.


그렇게 오랫동안 비행한 로제타에는 탐사로봇 필레가 실려 있었다고 했죠? 그 필레에는 9가지 종류의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었답니다. 그래서 보통 세탁기 크기이면서 100kg의 무게가 나갔던 것입니다. 중력이 지구의 10만분의 1 수준으로 자칫하면 중력장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혜성 표면에 붙을 작살도 그 중에 하나랍니다. 



출처_ extremetech   



 시속 6만5000km로 날아가는 46억년의 비밀


로제타는 프로젝트에 투입된 금액만 해도 총 14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1조 90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자됐습니다. 시속 6만 5000km로 날아가는 혜성을 잡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투자도 아깝지 않았죠. 왜냐하면 탐사할 혜성은 46억 년 전 탄생된 우주 속의 화석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태양계가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변화를 가졌는지 살펴볼 수 있어서 과학자들의 기대가 무척 큽니다. 


현재의 지구는 물이 있어서 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됐지만, 초기의 지구가 어떻게 물이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대한 미스터리 중에 하나랍니다. 과학자들은 그 미스터리의 답안으로 얼음이 가득 실린 혜성과 운석이 지구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물이 생기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 탐사로 지구의 물과 혜성 표면의 물질이 닮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서 중요한 과학적 자료로 삼을 수 있게 됐습니다.



출처_ esa



인간이 발전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우주로의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쉬울지도 모릅니다. 과학이 지금처럼 나날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우주의 속살을 하나씩 밝혀내면 말이죠. 로제타를 비롯해서 앞으로도 더 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새로운 신비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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