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리즘계의 아이튠스가 있다면? 뉴스 스타트업 ‘브렌들’

2014. 11. 13.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출처_youngstartup   



MP3가 디지털 음악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음악을 PC에서 내려 받고 어디에서든 들을 수 있어서 순식간에 퍼져 나갔죠. 뜨거운 감자였던 MP3가 어느 순간 갑자기 위기를 맞는데요. 바로 후발 주자였던 애플의 아이팟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이팟 자체로 설자리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아이튠스라는 음악 동기화 프로그램을 내놓은 이후에 급격하게 무너졌습니다.


이렇게 돌풍이 된 아이튠스처럼 ‘저널리즘계 아이튠스’라고 불리는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에서 화제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네덜란드 뉴스 스타트업 ‘브렌들’인데요. 이 기업이 주목 받는 이유를 다독다독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출처_ YouTube by Dit is Blendle



 왜 애플의 아이튠스를 혁신이라고 했을까?


‘브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애플의 아이튠스를 다시 짚어보고 갈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튠스가 등장하자 갑자기 MP3 플레이어 업체들이 왜 디지털 음악 시장에서 사라졌을까요? 때를 맞춰서 등장한 스마트폰으로 음악감상 전용기기의 활용이 줄어든 것도 큰 이유가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당시 MP3 플레이어 업체들은 소비자가 어떤 특정한 노래를 하나 골랐을 때, 음원 전체를 사도록 했습니다. 그러니 자신이 듣고 싶은 노래만이 아니 다른 노래까지 덤으로 사야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아이튠스는 개별 노래를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다른 노래를 덤으로 사야하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했죠.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를 잘 포착해서 내놓은 프로그램은 많은 사람이 MP3를 버리고 아이팟, 아이폰으로 이동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파괴적인 혁신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획기적인 사례입니다.



출처_ worldofapple    



 ‘브렌들’이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


이런 획기적인 사례에 이젠 곧 ‘브렌들’을 넣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의 전직 언론인들이 ‘저널리즘계의 아이튠스’를 표방해서 만든 것이 ‘브렌들’이었습니다. 최근 370만 달러 가량의 투자를 받았는데요. 미국의 뉴욕타임스와 독일 대형 미디어그룹인 악셀스프링어가 투자 주체라는 사실에 세계의 관심이 몰렸답니다. 



출처_ slideshare by Blendle 



이 기업이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내놓은 기본 모델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마치 아이튠스를 음악이 아닌 저널로 옮겨 놓은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애플이 주요 음반사들로 음원을 확보해서 건당 판매 방식을 도입했던 것과 같은 방법을 사용했는데요. 네덜란드의 주요 언론사의 모든 기사들을 한 곳에 모은 뒤에 개별 기사 별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구입한 기사가 마음에 들지 않다면, 구입 비용을 환불해주기도 합니다. 기존의 언론사들이 어떤 기사를 보기 위해서는 신문 전체를 사도록 했던 것을 벗어난 획기적인 시도죠. 



출처_ 미디어계의 아이튠스 `브랜들`, 뉴욕타임스로부터 380만 달러 투자 유치 / 2014.10.27. / 전자신문



‘브렌들’이 주목받는 다른 이유는 앞으로의 저널리즘계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콘텐츠를 직접 사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공급자의 방향이 변화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도 일치하는 것이죠. ‘개인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가 점점 확대되고 따라서 그런 트렌드에 맞춰서 저널리즘계도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브렌들’의 서비스가 주목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단지 자신이 선택한 기사만을 고를 수 있다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페이지에서 신문을 모아서 구독했다면, 네트워크 연결로 다른 사람들이 모은 신문 기사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로 기사를 통해서 연결되어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존의 신문 기사들의 단지 기사만을 보여주는 서비스에서 한 걸음 더 내딛은 셈입니다. 



출처_ YouTube by Dit is Blendle



앞으로의 저널리즘은 어떤 방향으로 모습을 바꿀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브렌들’이 보여준 가능성은 저널리즘 영역에서 크게 관심을 가지고 봐야할 적극적인 혁신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지 외형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움이 아닌 소비자가 원하고 그들의 시선이 향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미래를 이끌어가는 저널리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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