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핵심 찾기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2014. 11. 25. 13:32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출처_ iteachicoachiblog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의 저자인 마쓰오카 세이고하루에 한 편의 독서 감상문을 매일 새벽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보통 사람은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기에도 벅찬데, 그는 동일한 저자의 책은 읽지 않으면서 다른 저자의 책을 하루에 한 편씩 독서 감상문을 올렸습니다. 이렇게 읽고 쓴 책 독서 감상문이 벌써 1,000개가 넘었답니다. 책으로 모든 것을 배우고 익혀서 사람들에게 예술, 종교, 물리, 천체과학, 서브컬쳐 등의 주제로 강연도 했습니다. 분야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모든 것을 책으로 공부하고 준전문가 수준까지 이르렀던 것이죠. 그래서 어지간한 전문가보다 훨씬 더 뛰어난 탁견을 보일 정도였습니다.



 빨리 읽고 핵심만 추리려는 현대인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도 버거운 필자와 달리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도 모잘라 독서 감상문까지 쓴다고 하니 무엇인가 다른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다독이 좋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으려고 노력하려고 하죠. 365일동안 365권의 독서를 하는 프로젝트까지 있습니다. 산술적으로 300페이지 책 한 권을 하루에 다 읽으려면 100페이지를 1시간 내로 독파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하루에 3시간 이상의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런 현실에 100페이지를 1시간에 읽는 것도 결코 쉬운 미션이 아닌데,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으려면 몇 배 더 집중을 해야만 가능합니다. 꾸준히 독서를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합니다. 굳이 속독법을 배우지 않아도 처음 책을 읽을 때보다 읽는 시간이 자신도 모르게 빨라지죠. 그렇다고 해도 3시간에 한 권을 읽는 것은 어렵습니다.



출처_ lifehacker  



바쁜 현대인은 갈수록 핵심만 빨리 습득하기를 원합니다. 사족이 길어지면 지루해하죠. TV를 보다가도 재미없다고 느끼면 즉시 채널이 돌아가고, 프로그램 중간에 광고를 하는 60초정도의 시간마저 못 기다리고 다른 채널을 탐색합니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독서에 대한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유명 인사들의 사례를 만나게 됩니다. 독서할 시간은 없는데 독서에 대한 강박증이 점점 심해집니다. 그러다가 많은 책을 읽기 위해서 시간을 단축할 방법을 찾아 속독법에도 관심을 갖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독서 방법 중에는 핵심만 꼭 짚어서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나 강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책을 읽거나 강의를 참여한 적이 없어 정확하게 어떻게 책을 읽으라고 알려주고 코칭을 하는지 알지 못합니다. 또한, 자신이 읽은 책에서 중요한 핵심을 알려주는 것인지, 아직 읽지 않은 책이라도 핵심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어서 알려주는지 정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보면, 유독 이런 책과 강의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죠.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핵심을 찾는 것인지 궁금함을 낳습니다.


특히 읽지 않은 책에서 어떤 부분이 핵심인지 어떻게 파악한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목차를 통해서? 또는 프롤로그나 에필로그에서 확인해서?’라는 방법도 궁금했지만, 정작 제일 궁금한 것은 ‘핵심이라고 이야기 한 부분이 핵심이 아니라면, 잘못된 독서가 되는 것이 되지 않을까?’라는 점이였습니다. 덧붙이자면 책을 다 읽지 않고 그 책에서 어떤 내용이 핵심인지 안다는 것은 본인 스스로 깨달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 적어놓거나 알려준 핵심이 아닐까라는 판단이 듭니다.



출처_ srh 



 나만의 시선을 갖기 위한 핵심 찾기


그렇다면 여기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누군가 알려주는 ‘중요하다’라는 핵심부분이 자신이 독서하는 목적인가요? 그것에서 과연 자신만의 시선을 가질 수 있을까요? 독서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만드는 것입니다.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이 동시에 같은 대목을 지목하지 않습니다. 읽는 사람마다 받아드린 느낌에 따라 중요한 부분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이것이야 말로 독서를 하는 목적이자 이유가 아닐까요? 


최근에 흥행한 영화 중에 <비긴 어게인>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영화 삽입곡으로 성공한 남자친구와 뉴욕으로 왔다가 배신당한 키이라 나이틀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한 물 간 음악 프로듀서를 만나 앨범을 낸다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영화 속에서 흘러 나온 좋은 음악들로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답니다. 개인적으로 키이라 나이틀리가 기타로 부른 노래가 좋았습니다. 많은 사람이 가장 좋다고 말한 애덤 리바인이 부른 'Lost Start'보다 이 노래가 끌렸습니다. 인상적인 장면은 거리에서 소음과 함께 노래를 녹음한 장면과 전 남자친구에게 전화기에 대고 욕이 섞인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생생하죠. 저뿐만 아니라 누구나 다 같은 장면을 언급하지 않습니다.



출처_ 네이버 영화 <비긴 어게인>



독서도 이와 같습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마다 중요한 부분이 다르고 깨닫는 페이지가 다릅니다. 단지 남보다 조금 더 책을 읽었다고(몇 천 권을 더 읽었다고 해도) 중요한 부분에 대한 생각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주장입니다. 단순히 책을 더 많이 읽었다는 것으로 자신의 핵심이 마치 모든 사람의 핵심인 것처럼 강요하는 사람에게는 개인적인 독서로 무엇을 깨닫고 느끼고 세상을 살아가는지도 의심이 갑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이 핵심이라고 한 부분을 유념해서 책을 읽으면, 책을 오독하는 위험에 빠지게 됩니다.


저명한 소설가에게 책을 읽어 주다 독서에 빠져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서가가 된 알베르토 망구엘, 집에 있던 몇 만 권의 책 모두 읽고 '장미의 이름'책까지 펴낸 움베르토 에코,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독서로 접한 후에 본격적으로 실행한다는 안철수, 언니를 잃고 1년 동안 하루에 한권의 책을 읽으며 마음을 치유하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이란 책을 내고 독서전문가로 활동하는 니나 상코비치... 이렇게 독서로 일가견을 이룬 사람이 핵심만 골라서 읽는 독서법을 권장하는 걸 본 적 없습니다.



출처_ thegreenhead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나 토스토옙스키의 '죄와 벌'같은 고전도 핵심만 파악하고자 한다면, 단 한 장의 페이지에 줄거리를 쓰면 됩니다. 이것을 위해 우리는 고전을 읽는 것일까요? 굳이 시간을 들여가며 한 페이지면 되는 작품의 기나긴 줄거리를 읽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독서는 핵심을 파악해서 미션을 클리어하면 능력치가 올라가는 게임이 아닙니다. 얻고 싶은 것을 얻기 위해 책을 읽는 것보다 책을 읽다 깨닫는 것이 진정으로 독서를 하는 이유인지도 모릅니다. '독서는 패션이다'라고 이야기하는 마쓰오카 세이고가 말하는 독서에 대한 내용으로 글을 마치려고 합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옷을 입고 벗고 하면서 성장해 왔지요.

책도 그처럼 매일 입고 벗고 하는 겁니다.

옷에는 바지가 있는가 하면 양복도 있고 학생복도 있기 마련이지요.

또 스웨터는 물이 들어있는 것도 있고

팔꿈치 부분이 닳은 것도 있습니다.

책도 그런 옷들처럼 매일 반복해서 입고 벗는 것처럼

독서는 전혀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 다독다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