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다시 쓰는 ‘新전원일기’

2015. 4. 3.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생활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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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인구, 13년 전에 비해 50껑충


다독다독독자 여러분은 농촌의 일상을 잔잔하게 그렸던 MBC 인기드라마 전원일기(田園日記)’를 아시나요? 이 드라마는 198010월부터 200212월까지 무려 22년 동안 방송된 장수 프로그램입니다. 왜 뜬금없이 철 지난 농촌 드라마 얘기냐고요? 최근 귀농귀촌이라는 전원드라마가 실생활에서도 재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젊은 연예인들이 농어촌에 가서 밥을 지어 먹는 삼시세끼얘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지난 3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4년 귀농귀촌 인구는 역대 최대치인 44,586가구(80,855)로 전년 대비 1.4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가구 수로 따지면 2001(880가구)에 비해 50배가 넘게 급증했죠.





출처_경향신문


2040세대 약진한 살이라도 젊었을 때 농촌가자


귀농귀촌은 노후를 준비하는 시니어나 은퇴한 실버세대들의 전유물로 인식돼 왔습니다. 근데 요즘엔 젊은 2040세대의 약진이 눈에 띕니다. 40대 이하 젊은 층의 귀농귀촌 증가율(43.0%)이 전체 연령대의 평균증가율(37.5%)을 추월한 것이죠. 2010년에 1,841가구였다가 4년 만에 17,611가구가 되었으니 대략 10배 가까운 젊은 피가 농촌으로 수혈된 셈입니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의 자녀 세대(1979~1992년 출생)까지도 귀농귀촌의 대열에 합류한 것입니다. 이런 세태를 반영해 고루유족(Go Rural in Youth)’이란 말도 생겼답니다. 젊었을 때 농촌으로 가자란 뜻인데, 도시의 대졸 사무직 노동자에서 시골 농부로 변신한 2030세대를 가리키는 신조어입니다. 이들을 에코 세대(eco-generation)’라 부르기도 한다는 군요.




 

출처_세계일보



귀촌이 귀농의 3귀농인구는 평균 1만 가구


저보고 귀농을 하라고 한다면 오늘이라도 가겠습니다만, 아직까지 귀촌(33,442가구, 61,991)이 귀농인구(11,144가구, 18,864)보다 3배 정도 많다고 합니다. 자녀 교육도 걸리고 배우자의 동의도 얻어야 하는데다 생활기반 자체를 아예 시골로 옮겨야 하니 젊은 세대에겐 귀농이 귀촌보다 어려운 게 사실이죠. 시골에 살면서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주말에만 텃밭을 가꾸는 것과 농사로 생계를 꾸리는 건 차원이 다른 얘기입니다. 그래서 귀촌의 경우 속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40대 이하(13,913가구)50(9,910가구)보다 많죠. 반대로 귀농은 은퇴와 노후에 가까운 50(4,409가구)40대 이하를 앞섭니다. 하지만 귀농인구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징후도 보입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평균 1만 가구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니까요.



전라도는 40대 이하 귀농인의 잇 플레이스


귀농귀촌을 하려면 어느 지역이 괜찮을까요? 귀촌은 제주·전남·경북지역에서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만 아직도 서울과 인접한 경기지역이 강세랍니다. 귀농을 위해선 남쪽으로 더 내려가야 합니다. 대체로 경북·전남·경남이 영농 여건도 좋고 농지 등의 초기투자 부담이 적어 무난하다고 하네요. 이 지역의 귀농인구 점유율은 48.3%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 40대 이하 귀농인들이 주로 모여드는 곳은 전남·전북이라는 군요. 자료들을 찾아보니 충남(서천, 금산), 경북(상주), 전북(고창, 순창), 전남(강진) 등이 빼어난 자연 환경과 유리한 농업여건, 적절한 주거지 덕분에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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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세대의 귀농귀촌, 도농상생의 촉매제가 되길


일자리 부족, 고용 불안, 어려운 내 집 마련, 전세난, 비싼 물가와 박봉, 과도한 경쟁과 오염 등 경제적인 이유와 심리·환경적 요인 때문에 도시를 떠나려고 합니다. 따라서 귀농귀촌을 위해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들 외에도 많은 정보와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초기 정착비용과 대출조건은 어떻게 되는지, 연간 예상소득은 얼마인지, 주거 여건은 어떤지 등을 찬찬히 따져봐야죠. 관심 있는 분들은 아래 추신에 링크된 사이트와 자료에서 도움을 받으시면 됩니다. 아무튼 젊은 층의 귀농귀촌이 도농상생을 위한 작은 발걸음이 되면 좋겠습니다.




 

<귀농·귀촌 관련 사이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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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건우 (서강대학교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서강대 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과 박사를 수료했으며 현재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