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독자층에게 구애하는 신문들의 노력

2015. 4. 30. 14: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4년 11월호>에 실린 김도연 / 미디어오늘 기자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2030세대는 신문을 보지 않습니다. 통계에서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집니다. 2013년 한국언론진흥재단 언론수용자 의식조사(전국 만19세 이상 국민 5,082명 대상)를 보면, 종이신문 열독률(최근 1주일 내 종이신문을 읽은 사람 비율)은 33.8%, 종이신문 구독률(종이신문을 유료로 구독하는 가구 비율)은 20.4%다. 신문 열독률과 구독률은 재단 조사 시작 이래로 하락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존 위해선 젊어져야 한다


뉴스에 대한 패러다임이 지면에서 온라인과 모바일로 뒤바꼈습니다. 2030세대는 한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고 그것으로 세상을 봅니다. 뉴스 역시 모바일로 소비합니다. 그들 눈높이에 맞추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경직된 신문업계에 변화를 요구합니다. 보수・진보 언론을 막론하고 각 언론사 편집국에서 ‘디지털 퍼스트’ 열풍이 불고 있는 까닭입니다. 신문 종사자들이 생존을 위해 보다 더 젊어지려 합니다. 신문을 보지 않는 세대에 다시 민감해지려는 언론사의 분주한 노력은 디지털 전략과 지면 혁신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먼저 각 매체가 지면에서 2030세대를 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몇 가지 사례로 살펴봅시다. 주요 일간지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매체는 중앙일보입니다. 중앙일보는 수요일마다 ‘젊어진 수요일’이라는 테마섹션에서 ‘청춘리포트’라는 이름으로 한면을 할애합니다. 주제는 참신하고 형식은 획기적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청춘리포트-증명사진도 취업 스펙’에서는 대학생 한 아무개 양의 직종별 맞춤 취업 사진을 나열한 뒤 묻습니다. “다음 중 비서에 어울리는 얼굴은?” 취업의 문턱에서 힘겨워하는 20대라면 공감할 만한 소재로, 이 기획은 오랫동안 회자되었습니다. 


소재 선정은 어떻게 할까요. 지면에서 젊은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2030세대 기자만으로, 한 세대가 공감할 만한 소재를 파격적으로 전달했던 게 큰 파장을 만든 원동력이었던 셈입니다. 형식을 파격적으로 만들어 주목을 끌되, 알맹이는 2030세대의 고민을 담는 전략이 통한 사례입니다. 



디지털 혁신은 필수


2030세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지면 변화 혹은 콘텐츠 변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언론사 편집국 생각입니다. 편집국 내부의 획기적 변화를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10년 통합 뉴스룸을 구축한 경향신문은 중앙일간지 가운데 선도적으로 ‘디지털 퍼스트’를 선언했던 언론사입니다. 지난 1월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그놈 손가락’은 호평을 받은 결과물이었습니다. 경향신문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SNS에 공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경향신문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 클릭 수는 20만을 넘었습니다. 한겨레신문이 10만 수준이라는 걸 생각하면 경향신문이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변하지 않으면 무조건 침몰


2030세대를 위한 일간지들의 노력은 온라인과 오프 양쪽으로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주목할 만한 변화이지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일간지에서 멀티미디어 관련 일을 하고 있는 한 기자는 “기존 신문들이 디지털로의 탈바꿈에 성공하지 못하면 분명 침몰할 것”이라며 “디지털로 완전히 변화한대도 신문 시장에서 살아남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올드 미디어가 더 이상 생존하기엔 어려운 시장 환경이라는 전망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한국 문제만은 아닙니다. 미국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와 같은 기존 매체들은 버즈피드, 업워디, 서카, 나우디스뉴스 등 모바일에 최적화한 디지털매체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들이 전하는 뉴스는 짧고 가볍습니다.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SNS를 통해 쉼 없이 공유됩니다. 무엇보다 2030세대가 공감합니다. 그들이 지닌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는 전 세계로 공유됩니다. 신문은 보지 않아도 스마트폰을 쥐고 있기에 2030세대는 다시 주 소비계층이 됐습니다. 한국의 언론사들은 이런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