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5. 09: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인류 지혜의 정수인 책의 디지털화 가속화
230만년 전 인류가 출연했으나 큰 문명의 발전이 없어 동물과 별다른 차이 없는 삶을 살다가, 1453년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하면서 도약하기 시작했습니다. 책의 대량 생산을 통한 대중화로 생각과 지식이 체계화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인정 받고 있는 공영 방송인 영국의 BBC가 전 세계 석학들을 대상으로 인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이 누구인지를 조사한 적이 있습니다. 예수를 제치고 1위에 오른 사람이 구텐베르크였습니다. 그만큼 책은 인류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책은 인간이 만든 가장 고도화 된 산출물이며 인류의 지혜를 집대성 한 제품입니다. 책의 디지털화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이해 하고 앞장 선 업체는 구글입니다. 구글은 전 세계 주요 도서관과 제휴하여 책을 스캔 하는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4년 미시칸, 하버드, 스탠퍼드, 옥스포드 등 주요 대학과 뉴욕 공공 도서관의 책을 스캔 하기 시작하였고 2007년에는 일본 게이오 대학의 책을 스캔하기 시작 해 전 세계 도서관의 책을 디지털화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책 스캔을 위해 구글은 스스로 스캔 장비를 개발했으며 현재까지 3,000만권 이상의 책을 스캔했습니다. 책을 스캔하는 비용은 새 책의 경우 분해 후 버리기 때문에 저렴하나 고서의 경우 대여 후 반납하는 과정까지 최고 12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구글은 전 세계 책을 스캔하는 비용으로 1조원을 책정해 놓은 것으로 해외 언론에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양적 팽창으로 구글은 역설적으로 위기에 빠져
구글이 전자책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인터넷이 지난 20년간 눈부신 양적 팽창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다양한 기술이 발전하고, 일반인들도 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매년 5제타 바이트라는 생소한 단위의 숫자만큼 엄청난 문서를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것은 500,000,000,000,000 바이트입니다. 1기가 바이트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지구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종이가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많은 글을 생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자유로운 정보 생산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가치 있는 글을 찾아줘야 하는 구글에게는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양적 팽창에 비해 인터넷 문서의 질적 향상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문서가 생산 되지만 검색 결과로 활용 될 수 있는 문서가 많지 않다는 것은 구글 입장에서는 큰 문제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구글은 인류의 지혜가 담긴 책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구글 북스 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인터넷을 양적 발전에서 질적 중심의 발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인류 지식이 집대성된 전 세계 도서관의 책을 검색을 통해 클릭 몇 번으로 찾은 후, 즉시 구매해 다양한 단말기에서 본문을 읽을 수 있는 현실은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세상으로 다가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_아시아경제
종이책보다 더 많은 지혜를 알려 줄 수도 있다
책을 디지털화 한다는 것은 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다던가 검색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던가 하는 것처럼 1차적 혜택으로 머무르지 않습니다. 종이 책이 알려주지 못하는 가치 있는 수많은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 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엔그램뷰어’(https://books.google.com/ngrams)를 통해 책이 디지털로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장점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엔그램뷰어는 구글이 디지털화한 책을 분석해 해당 시기에 발행된 책 중에서 검색한 단어가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지를 분석해 그래프로 보여 줍니다. 우리는 이 그래프를 통해서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브라함 링컨 (Abraham Lincoln)을 검색하면 위와 같은 그래프를 보입니다. 링컨은 1861년에 대통령에 당선 됩니다. 하지만, 책에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그가 당선 되기 4~6년 전입니다. 우리는 흔히 위인전을 통해 그가 오랜 도전 끝에 대통령에 당선 된 것으로 알고 있어 오랜 시간 대중에서 조금씩 알려지며 조금씩 올라 간 것으로 생각 할 수 있지만, 그가 정치인으로 본격적으로 알려진 것은 불과 그가 대통령에 당선되기 4~5년 전으로 짧은 시간 내에 대중적 인지도를 얻어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유명해진 것은 노예해방 등을 통하면서 이슈를 만들었기 때문이고, 특히 그가 1865년 암살되면서 크게 관심을 받게 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후 점점 링컨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다가 1875년 시민권법(The Civil Rights Act of 1875) 또는 종종 강제법(Enforcement Act 또는 Force Act) 으로도 불리는 미국의 연방법이 만들어지면서 다시 관심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숙박, 대중 교통, 재판에서 배제를 금지하는 등 흑인들에게 동등한 대우를 보장하는 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링컨에 대한 관심은 1930년대 이후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1980년 이후 다시 링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정치적인 목적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1980년은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던 해로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으로 당선 됩니다. 주목할 점은 그가 앨라배마 주, 애리조나 주, 캘리포니아 주, 플로리다 주, 미시시피 주로 대표되는 흑인들과 이민자들이 많은 남부지역을 공략해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최초의 대통령이란 점입니다. 링컨과의 정책과 연결되어 자연스럽게 다시 링컨이 여러 책에 등장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로널드 레이건’ 측에서 의도적으로 링컨 마케팅을 했다고 의심해 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레이건 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그가 미국을 대표하는 대통령도 아니었고, 어린 시절 보는 위인전에서도 빠져 있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엔그램뷰어는 중복 단어를 통해 전체적인 트랜드를 조망해 볼 수도 있습니다. 영국과 미국의 관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영국은 '팍스 브리타니카',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로 대표 될 정도로 해상을 장악하고, 산업혁명으로 세계의 중심국임을 자타가 인정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영국이 언제부터 미국에게 권력을 넘겨 줘야 했을까요? 엔그램뷰어를 보면 쉽게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1차 세계 대전(1914년~ 1918년) 최대 수혜국 이었습니다. 유럽은 전쟁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미국은 본토를 공격 받지 않고 승전국이 되는 혜택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1920년부터 영국을 제치고 급격하게 여러 책에 등장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 시기에 미국은 큰 호황을 맞이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의 역할이 고정된 것은 1960년 들어서 극심한 냉전으로 소련과 치열한 이념경쟁을 치르면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냉정으로 전 지구가 불안했지만, 미국은 자유진영을 지키는 대표주자가 되었고 미국 중심의 헤게모니를 인정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엔그램뷰어는 책이 디지털화 되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의 예시에 불과합니다. 책이 디지털화 되면서 우리는 과거에 어떤 현자도 알지 못하는 혜안을 쉽게 가질 수 있게 되고 있습니다. 수 백 년에 걸쳐서 나온 수 백 만권의 책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엔그램뷰어를 통해 수 초 만에 혜안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지식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지식의 질적 확대가 우리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 지 아직은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점차 똑똑해질 수 있을까요?
참고자료
에레즈 에이든, 장 바디스트 미셀 『빅데이터 인문학』,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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