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포그래피 세계의 탄생

2015. 8. 6.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타이포그래피란 무엇인가


타이포그래피(Typography)는 글꼴, 서체(書體), 폰트(font)라고 부르는 활자의 생김새를 구성하기 위한 배열을 뜻합니다. 영문이든 한글이든 자음과 모음처럼 하나의 글자를 구성하기 위한 요소들은 어떠한 모양을 하며 가로와 세로 굵기, 그리고 위치에 따라 전쳐 다른 느낌을 주게 됩니다. 타이포그래피는 활자 서체를 구성하는 배열을 말합니다. 


처음에는 문자 또는 활판(letterpress plate)을 위한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표현을 가리켰습니다. 오늘날에는 뜻이 확장되어 사진도 첨가한 구성적 그래픽 디자인 전체를 가리킵니다. 서체(書體) 또는 타이포그래피는 일관성 있게 설계된 글자 모양을 이루는 하나의 집합이자 배열인 셈입니다.


타이포그래피는 글자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요소들(높이, 길이, 굵기, 여백, 위치, 휘어진 정도 등)들이 구성하는 배열을 의미한다. 출처_위키피디아


출판에서는 본문, 제목, 그림, 캡션, 페이지 번호와 같이 책의 편집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글꼴을 지정하여 콘텐츠를 효율적이면서도 뛰어난 디자인 효과를 보여주는 기능으로서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합니다. 하지만 광고 디자인에서는 사진, 일러스트, 글꼴이 결합하여 설득 커뮤니케이션 효과를 가져다 중요한 요소로서 타이포그래피가 활용됩니다. 바탕체, 돋움체, 나눔명조, 타임뉴로만(Times New Roman) 처럼 글꼴은 일관성 있게 설계된 글자 모양을 이루는 하나의 집합입니다. 예를 들어 나눔명조체는 어떠한 글자를 입력하더라도 유사한 특징과 패턴을 보여주는 일관성 있게 설계된 글꼴인 것입니다. 이 설계 작업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와 개발자들에 의해 이루어집니다.


나눔글꼴은 네이버가 2008년 10월 9일 한글날을 맞아 공개한 유니코드 기반의 11,172자 한글을 지원하는 글꼴을 묶음이다.


카로링거왕조체와 중세 필경사들의 블랙 레터체


서로마제국의 멸망 이후 800년에 오늘날의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북부를 손에 넣고 서유럽 최고 정복자가 된 샤를마뉴(Charlemagne) 대제는 카롤링거왕조(Carolingian dynasty)체를 개발하여 신성 로마 제국 내에서 모든 교육용 서적들에 대해 로마체의 대문자와 독특한 형태의 소문자로 이루어진 이 글꼴로 필사할 것을 명령합니다. 우수한 조직과 기강 잡힌 군대를 이끌고 지칠 줄 모르며 지휘하고 유럽의 대제국을 건설한 샤를마뉴의 대제는 이 정책에서도 성공했을까요. 얼마 지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정책은 성과 없이 끝나고 맙니다.


샤를마뉴 대제는 카롤링거왕조체를 개발하여 신성 로마 제국 내에서 모든 교육용 서적들에 대해 이 글꼴로 필사할 것을 명령한다. 출처_위키피디아


유럽의 각 나라와 각 지역에서는 직접 필사하여 책을 만드는 필경사들의 영향을 받아 깨끗하고 단순한 형태의 글꼴들이 계속 출현합니다. 많은 글꼴들이 점차 옆으로 퍼져 납작한 모양을 띠게 되었고, 11세기경에 곡선부는 끝이 뾰족해지고 각도를 가지게 되었으며, 글자의 선은 더 두꺼워졌지만 글자의 몸통은 더 가늘어집니다. 


이 글꼴이 중세 전체에 걸쳐 이루어진 필경사들의 고된 작업들이 탄생시킨 블랙 레터(Black Letter)체입니다. 블랙 레터체는 텍스트에 담겨 삽화와 결합된 채로 표지 양피지에 묶여 책의 원형들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블랙 레터체는 서부 유럽에서 필경사들이 개발하여 사용하기 시작한 후 12세기~16세기에 걸쳐 주로 사용되던 글꼴이며 독일어에서는 20세기까지도 사용됩니다.


중세 전체에 걸쳐 이루어진 필경사들의 고된 작업들이 탄생시킨 블랙 레터체는 텍스트에 담겨 삽화와 결합된 채로 표지 양피지에 묶여 책의 원형들을 형성한다. 출처_Walters Art Museum Illuminated Manuscripts


3대 주요 글꼴인 고딕체, 로마체, 이탤릭체


인쇄기를 개발한 구텐베르크를 비롯하여 15세기에 인쇄기를 다루던 기술자들은 중세 필경사들의 손글씨를 인쇄물에 구현하는 데 집중합니다. 필경사들의 블랙 레터 글꼴을 기반으로 개발한 글꼴이 바로 직각 모양의 고딕체(gothic font)입니다. 고딕체는 다른 말로 산세리프체(Sans-serif font)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어로서 “산세리프(sans serif)”는 “획의 삐침이 없는”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묵직하면서 굽은 곳이 없고 꾸밈이 거의 없어 보이는 산세리프체는 독일에서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묵직하면서 굽은 곳이 없고 꾸밈이 거의 없어 보이는 산세리프체는 독일에서 널리 사용되었다. 출처_위키피디아


르네상스 운동의 영향을 받아 라틴어 책의 출판에 몰두하던 이탈리아 인쇄 기술자들은 끝이 뾰족하고 장중한 느낌의 산세리프체가 르네상스의 성향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새로운 글꼴을 개발합니다. 이렇게 개발된 글꼴이 오늘날 로마체(Roman type)라고 부르는 안티쿠아(Antiqua)입니다. 오늘날 로마체는 독일을 제외한 서부 유럽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됩니다. 독일에서는 종교개혁운동에 대한 반감으로 인해 르네상스 운동이 크게 전개되지 못했습니다. 로마체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신의 반영이었던 것입니다.


르네상스 운동의 영향을 받은 이탈리아 인쇄 기술자들은 르네상스의 성향과 어울리지는 새로운 글꼴로서 로마체를 개발합니다. 출처_위키피디아


한편 ‘이탈리아 글꼴’로 직역될 수 있는 이탤릭체(italic type)는 빠르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글자들이 서로 연결된 필경사들의 손글씨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인쇄 기술에서는 베네치아의 인쇄업자이자 인문학자인 알두스 마누티우스(Aldus Pius Manutius. 1452∼1515)에 의해 처음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누티우스는 활자도안가이자 조각공인 프란체스코 그리포(Francesco Griffo)를 고용하여 카롤링거체 이전의 필사체로부터 영향을 받아은 정통적인 로마체를 도안하면서 오늘날 이탤릭체로 불리는 곡선형의 활자체를 최초로 개발합니다.


이탤릭체는 빠르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채 글자들이 서로 연결된 필경사들의 손글씨에서 유래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처_위키피디아


이 과정들을 통해 3대 주요 글꼴인 고딕체, 로마체 그리고 이탤릭체가 완성되면서 타이포그래피의 세계가 탄생합니다. 이 세계는 중세 필경사의 오랜 세월의 고된 작업과 쿠텐베르크 인쇄기를 다루던 기술자 그리고 르네상스 운동의 선두에 섰던 이탈리아 인쇄, 출판업자들이 창조한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사진 출처

▪ © Peter Van Lancker : https://www.flickr.com/photos/petervanlancker/6017183490

▪ https://en.wikipedia.org/wiki/Typeface_anatomy

▪ https://en.wikipedia.org/wiki/Carolingian_minuscule

▪ https://www.flickr.com/photos/medmss/6882587043/in/photostream/

▪ https://en.wikipedia.org/wiki/Rotis

▪ https://en.wikipedia.org/wiki/Roman_type

▪ https://en.wikipedia.org/wiki/Italic_ty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