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는 것이 똑똑함과 비례하지 않는 이유

2011. 8. 23. 13: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입니다. “책을 많이 읽으면 똑똑해질까?”,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적게 읽는 사람은 과연 차이가 있을까?” 


제 자신에게도 이런 질문들을 던져 봤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읽은 책들이 과연 저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으며 또 무엇을 남겼는지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흔히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보통 사람들과 다른 이방인처럼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분명 똑똑하거나 뭔가 좀 다른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단지 보통 사람들보다는 책을 자주 읽는 것 뿐인데 말입니다. 

일단 저를 객관적으로 보면 보통의 사람들보다는 책을 많이 읽는 건 확실합니다. 예전에 한 신문 기사에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달 평균 독서량이 1~2권이다’ 고 나왔습니다. 그에 비하면 저는 확실히 많이 읽는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달 평균 10~20권 정도 읽으니까요. ^^;) 


똑똑하지 않은 다독인?

그렇다고 해서 제가 다른 사람들보다 지식이 많다고, 똑똑하다고, 뭔가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지식들을 달리 보여줄 수 없기 때문이고, 객관적으로 보여줄 데이터나 누구나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게 더 큰 이유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책을 단순히 많이 읽는다고 해서 지식의 양이나 폭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보면 책을 읽지 않는 서울대 법대생과 지금의 저를 비교해 봐도 비교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에 대한 비교는 어쩌면 단순 무식한 방법인지 모릅니다. 제 경험에서도 보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을 두루 만나왔지만 그들이 똑똑하거나 남들보다 뭔가 뛰어난 지식을 가졌다고 보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을 바탕으로 그 사람이 똑똑하다고 정의한다는 것은 굉장히 난해한 문제입니다.


 


저는 책 뿐만 아니라 신문과 주간지도 읽습니다. 한 곳에 편중하지 않고 다양한 매체를 두루두루 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최근 트렌드나 잘 모르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읽는 버릇이 있습니다. 주간지는 벌써 5년째 보고 있으며 신문을 본 지는 2년이 넘었습니다.

사회, 경제, 정치, 문화, 국제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조금이라도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걸 완벽히 소화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정도로 시간에 쫓기면서도 지식에 대한 욕심 때문에 하루도 쉬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주중에 놓친 부분은 주말에 따로 시간을 두어 일주일 동안 스크랩한 신문을 틈틈이 보며 책으로 보충합니다. 이 정도로 시간을 소비하고 정성을 들여야 어딜 가든 꿀 먹은 벙어리로 기억되지 않을 것입니다. 매일 읽는 신문, 틈나는 대로 보는 주간지, 책은 지식의 대한 갈망이 만들어 낸 습관들입니다.

제가 이렇게 쓴 것은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저를 보여주려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여기까지 제 글을 읽은 분들은 얼핏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분명 자신과 비교하면 "우와~책에 신문에 주간지까지. 대단하다. 정말 아는 게 많은 사람이구나."라고. 저 또한 잠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곧 그 생각은 비참하게도 무너져버렸습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바람이었던 것입니다. 제가 아는 것과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아는 것을 말하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한다면 그건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이라 생각해봅시다. 아는 문제가 나왔는데 답을 까먹었다면 채점하는 사람이 그 사실을 알아줄까요? 면접을 볼 때 면접관이 질문을 했는데 머릿속은 알지만 긴장한 나머지 엉뚱하게 다른 대답이 나왔다 칩시다. 그럼 면접관은 알아서 점수를 줄까요?

아닙니다. 머릿속에서만, 스스로만 안다고 '착각'하는 것일 뿐입니다. 자신이 어떤 지식을 습득했다면 적재적소에 알맞게 사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온전히 자기 것이며 누구에게나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한다 할지라도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경험을 통하지 않는다면, 매일같이 연습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는다면, 그 지식들은 장수하지 못할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신문, 진짜 지식을 찾는 매체

항상 무언가를 배우려는 노력은 행동과 적절한 균형을 맞춰야 비로소 완성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의 기본이 되는 첫 걸음이 ‘신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4시간 동안 정보의 홍수 속에서 컴퓨터 포털 사이트에 뜨는 자극적인 기사들만 볼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고 스크랩하고 메모할 수 있는 신문을 매일 보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신문을 보는 습관을 들이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어떤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고루 볼 수 있는 안목과 자신만의 생각을 확고히 할 수 있는 사고력, 정보가 중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분별력, 육하원칙에 의거한 논리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식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자연스레 책을 찾는 일도 많아질 것입니다.

인간은 행동하는 동물입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필요에 의해 사람과 사람들 사이에서 활동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 있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결코 내 것이 되진 않습니다.  모든 것은 결국 ‘행동’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작은 씨앗(신문)으로 스스로의 변화를 체험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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