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23. 14:00ㆍ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언론인은 오래전부터 인기 있는 직업입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국민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기자,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정보를 선사하는 PD, 뉴스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아나운서 등 언론인은 매력적입니다. 최근 언론사에서 채용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언론사 입사를 뜻하는 ‘언론고시’도 요즘 덩달아 주목받고 있습니다. 언론고시는 언론사 시험이 고시만큼 어렵고 고시처럼 준비해야 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지금부터 언론고시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준비방법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언론사 시험은 크게 4단계로 진행됩니다. 서류전형, 필기시험, 실무전형, 면접으로 구성됩니다. 언론사나 직군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렇게 신입사원을 선발합니다. 지금부터 채용절차를 한번 파헤쳐보겠습니다.
스펙보다는 역량을 평가하는 서류전형
서류전형은 ‘자기소개서’와 기본 스펙으로 평가합니다. 자기소개서는 각 언론사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원동기, 성장과정, 자신의 장‧단점, 창의성’ 등을 물어봅니다. 문항 당 짧게는 500자에서 많으면 1000자까지 작성합니다. 이번에 채용을 진행한 SBS의 경우 각 문항 당 1000자를 제한으로 두었습니다. 이는 기존의 스펙위주의 평가보다는 지원자의 진솔한 모습과 가능성, 역량을 평가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기소개서가 강조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스펙도 중요합니다. 최근에 공인영어점수가 없이 지원할 수 있는 언론사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몇몇 언론사들은 일정 점수 이상의 공인영어점수를 보유해야 지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KBS, 한겨레 등 한국어능력시험 점수를 요구하는 언론사도 있습니다. 아울러 학점, 수상경력, 인턴경력 등도 적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필기시험을 응시하고 있는 수험생들의 모습 / 출처_한겨레
글쓰기와 상식이 결과를 좌우하는 필기전형
필기전형은 크게 3가지입니다. 논술, 작문, 상식입니다. 언론사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논술은 기자가 작문은 피디가 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신문사의 경우 기자는 논술과 작문을 동시에 봅니다.
논술은 시사현안이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이념갈등, 지역감정, 빈부격차 등), 인문학적 문제(기본권, 국가의 존재이유 등) 등을 출제합니다. 논술은 단순한 글쓰기 능력이 아닌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언론사 논술은 대입 논술과 다르게 제시문이 없다는 것입니다. 논제만 제시되고 거기에 맞춰 글을 써야합니다. 글감을 얻기 위해선 평소에 배경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문을 구독하여 시사현안을 정리하거나 독서를 통해 준비해야 합니다.
최근 출제된 논술 문제
2015년 한겨레
현대사회에서 음모론은 왜 생기고 어떤 작용을 하는지 사례를 들어 논하시오(1500자)
2014년 경향신문
새누리당에 보수혁신위원회가 생겼다. 당신이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이라면 무엇을 할 것인가?
작문은 표현력과 창의성을 물어보는 시험입니다. ‘나무’, ‘침묵’ 등 제시어를 이용하여 글을 작성해야 합니다. 제시어 대신 사진이나 영상을 보여주고 글을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문 답안지를 작성할 때는 의미, 재미, 통찰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단순히 제시어만 이용하여 글을 쓰는 것이 아닌 읽는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문은 논술과 달리 형식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출제된 작문 문제 예시
2015년 한겨레 신문 작문 제시어: '나무' (1200자)
2014년 CJ E&M 엠넷 PD 작문 제시어: MUSIC MAKES ONE
논술과 작문이 지원자의 표현력과 생각, 의견을 물어보는 시험이었다면 상식은 지원자의 교양과 지식수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식은 시사용어부터 인문, 사회, 문화, 예술, 스포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물어봅니다. 시험의 형식은 객관식, 주관식 단답형, 약술형으로 진행됩니다. 수험생들은 일반적으로 전화번호부 같이 두꺼운 ‘상식모음집’으로 기본적인 교양을 공부합니다. 또 신문이나 방송뉴스를 통해 최신 시사용어를 정리합니다.
일부 언론사에선 한자, 국어, 영어를 상식과 함께 시험을 봅니다. 경제신문의 경우 경제능력시험을 외신이나 국제부 기자, 전문언어 PD는 외국어 시험도 실시합니다.
언론사 필기시험의 특징은 단기간에 준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글쓰기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또한 상식의 경우도 범위가 넓어 단기간에 공부가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함을 갖지 말고 시험을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는 언론고시에서 가장 중요하다.
실무역량을 평가하는 실무평가 전형
서류전형과 필기시험은 직군과 상관없이 준비하는 내용이 비슷합니다. 실무전형부터는 각 직군별로 준비하는 것이 달라집니다. 우선 기자의 경우 취재와 기사쓰기를 실시합니다. 단신 기사나 르포기사 등을 작성하고 방송기자의 경우 카메라테스트를 봅니다. PD의 경우 프로그램 기획에 대한 능력을 시험 봅니다. 기획안 작성을 통해 지원자의 창의성이나 기획력을 알 수 있습니다. 실무전형에선 면접과 토론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아나운서의 경우는 다른 직군과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나운서는 서류전형 후에 카메라테스트를 실시합니다. 이때 실시되는 카메라테스트는 주어진 뉴스원고를 읽는 것입니다. 카메라테스트는 응시자가 많아서 지원자에게 많은 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각 언론사마다 전형이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카메라테스트에 합격한 지원자에게 필기시험의 기회를 줍니다. 필기시험이 끝난 후 카메라테스트를 긴 시간동안 진행합니다. 뉴스는 물론 프로그램 MC 진행능력까지 보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종 합격으로 가는 마지막 길, 면접전형
3차 실무전형까지 끝났다면, 마지막 관문인 면접 전형입니다. 최근 합숙면접을 실시하는 언론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합숙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의 인성이나 실무능력을 평가합니다. 합숙면접이후 임원면접을 통해 최종합격자를 선발합니다. 최근에는 인턴으로 먼저 선발하고 일정기간동안 평가를 실시하여 채용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언론고시 전형절차를 설명 드렸습니다. 정형화 되지 않은 시험이어서 준비하는 기간이 지원자마다 다릅니다. 빠르면 3개월, 길면 2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우선 언론사는 선발인원이 일반기업에 비해 적으며, 뽑는 시기도 일정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률이 높습니다.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방법 중 가장 선호되는 것은 ‘스터디’입니다. 준비생들은 모여 글쓰기, 시사상식, 신문읽기를 공부합니다. 각자가 쓴 글을 서로 읽고 첨삭해주면서 글쓰기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또한 물리적으로 모든 신문을 다 읽을 수가 없기 때문에 스터디원들이 각자 신문을 정하고 읽어서 서로 브리핑을 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짧은 시간동안 여러 신문을 읽는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의 경우 일반적으로 아나운서 아카데미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수강료의 부담이 많이 되기 때문에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준비생들끼리 스터디를 통해 실기를 준비합니다.
요즘에는 학교에 언론고시 준비반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대학들도 많습니다. 학교에 언론 준비반이 없다면 사설 교육기관을 수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각 언론사별로 시험전형이 다양한 만큼 준비방법도 다양한 것이 언론고시입니다. 본인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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