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우리나라 제조업을 바꿀 수 있을까

2015.09.24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컴퓨터와 스마트폰에서만 돌아가던 웹과 앱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다양한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로보틱스, 스마트홈, 스마트카, 피트니스 등에 도전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자동차 개발에 400억원, 스마트 홈 분야에 100억원, 로봇 공학에 4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네이버에서 발표한 전략은 전형적인 구글 따라하기 일환인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은 '구글카'로 불리는 자율 주행차를 통해 6년간 280만㎞ 이상을 달리며 테스트를 하고 있고, IoT분야에서는 스마트 온도 조절기인 네스트를 인수한데 이어, IoT OS인 브릴로(Brillo)와 발표해 IoT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구글은 주요 로봇 업체를 싹슬이 인수 하고 있습니다. 이미 군용 로봇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 15개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했습니다. 하드웨어 업체를 인수해 그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심어 경쟁력을 높이고 관련 시장을 평정하겠다는 것이 구글의 전략입니다. 


구글이 소프트웨어 분야를 평정 후 하드웨어 사업에 손을 뻗을 정도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큰 경쟁력을 가지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미국 기업들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어디서 나올 수 있는 것일까요? 사회 문화적으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찾자면 풍부하고 높은 수준의 고급 개발자를 끊임 없이 수혈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상징으로 가장 높은 곳에는 튜링이 있습니다. 튜링상은 1947년 설립된 컴퓨터 분야 학회들의 연합체인 ACM (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에서 시상하는 상입니다. 컴퓨터 분야에서 큰 업적을 남긴 사람을 매년 선정합니다. 튜링상은 ‘앨런 튜링’ (Alan Mathison Turing)을 기리기 위한 상입니다.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로 우리가 사용하는 컴퓨터의 기본 원리를 만들었으며, 2차 세계 대전 때 연합군측에 적국의 암호를 해독 후 전달해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큰 공헌을 한 전쟁 영웅이기도 합니다. 2014년 그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이 개봉해 대중적으로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앨런 튜링’ (Alan Mathison Turing)/ 출처_위키미디어


미국에서 튜링상을 수상하게 되면 최고 대우와 함께 업계의 존경과 부러움을 받습니다. 튜링상 수상자로 선정 되면 예외 없이 세계 최고의 대학에서 앞 다투어 모시고 갑니다. 특히, 스탠포드와 UC버클리가 튜링상 수상자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스탠포드 대학은 도널드 크누스 (Donald Knuth), 알렌 뉴웰 Allen Newell 등 18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UC버클리 역시도 리차드 카프 (Richard Karp 와 짐 그레이 (Jim Gray) 등 18명이 소속 되어 있습니다. 이 외에도 하버드 대학 13명, MIT 12명 등이 소속되어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주요 대학에서 튜링상 수상자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튜링상 수상자는 기업으로부터도 큰 지원을 받습니다. ACM은 선정만 하고 상금은 모두 구글과 인텔에서 부담하고 있습니다. 구글과 인텔이 이유 없이 비용을 지불할 리 없습니다. 튜닝상 수상자를 인재로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다. 빈트서프 (Vinton Gray Cerf)는 2004년 튜링상을 수상한 이후 바로 다음 해 구글 부사장으로 스카우트 되었습니다.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박세리와 박찬호라는 스타가 등장한 이후 골프 선수와 야구 선수를 꿈꾸는 인재가 늘어나고 우리나라의 여자 골프의 수준과 야구의 수준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미국 소프트웨어 업계도 튜닝상을 통해 유사한 선순환이 계속 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구글 때문에 미국 전체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구글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미 2011년 기준으로 미국 경제에 한해 80조원의 경제적 이익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매년 상승하고 있습니다. 2009년은 63조원, 2010년은 74조원이었습니다. 이는 보수적으로 잡은 계산으로 구글 검색과 광고가 창출하는 숫자만 계산한 숫자로 구글 지도, 유튜브 같은 서비스를 포함할 경우 미국 경제에 기여치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2012년 재선을 앞두고 만든 오바마 슬로건이 'Made in USA'이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무너진 미국 제조업 경쟁력을 부활시키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라는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제조업 경쟁력이 약합니다. 자동차 같은 고부가 제품은 독일, 일본에 밀리고, 첨단 IT 제품은 한국에 밀리고 있습니다. 쉽게 만들 수 있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제품은 오래 전부터 중국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경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금융, 인터넷, 소프트웨어 정도입니다. 



미국은 2009년 이후 매년 1조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100 조원이 넘는 재정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1976년 이후 매년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규모는 점점 늘어 현재는 년간 4,550 억 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민간저축은 마이너스 상태이고, 기업들의 빚은 늘어 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미국 경제를 살아나게 하기 위해서는 제조업 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입니다. 미국은 구글을 대표로 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구글카가 상용화 된다면 그 동안 독일과 일본에 밀리던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순식간에 회복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이득 외에도 사회적 혁신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경험해 대처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우선 생각 할 수 있는 것이 일자리의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무인차인 구글카를 통해 232,300 명의 택시 기사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647,500 명의 버스 기사들의 일자리도 대폭 줄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긍정적 변화로는 자동차의 발전으로 생겨난 대표적인 문제인 ‘음주 운전’이라는 단어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을 하기 때문에 탑승자의 음주 여부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국내만 해도 음주 음전으로 인해 매년 1천만명이 사망하고 있고, 7천억원의 손실이 일어나고 있으나 앞으로 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 택시기사, 버스 기사 등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지만 대신 자동제어, 로봇, 컴퓨터 공학 등 주행 관련 기술이 발달해 동작 수행 분야 관련 기술이 크게 발달 할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카 / 출처_전자신문


이는 자연스럽게 미국에게 법과 제도 리더쉽을 강화 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됩니다. 자율주행이 대중화 되었을 때 장점과 단점을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파악해 관련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미국의 교통 정책을 따라 배우거나 도입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자동차를 위주로 설명했지만 로봇, 홈 IoT 등 다른 분야도 유사 할 것입니다.


네이버가 구글을 따라하는 것은 그들이 잘하는 PC 웹의 영향력이 적어지고 있고, 그들이 잘 해야 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를 위해 갈 수 밖에 없는 길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내는 미국에 비해 질적 양적으로 개발자가 부족합니다. 네이버는 웹 프로그램 개발 위주의 지식이 축적되어 있을 뿐 하드웨어 제어에 대한 경험이 부족합니다. 네이버가 단기간에 성과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됩니다. 


하지만, 구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네이버가 하드웨어 기반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축척했을 경우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경제적 효과를 크게 기대 할 수 있기에 네이버의 도전이 성공 하길 기대합니다.


참고자료

http://www.google.com/economicimp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