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뉴스 리터러시 교육 모델을 제안하다

2015.11.02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위 내용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신문과 방송 2014년 12월호>에 실린 대구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성해님의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뉴스는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정보, 기억, 감정과 태도에 개입합니다. 국민이라는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것 역시 뉴스를 통해서입니다. 집단의 친구와 적이 누구인지, 집단이 공유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집단으로서 알아야 할 것과 무시할 것을 알려주는 것도 뉴스입니다. 맑은 물, 깨끗한 공기와 안전한 거리만큼이나 중요한 공공재입니다. 자연재해가 발생하거나, 전염병이 생기거나, 교통이나 통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 공동체 누구나 자신의 몫을 해야 하는 것처럼 뉴스에 대한 책임에서 예외는 없습니다. 뉴스 소비자의 권리와 의무는 따라서 동전의 양면입니다. 뉴스 안전(News Security)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현대사회 필수품 ‘뉴스 리터러시’

 

리터러시(Literacy).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으로 반대말은 문맹입니다. 문자로 작성된 자료의 다양한 맥락을 이해하고, 그 속에 있는 의미를 찾아내며, 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자질입니다. 민주적 공동체에 제대로 참여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잠재력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평생에 걸친 학습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뉴스 리터러시는 이에 따라 ‘복합 채널을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뉴스의 생산 과정을 이해하고, 뉴스가 공동체에서 갖는 의미를 이해하며, 뉴스다운 뉴스를 구분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며, 나아가 뉴스로부터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능력’을 뜻합니다.

 

뉴스 리터러시 글로벌 현황 (이미지 출처 - 미국 스토니브룩대 제공)

 

국내에서 뉴스 리터러시의 역사는 짧습니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한 부분 또는 신문활용교육(NIE)과 유사한 것으로 인식됩니다. 그러나 학업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뉴스를 활용하는 것과 뉴스 자체를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전혀 다릅니다. 뉴스는 가치를 결정하는 단계,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고 편집하는 단계, 특정한 방식으로 구성하는 단계 및 플랫폼과 노출 시간을 결정하는 단계 모두 편향성이 개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장력이나 분석력과 같은 학력 신장을 위한 중립적 지식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지식입니다. 또한 특정한 뉴스가 어떤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맥락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지, 뉴스에 활용된 정보원의 진정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언론사의 부당한 뉴스로부터 뉴스 소비자를 보호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등은 학력을 높인다는 목적과 맞지 않습니다. 기존에 실시되고 있는 미디어교육과도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한국형 모델의 조건

 

국내에서 뉴스는 계륵입니다. 언론의 위기를 말하지만 뉴스 생산자인 언론사는 내부 개혁에 나서지 않습니다. 언론 소비자 운동이 잠깐 있었지만 뉴스 소비자 교육은 없습니다. 좋은 뉴스를 칭찬하고 나쁜 뉴스를 벌주는 상벌제도 역시 무너져 있습니다. 뉴스 콘텐츠의 완결성을 제대로 평가해주는 일종의 뉴스 소비자 보고서도 없습니다.

 

 

한국형 뉴스 리터러시 교육 모델은 이러한 사정을 두루 감안한 것으로 성숙한 뉴스 수용자를 목표로 합니다. 단순한 소비자가 아닌 시민으로서 좋은 뉴스에 대한 취향을 기르고, 좋은 뉴스를 장려하고, 좋은 뉴스의 생산과 유통에 적극 협력한다는 뜻도 포함합니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 교재와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으로는 ‘뉴스에 대한 이해, 뉴스를 둘러싼 정치경제학, 뉴스의 품질 평가 방법, 뉴스활용 방법 및 뉴스 소비자의 권리’ 등을 포함돼야 합니다.

 

뉴스 리터러시는 뉴스에 대한 시장 훈육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좋은 뉴스를 알아봐 주는 소비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국제사회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날개 없이 추락하는 국내 언론의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더 이상 늦출 수 없습니다. “말로서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