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출판을 위한 글 쓰기, 어떻게 시작할까

2015. 12. 3. 09:0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내기 위한 셀프 출판의 첫 번째 과정은 무엇일까요. 아이디어를 어떻게 기획으로 구체화할까요.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출판사는 기획과 편집과 디자인, 인쇄와 제본, 유통과 판매라는 과정을 통해 책을 출간하고 판매합니다. 이 과정에 편집자, 기획자, 디자이너, 마케터 등이 결합됩니다. 


하지만 개인이 스스로 책을 저술하여 출판하려고 할 때는 우선, 책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대해 출판사 중심 시각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막막함과 자신감이 공존한 채 셀프 출판(self publishing)을 하려는 사람들이 그 첫걸음을 딛는 과정에서 글쓰기와 기획을 어떻게 해야 할지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박선생님은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친 경험을 살려 유럽 여행을 다녀왔는데, 여행기를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들과의 대화와 유적지 안내인과의 인터뷰를 기록하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고등학교에서 세계사를 가르치던 박 선생님은 오랜 준비 끝에 아들과 함께 방학을 이용하여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십여 년 동안 역사를 공부하고 가르치던 경험을 살려 역사적 현장과 유적 그리고 박물관, 미술관을 살펴보기 위한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중에 아들과 함께 다니면서 사진도 찍고 일기처럼 글을 써서, 그 글과 사진들을 모아 여행기를 출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럽 여행기를 역사와 연결하여 쓰려고 하는 박 선생님은 오랫동안 유럽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루려는 주제와 아이디어에 대한 많은 관심과 호감 그리고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책을 쓰고 싶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유럽의 문명과 역사의 흐름에 자연스럽게 그리스, 로마,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등을 코스로 잡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여행 중에 아들과의 대화와 유적지 안내인과의 인터뷰를 녹취하고 틈틈이 메모를 해두고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출판 활동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자신의 책을 쓰고 출판을 하려는, 특히 셀프 출판(self publishing)을 준비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작업은 ① 기획과 편집, ② 편집과 디자인, ③ 인쇄와 제본, ④ 유통과 판매 과정을 자신이 직접 운영한다는 관점을 갖는 일입니다. 대체로 출판사는 ① 기획과 편집을 내부 직원이 직접 진행하며 나머지 과정은 협력업체에 맡기거나 프래랜서와의 계약 관계를 통해 진행합니다. 출판 과정을 이끌어야 할 주체가 출판사가 아니라 셀프 출판을 준비하는 자신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자신이 콘텐츠 창작자이면서 동시에 출판 실무자인 셈입니다.


자신이 출판 실무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출판 활동은 책을 저술하고 제작하여 서점과 전자책 플랫폼에서 상품으로 제공하여 다른 사람이 구매하여 읽게 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취미가 아니라 비즈니스라는 뜻입니다. 자신의 지식과 콘텐츠를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집필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하여 서점에 유통하여 독자가 사서 읽고 메시지를 전달받고 공감하는 사회적 소통을 위한 콘텐츠 창작 작업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책의 저자로서 가치있는 내용을 집필하고, 지식과 콘텐츠를 책의 형태로 온전하게 제작하여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공유하는 사업적,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셀프 출판이란 자신의 지식과 콘텐츠를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집필하고 편집하고 디자인하여 서점에 유통하여 독자가 사서 읽고 메시지를 전달받고 공감하는 사회적 소통의 작업이다.


기획, 출판 작업의 시작이자 끝


로베르 에스카르피(Robert Escarpit)는 출판의 기능을 선택한다(choisir), 제작한다(fabriquer), 분배한다(distribuer) 등 세 개의 동사로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선택은 출판의 시작인 셈입니다. 선택의 과정인 출판 기획은 무엇을 출판할 것인가를 구상하고 어떻게 저술하고 편집하며 제작하여 유통할 것인지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작업입니다. 출판사 중심의 출판 과정에서는 기획자가 책의 주제를 발굴하고 적합한 필자를 선정하여 원고 집필을 관여하며 편집과 디자인 그리고 제작 방법을 준비하는 작업입니다만 셀프 출판 과정에서는 저자가 책의 주제를 구상하여 원고 집필을 준비하며 편집과 디자인 그리고 제작 방법을 준비하는 작업입니다.


로베르 에스카르피(Robert Escarpit)는 출판의 기능을 선택한다(choisir), 제작한다(fabriquer), 분배한다(distribuer) 등 세 개의 동사로 설명하는데, 여기에서 선택은 출판의 시작인 셈이다.



기획은 아이디어(idea)에서 비롯됩니다. 아이디어는 자신의 오랜 경험과 공부에서 생기기도 하고 여러가지 책이나 신문기사나 방송 콘텐츠 또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야기 그리고 문학 작품에 대한 습작 활동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일지라도 책의 형태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출판한 책이 있다면 분명한 차별성을 지녀야 합니다. 신제품을 위한 아이디어가 중요한 기업들은 몇 개의 좋은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작업을 반복합니다. 한 경영 컨설팅 자료에 의하면 프루덴셜 보험사는 1,500개의 아이디어를 만들어 쓸모있는 아이디어로 12개의 추렸다고 합니다.


기획이 편집으로까지 진행되는 과정은 출판사와 셀프 출판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기획과 편집이라는 과정은 같지만 출판사가 기획자와 편집자 또는 저자가 아이디어를 내서 집필자를 선정하여 계약하고 원고를 받는 순서입니다. 하지만 셀프 출판에서는 기획의 주체가 셀프 출판을 하려는 저자 자신이며 원고 집필과 검토, 편집 모두를 스스로 진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참고로, 그림에서 이야기하는 출판 에이전시는 출판에서 저자의 저작권을 대변하는 사람들로서 국내에서는 회사의 형태로 활동하는데 애석하게도 국내 저자들보다는 외국 저자들의 저작권 판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기획 집단은 출판 기획만을 전문으로 하는 집단 또는 회사로서 최근 들어 출판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국내에 활발한 사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셀프 출판에서는 기획의 주체가 셀프 출판을 하려는 저자 자신이며 원고 집필과 검토, 편집 모두를 스스로 진행해야 한다.



셀프 출판 기획의 중심은 독자와의 고객가치와 고객 만족


출판사를 통하지 않은 채 자신의 책을 출판하려는 개인으로서 기획의 중심은 독자입니다. 저자와 독자의 책을 통한 직접 소통이라는 특징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점은 책의 주인은 책을 읽는 독자라는 사실입니다. 독자에게 가치있는 책을 제공하여 독자들에게 지식과 콘텐츠를 전달하고 공감하여 독자가 만족을 얻게 하는 과정을 통해 셀프 출판 저자와 독자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독자들은 책을 구매하여 원하는 가치를 얻기 위해 비용을 지불합니다. 책은 고객이 기대하던 가치를 얻게 함으로써 만족하고 감동하여, 충성도 높은 책 전도사(custom evangelists)로서 긍정적 경험을 주변에 전파합니다.


책은 고객이 기대하던 가치를 얻게 함으로서 만족하고 감동하여, 충성도 높은 책 전도사(custom evangelists)로서 긍정적 경험을 주변에 전파한다.



다시, 박 선생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유럽 여행기 형식으로 유럽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신의 지식과 소감을 출판하겠다는 생각은 아이디어입니다(① 아이디어). 서점을 통해 유사한 책이 나와 있는지, 있다면 어떤 것들이며 어떠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몇 부를 발행했는지 등을 알아보아야 합니다. 또한 대상 독자들은 누가 될지 등에 대한 시장조사를 진행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기획서를 작성합니다(② 시장 조사와 기획서 작성).


기획서 작성이 꼭 필요한 것은 저자로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기획서 수준으로 정리하여 전문적인 경험과 시각이 있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기에도 편리하기 때문입니다(③ 기획 협의). 필요에 따라서는 이 과정에서 출판 에이전시, 기획 집단, 출판사를 만나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출판하기로 일차로 결정( 1차 출판 결정)한 후에는 여행을 하면서 녹취와 인터뷰, 촬영과 메모 작성을 하며 원고를 준비하는 과정( 원고 집필)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박선생님은 이제, 자신의 책을 쓰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셈입니다.


독자에게 가치있는 책을 제공하여 독자들에게 지식과 콘텐츠를 전달하고 공감하여 독자가 만족을 얻게 하는 과정을 통해 셀프 출판 저자와 독자의 관계가 형성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지만 엑스프레소 북 머신(Espresso book machine)은 저자가 파일을 가지고 가면 6분만에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은 매장 안에 엑스프레소 북 머신을 두어 셀프출판하려는 사람들의 책을 만들어 원하면 자신의 매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엑스프레소 북 머신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며 셀프 출판이 더 자유롭고 간편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하며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사진 출처

1. http://imgbuddy.com/woman-typing-on-keyboard.asp
2. https://pixabay.com/ko/베니스-이탈리아-유럽-여행-물-운하-베네치아-관광-756604/
3. http://vozyfera.blogspot.kr/2010/05/2teoria-general-de-la-informacion-y-de.html
4. © Sunghwan Yoon  https://www.flickr.com/photos/jacopast/2843851277
5. http://www.dianliwenmi.com/postimg_4121268_1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