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신문사들의 신년 특집 분석 - 3대 키워드 ‘통일·경제성장·사회통합’

2016. 3. 18. 11:30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홍성철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의 글입니다.

 

 

각 신문사들의 신년 특집 분석



많은 신문들이 1월 1일 신년호 사진으로 희망찬 출발을 의미하는 일출사진을 게재한 가운데

중앙일보는 1면 신년 특집기사 ‘일곱 살 세실이는 평양 친구와 놀고 싶다’와 함께

남북한 어린이들의 합성 사진을 실어 눈길을끌었다.



매년 1월 1일자 신문은 특별나다. 새해 독자와의 첫 만남에 좋은 인상을 주려는 ‘신문쟁이들’의 정성과 설렘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특히 1면에는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참신하면서도 시대정신[각주:1]을 반영하는 어젠다가 제시된다. 그런 면에서 신문사의 신년 특집호는 각 신문사 편집국장과 부국장, 부장, 일선 기자들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의 싸움터이다. 2016년 신년 특집호의 1면 사진과 기획기사, 사설 등을 통해 각 신문들의 신년 특집을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통일은 만남이다’라는 신년 특집기사를 통해 남북 주민의

만남과 교류를 통한 통일 준비를 강조했다. 1면 사진으로는 지난해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 장면을 실었다.



1면 사진-일출 사진 속 돋보인 중앙과 경향

1면 사진은 신문의 심장과 같다. “천 마디 말보다 한 번 보는 게 더 낫다(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 는 말처럼 1면의 사진은 어떤 기사보다도 강렬하게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국민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한겨레신문 등 5개 일간지가 일출 장면을 1면 톱 사진으로 올렸다. 전형적인 신년호 사진이었다. 지난해에도 국민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한국일보, 서울신문, 한겨레신문 등은 신년호 1면 사진으로 일출을 선택했다. 동트는 해 사진은 새해 첫날 당일이 아닌 바로 지난해 12월31일의 것이지만 독자들에게는 새해 첫 태양으로 착시하게 만든다. 몇몇 신문들은 사진 캡션에 찍은 날짜를 적시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일부 신문들이 ‘통일 준비’를 신년 기획의 주요 어젠다로 삼았다면 일부 신문들은

계층 간, 사회 간 불평등 구조에 주목했다. ‘흙수저의 길’이라는 삽화와 함께

청년 문제를 특집으로 다룬 경향신문 신년 1월 1일자.




관행을 벗어난 참신한 사진은 중앙일보의 1면 톱 사진이다. 손으로 사랑한다는 하트를 그린 일곱살 꼬마와 반갑다고 손 흔드는 평양 어린이들의 합성사진이었다. 경향신문의 ‘흙수저의 길’이라는 삽화에도 눈길이 간다. 무릎 꿇은 8명의 흙수저와 그 위를 지나가는 황금마차 탄 금수저 3명은 한국 사회의 불평등한 사회구조를 대변하는 듯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 장면을 실었다. 자사 기자가 아니라 통신사의 사진을 신년호 1면에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동아일보는 인간형 로봇 휴보+의 걸음을, 한국일보는 산업단지 공장 굴뚝의 연기 사진을 1면 메인사진으로 사용했다. 이들 5개사의 사진들은 모두 신년 기획기사와 맞물려 있었다. 신문사들이 꺼내 든 2016년의 화두는 크게 통일준비와 경제성장, 사회통합으로 모아진다.



[표1] 주요 일간지의 2016년 신년호 특집기사 주요내용

 신문

1면 사진

1면 톱기사 제목 

경향신문

흙수저의 길(삽화)

부들부들 청년들 "우리는 붕괴를 원한다" 

국민일보

롯데월드타워 위에서 본 일출 

갈등 녹이고…함께가야 행복합니다 

동아일보

KAIST 인간로봇 DRC-휴보+ 

한국 경제, 새 성장판을 열어라 

문화일보

붉은 원숭이해 태양

신년 여론조사 

 서울신문

동해 상공에 떠오르는 아침 해 

경제, 새 길을 가자 

세계일보

파도 위로 떠오른 태양 

'성년' 20대 총선 한국호 방향타 

조선일보

이산가족 상봉 마지막 날 

통일은 만남이다

중앙일보

세실이와 평양 친구들 

 일곱 살 세실이는 평양 친구와 놀고 싶다

한국일보

울산 산업단지 공장 굴뚝 연기 

 中 텐진 진출 국내기업 “한파가 몰아친다”

한겨레

 제주 큰엉해안 수목 위 태양

 우리는 25살 지혜의 눈물을 모른다

매일경제

 50년 뒤 2066년 세상(삽화)

 50년 후 세상은 이렇게 변하는데…지금 우리는

서울경제

 종이비행기 날리는 신입행원들

 할수있다! 대한민국

한국경제

 한경필하모니오케스트라

 大使들의 특별리포트…위기를 희망으로 바꾼 나라들




통일 준비, 사회통합에 주목

신년 특집으로 남북문제 및 통일 문제를 기획한 언론사는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보수 언론들이다. 지난해 7월 ‘통일나눔펀드’ 캠페인을 시작했던 조선일보는 올해 1면 톱기사 제목을 ‘통일은 만남이다’라고 뽑았다. 기사는 서독과 동독, 중국과 대만의 예를 들며 남북한 주민들이 만나고 교류하는 것이 통일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또 1면 하단기사와 3면에는 통일나눔펀드의 사용처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남한과 북한 어린이들의 합성사진에 이어 <평화 오디세이 2016>이라는 제목으로 ‘통일 교육부터 시작하자’는 김영희 대기자의 칼럼이 실렸다. 김 대기자는 국내 정치권과 정부, 국민 등은 통일에 대해 전반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사실을 환기시키며 통일 교육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1면이 아닌 3면에 ‘통일코리아 프로젝트 4년차 新남북협력시대를 열자’라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캠페인에는 통일을 지향하는 이웃이 되는 남북관계를 위해서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남북 분단의 현실에서 언론사들이 통일 준비를 신년 어젠다로 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진보 매체들이 주로 다루었던 통일 문제, 남북평화에 대한 어젠다가 보수 신문쪽으로 넘어간 것이 눈에 띈다.


경향신문은 새해 화두로 ‘청년 문제’를 꺼내들었다. 20~34세 젊은이들 103명에 대한 포커스 그[각주:2] 인터뷰를 바탕으로 <‘부들부들’ 청년 절반 ‘우리는 붕괴를 원한다’>는 머리기사를 실었다. 한겨레신문 역시 1면에 연중 기획기사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이라는 제목 아래 ‘우리는 25세 지혜의 눈물을 모른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개인 노력이 아니라 부모의 경제적 지위가 미래를 결정짓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젊은이들의 절망감을 씻어주기 위해서는 사회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국민일보 역시 신년 특집으로 ‘공존사회를 위하여’를 어젠다로 선택했다. 계층 간 불신과 갈등으로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공존과 상생을 위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사회 이슈에 대한 다른 기획으로는 중앙일보와 세계일보, 한국일보가 눈에 들어왔다. 중앙일보

는 신년호 지면을 통해 지난해 12월 시작한 ‘인구 5,000만을 지키자’라는 캠페인과 ‘매력 시민 키우자’라는 캠페인을 올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밝혔다. 중앙일보는 남북평화와 인구 5,000만, 매력 시민 등 3가지 키워드를 모아서 ‘매력 시민이 인구 5,000만 지키고 평화 오디세이 연다’라는 장문의 사설을 실기도 했다. 세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지구기온 상승 1.5℃ 내로 지키자’라는 환경 관련 캠페인을 시작했다. 1일자에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공포를 지적하고, 6일자에는 동식물 서식지의 북상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일보는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30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5년에 대한 기획기사를 싣겠다고 예고했다.



[표2] 신년호에 나타난 주요 신문의 연중 기획

 신문

기획기사 제목 

경향신문

청년 절반 “붕괴와 새로운 시작을”/ 창간 70주년 기획: 경향 동갑내기 & 경향 사람들 

동아일보

통일코리아 프로젝트 4년차 新남북협력시대를 열자/ 한국 경제, 새 성장판을 열어라 

세계일보

지구 기온 상승 1.5℃ 내로 지키자 

조선일보

新시장에 도전한다 

중앙일보

 인구 5,000만을 지키자/ 매력 시민 키우자/ 평화 오디세이 2016

한국일보

위기의 한국 경제 해법을 찾는다/ 체르노빌 30년, 후쿠시마 5년 현장 취재 

한겨레

 청년에게 공정한 출발선을



경제 성장, 총선도 주요 어젠다

신문사들은 2016년 경제 전망을 우울하게 내다봤다. 서울신문의 신년 특집은 ‘2016 경제, 새 길을 걷자’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한국일보는 ‘中 톈진 진출 국내기업 “한파가 몰아친다”’라는 1면 머리기사에 이어 연중기획으로 ‘위기의 한국 경제 해법을 찾는다’는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 저수익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한국 경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시리즈이다. 동아일보는 ‘한국 경제, 새 성장판을 열어라’라는 연중기획을 시작했다. 1면과 3면에는 가동 멈춘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의 중소 화학업체와 경북 포항 연일공단의 중소철강업체의 르포 기사가 실렸다. 조선일보는 신년호 10면에 <新시장에 도전한다>는 연중기획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기사로는 ‘우즈베키스탄 “롯데케미칼공장”’을 소개했다.


세계일보는 <정년 60세 시대>라는 신년 기획이 눈에 띈다. 1면에 ‘예순살 정년 부럽다고 하거든 명퇴 두렵다고 전해라’라는 재치 있는 제목의 머리기사에 이어 12면과 13면 등을 털어서 2016년부터 시작되는 정년 연장 시행에 따른 갖가지 실상을 짚어주고 예상되는 문제점 등을 차근하게 풀어냈다. 국민일보 역시 6~7면에 정년 60세에 대한 의미와 전망 등을 보도했다.


신문들은 올 4월에 있을 총선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도 실었다. 문화일보는 지지 정당에서 안철수 신당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섰다는 정당 지지도 조사와 함께 정당 평가, 쟁점법안에 대한 여론, 차기 대선후보 등의 주제로 나눠서 여론조사 결과를 1~3면까지 펼쳤다. 한국일보 역시 ‘야권 분열된 채 4월 총선 치르면 與 압승’이라는 1면 하단기사와 5~7면에 걸쳐 총선 및 차기대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실었다. 서울신문은 여론조사를 1면 사이드로 실으면서 ‘국민 55%가 현역의원 안 뽑겠다’는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에 대해 집중 다뤘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역시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사회적 어젠다 혹은 국민 계몽

신문은 매일매일 발생하는 공동체의 이슈에 대해 보도와 논평을 하고 있다. 그렇기에 신문의 신년호 특집기사와 연중 캠페인 기사는 평소 신문의 기사와는 확연히 다르다. 무엇보다 시의성에 크게 구애 받지 않는다. 또 뉴스 가치가 다른 뉴스에 비해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사들은 ‘독자들이 알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들에게 꼭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특집기사와 캠페인 기사로 작성한다. 이를 통해 시대정신을 담은 사회적 어젠다를 설정하는 것이다. 나쁘게 말하자면 신년 특집에는 국민들을 계몽시키려 하는 언론의 훈민 의도가 담겨있다.


신년호 특집기사와 캠페인 기사에도 각 언론사들이 지향하는 이념적 성향이 그대로 녹아 있다.수 신문은 경제성장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강조해왔고, 진보 언론은 계층 간의 형평성과 분배 등에 주목해왔다. 보수 신문들은 통일 이슈와 함께 암울한 2016년 경제 전망을 전하면서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국민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한겨레-경향 등은 한국적 자본주의가 공고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주목, 이를 해결하는 시리즈를 기획했다. 바꾸어 말하자면 보수신문은 적어도 신년 특집기사에서는 청년 문제와 계층 갈등이라는 문제를 외면하고 있었다. 또 진보 신문은 불안한 한국 경제에 대해 애써 눈감았다.



[표3] 주요 일간지의 2016년 신년호 사설 제목

 신문

사설 제목 

경향신문

 불평등에 대하여

국민일보

2016년 새 아침, 새 소망을 담다–갈등과 분노 넘어 공존과 번영 향해 나아가자 - 

동아일보

‘헬조선病’ 뜯어고쳐 선진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라 

문화일보

 2016 대한민국–다시 挑戰에 나서야 한다

서울신문

새 길 찾는 희망을 얘기하자/ 위기 극복하고 해고자 복직시킨 쌍용차의 낭보 

세계일보

깨어 있는 국민이 정치를 바꾼다 / 남북대화 적극 나서 한반도 평화 협력 시대 열어야 

조선일보

새로운 정치 리더십으로 나라가 활기 되찾아야 한다 

중앙일보

매력 시민이 인구 5,000만 지키고 평화 오디세이 연다 

한국일보

 도전과 시련의 새해, 당당하게 맞서자

한겨레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2면)

매일경제

희망절벽 뛰어넘을 용기와 리더십 절실하다 

서울경제

 危와 機(2면)

한국경제

 정치는 엉망이어도 우리의 삶은 나아간다 / 대한민국의 ‘위대한 탈출’ 아직 끝나지 않았다



각 신문의 신년 특집과 연중기획에는 언론사의 입장에 따라 나름 차이점이 있었지만 신년호에 공통적인 것은 바로 삼성과 현대 자동차 광고였다. 삼성그룹은 1면에 5단으로 ‘새해 인사 나누셨나요’라는 제목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라는 신년 인사를 내보냈다. 또한 마지막 페이지인 32면 혹은 36면 광고로는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창조경제의 길에 현대자동차그룹이 동행하겠습니다’라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전면 광고가 실렸다. 10개 중앙지는 물론 경제지, 심지어 스포츠 신문에까지 모두 같았다. 재계 1위, 2위 기업답게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은 누구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새해 인사를 독자들에게 전달한 셈이다.



출처 : 한국언론진흥재단신문과방송 2016년 2월호

 



  1.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신자세나 태도 [본문으로]
  2. 8~12명으로 구성된 집단과 깊이 있는 상호작용적인 인터뷰를 수반하는 평가기법으로, 해당 조직에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나 논의되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또는 그 조직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로 구성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