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선수권대회, 한밤 중 프레스센터에 기자들이 갇힌 이유는?

2011. 9. 2. 10:06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이제 반환점을 돌았습니다. 경기가 거듭되면서 승부는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선수들의 도전과 불꽃 튀는 승부를 현장에서 지켜보는 기자들 역시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며 세계 각국에 소식을 발 빠르게 전하고 있죠. 기자들이 한 데 어우러져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진풍경이 벌어지는 곳이 바로 ‘프레스센터(Press Center)’인데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는 어떤 풍경이 벌어지고 있는지 살펴볼까요? 


<이미지 출처 : 뉴스천지> 


특종이 터지는 기자실은 어떤 곳? 

흔히 ‘기자실’로 불리는 프레스센터는 특정 기관이나 행사 주최 측에서 언론 취재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정부 부처나 기업 등에는 이러한 기자실이 마련돼 있어 언론기관에서 나온 기자들이 머물며 분야별 취재 활동을 벌이죠. 

기자들이 머무는 공간이라고 해서 엄숙하거나 조용하게 취재만 하는 공간은 아닌데요. 때로는 기자들이 특종 취재를 위해 노트북 하나를 들고 밤을 새우기도 하고, 취재 내용을 두고 해당 부처나 기업 관계자와 격렬한 토론을 벌이는 등 24시간 긴장이 감도는 곳입니다. 

프레스센터에는 비단 국내 기자들만 있는 건 아닌데요. 외국 언론사의 특파원이나 특종 취재를 위해 파견된 기자들이 상주하면서 취재를 하기도 합니다. 특히 월드컵이나 육상대회 등 각종 국제경기가 있을 때는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오기도 하죠. 때문에 행사를 주최하는 쪽에서는 이러한 기자들의 취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통신 및 영상 지원시설이 마련된 프레스센터를 마련해둡니다. 

이번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전 세계 미디어를 위해 IBC(국제방송센터)와 MPC(메인프레스센터)를 개설했는데요. 기자들은 이곳에 상주하며 대회 소식을 전 세계로 발 빠르게 타전하고 있죠. 특히 이번 대회는 AP, 로이터 등 통신사를 비롯해 전 세계 634개 언론사에서 966명의 기자와 방송 인력을 파견해 역대 최대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 : 김덕현, 남자 멀리뛰기 예선> 
 


프레스센터 내부 자세히 들여다보니 

대구스타디움 지하 1층에 위치한 MPC에는 1층 약 2천100㎡ 공간에 유무선 인터넷과 전원이 제공되는 취재석 500석과 데스크톱 컴퓨터 50세트, 프린터, 복사기 등이 설치돼있습니다. 40인치 대형 TV 모니터 20여 대와 경기 결과 등을 전자시스템으로 전달하는 CIS 15대가 설치돼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을 확인할 수 있죠. 

피전 홀(Pigeon Hole)을 통해선 경기 결과와 출전 선수 명단 등 최신 경기 정보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는데요. 사진기자들의 작업공간인 포토센터(170석 규모)에는 CIS 5대와 대형 TV모니터 10대가 설치돼있으며, 캐논과 니콘의 서비스센터가 마련돼 카메라 등 장비에 대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1만3천800㎡ 규모인 IBC에는 각종 방송 관련 시설이 갖춰져 있는데요. 지하 1, 2층에 걸쳐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대회 조직위, 주관방송사(HB) 사무실과 주조정실(MCR) 등 주관방송사인 KBS의 주요 제작 시설과 TBS 등 개별 방송사(RH)들의 사무실이 배치돼 있습니다. 

TV 컴파운드가 들어서는 지상에는 중계 차량 구역, 방송 전력 공간, 중계 위성 구역 등이 있죠. 또한 1천20석 규모의 경기장 취재석(미디어 트리뷴)과 기자회견실, 공동취재구역(Mixed Zone), 정면 카메라석(Head On), 경기장 카메라 구역(Photo Position) 등 대부분의 미디어 시설들이 마련돼 기자들의 편의를 돕고 있습니다. 

역대 대회 중 처음으로 MPC를 중심으로 경기장 취재석, 미디어 식당, 기자회견장 등 각종 미디어 관련시설을 모두 걸어서 5분 내에 집중 배치시킨 것이 특징이죠. 


기자들, 한밤 중 MPC에 갇힌 이유는 

경기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식사를 제때 챙기지 못한 기자들이 컵라면을 끼니를 해결하는 진풍경도 벌어지는데요. 지난 26일 저녁에는 MPC에서 일하던 기자들이 조직위의 실수로 센터 내에 갇히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조직위는 28일 오후 8시45분에 열린 남자 100m 결선을 끝으로 경기가 끝나자 오후 11시 스타디움 출입구를 걸어 잠그고 철수했는데요. 당시 MPC에는 국내외기자 수백 명이 기사 송고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만 웃지 못 할 실수를 한 것이죠.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기자들이 프레스센터에서 마사지를 받는 모습도 포착되었는데요. 대구대 체육학과 학생들이 세계 각국에서 온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스포츠 마사지 자원봉사를 실시한 것이죠. 

학생들은 대구스타디움 내 메인프레스센터 옆에 자리를 잡고 스포츠 마사지와 테이핑, 응급처치 등 10명씩 3교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하루 100여 명의 외국 기자와 미디어 담당자들에게 스포츠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스포츠 마사지는 뭉친 근육을 풀어 줌으로써 통증 완화와 피로 개선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어깨와 허리 통증, 목이나 등 쪽 근육 뭉침에 시달리는 언론인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하네요. 


                                         <서울신문 : 우사인볼트(왼쪽)의 400m 계주 훈련> 
  


3D 생중계 후 실시간 편집, 곧바로 방송사에 송출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고화질 3D TV 방송기술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요 장면을 생중계하고 있는데요. 3D 생중계는 대구 스타디움에서 3D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3D 전용 중계차에서 실시간으로 편집•압축한 후 서울 KBS로 전송, 지상파 66번 채널과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 1번 채널에서 송출하고 있습니다. 프레스센터와 방송 기술의 합작이 빚어낸 결과로 시청자들은 보다 생생하게 대회를 지켜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처럼 방송기술이 발달돼 요즘은 TV를 봐도 마치 경기장이 눈앞에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기술의 발전도 중요하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며 취재하는 이들이 있기에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더욱 흥미진진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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