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가 저널리즘을 지배할까?

2016. 4. 25. 10:53다독다독, 다시보기/지식창고

[요약] 신문이나 방송 같은 전통적 뉴스 미디어가 새롭게 등장한 소셜 미디어에 밀려 사라져 간다는 주장과 이에 반해 소셜 미디어를 뉴스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소개합니다. 



에밀리 벨 우리가 알고 있던 뉴스의 종말달라진 뉴스 환경

 

지난 5년 동안 가상현실, 실시간 동영상, 인공지능 뉴스봇, 문자 메시지, 채팅앱 등 엄청난 기술 혁신은 뉴스 생태계를 놀라운 수준으로 바꿔놓았다. 특히 소셜 미디어는 저널리즘만 집어삼킨 것이 아니라 선거, 금융 시스템, 개인사, 여가 산업, 소매업, 정부와 보안까지 관여하게 됐다. 여기서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두 가지 사안이 있다. 

첫째, 뉴스 산업은 뉴스를 배포할 수 있는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점이다. 소셜 미디어와 플랫폼 회사가 뉴스를 배포할 수 있는 통제권을 장악하면서 이제 뉴스는 불투명하고 예측할 수 없는 알고리즘과 플랫폼을 통해서 걸러지는 상황이 됐다

둘째, 첫 번째 상황으로 인한 피할 수 없는 결과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더욱 강화되는 것이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같은 거대 기업에 지나치게 많은 힘이 집중되면서 뉴스의 생산, 배포, 수익까지 장악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에 시장의 원리나 반독점법 같은 장치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되면서 권력의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가져온 주된 이유로 모바일 혁명을 들 수 있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보내는 시간이나 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으며, 모바일에 집중되는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을 앱에 잡아두기 위해서 플랫폼 회사들이 뉴스 경쟁에도 뛰어들기 시작했다.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아티클을 만들었고, 애플은 애플 뉴스 앱을 개발했고, 구글도 빠른 모바일 페이스를 만들었다. 트위터도 모멘츠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슈가 되는 뉴스를 모아서 단번에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다. 뉴스 회사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 다양한 플랫폼으로 뉴스를 내보낼 수 있어서 빠르게 독자 수를 늘릴 수 있었지만, 마냥 반길 수만 없는 상황이었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광고를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허용했다. 이는 페이스북, 스냅챗 등 앱 내부의 광고를 완벽하게 차단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앱에 광고를 내보낼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는 것 자체를 막을 수 있다.

 

 

과도한 플랫폼 의존의 위험성

 

에밀리 벨은 이런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세 가지 전략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광고 차단 소프트웨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페이스북이나 인스턴트 아티클에 더 많은 기사를 내보내는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트래픽과 수익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은 상당히 위험한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두 번째 방법은 플랫폼에 의존하는 사업 모델을 버리고 독자적인 수익원을 만드는 것이다. 독자들에게 직접 다가가는 방법으로 회원과 유료 구독자를 늘리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광고를 광고처럼 보이지 않게 만들어 광고 차단 프로그램을 피하는 전략이다. 페이스북의 인스턴트 아티클이 평소보다 서너배나 많은 트래픽을 가져다준다고 하니, 뉴스의 배포를 소셜 미디어에 전적으로 일임할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위험한 전략이다. 언론사는 독자와 관계, 수익뿐만 아니라 뉴스가 독자에게 도달하게 되는 모든 경로를 상실하게 된다. 독자는 소셜 미디어의 알고리즘에 따라서 정리된 뉴스를 읽게 된다. 그 과정에서 언론사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는 거의 없다. 페이스북 내부의 원칙과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 수도 없으며 어떤 규제도 할 수 없다. 사회의 공적, 사적 삶의 중요한 부분을 다루는 뉴스를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는 소수의 플랫폼 기업에 전적으로 넘겨주는 일은 위험한 행위이다. 모든 시민이 쓰는 서비스와 기회의 네트워크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규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안냐 크롤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 네트워크 저널리즘'의 출현

 

안냐 크롤의 보고서는 저널리스트 관점에서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능동적 시민이 디지털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보고서는 영국과 호주의 저널리스트를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그 핵심이 되는 내용은 네트워크 저널리즘이 어떤 배경에서 등장하게 됐는지, 그에 대한 저널리스트의 다양한 시각이다

네트워크 저널리즘은 쉽게 말하면, 대중의 참여와 함께 형성되는 저널리즘이다. 저널리스트가 대중과 협력해서 기사를 쓰는 시스템이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소셜 미디어와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이 있다. 누구나 쉽게 디지털 퍼블리싱 기술을 이용해서 기사 쓰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수용자의 행위가 능동적으로 변화했다. 물론 네트워크 저널리즘도 경계해야 할 위험성이 존재한다. 지난해 [각주:1]저먼윙스의 부기장 안드레아스 루비츠의 자살 비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잘못된 사진이 트위터로 유포됐고 사실 확인도 없이 각종 언론사가 속보로 보도한 사례가 있었다. 소셜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정보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지만 그 신뢰도가 반드시 높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무수한 정보가 사실인지 루머인지 확인해야 할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소셜 미디어에서 드러난 이야기를 확인하고, 분석하고, 설명해야 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저널리스트 인터뷰 내용


저널리스트들은 네트워크 저널리즘이 현재와 미래에 적합하고 유용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네트워크 저널리즘은 이미 저널리스트의 일상적인 현실이 됐다. 선택할 수 있는 도구가 아니라 일반적인 작업 환경이 됐다.

가이드라인이 부족하지만, 대중과 함께 일해야 한다는 의지는 강하다.

저널리스트는 더 이상 권위 있는 논평가가 아니다. 수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해서 뉴스를 함께 쓰고 만드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저널리스트에게 지나친 정보 과다는 위험하다.

사용자 참여의 가치: 저널리스트의 관점을 넓히기 위해서 수용자를 더 잘 이해해야 하고, 수용자에게 더 많고 좋은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대중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게이트키퍼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기술 변화와 저널리즘의 위기

 

앞서 소개한 두 글 에밀리 벨의 '우리가 알고 있던 뉴스의 종말'과 안냐 크롤의 '네트워크 저널리즘의 출현' 은 소셜 미디어 시대를 맞이한 저널리즘 산업과 저널리스트의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서 뉴스를 소개하고 전달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 현실을 부정하거나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소수의 소셜 미디어 기업의 선의에 의존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정보의 민주주의를 요구해야 한다. 저널리스트들도 소셜 미디어나 수용자와 협력해서 네트워크 저널리즘으로 향해 가고 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뉴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저널리즘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저널리즘의 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꾸준히 감시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한다


 

                     


  1. 저먼윙스 게엠베하는 독일의 저비용 항공사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