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적 읽기, 뉴스로 키우다

2016. 4. 28. 16:00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권영부동북고등학교 수석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비문학 독해를 힘들하는 학생에게 뉴스 읽기를 권하다


5월이 되면 생각나는 제자들이 많다. 무던히 속을 태웠던 아이들은 물론 꾸준히 학업 활동에 정진해 사회에서 제 몫을 잘해나가는 제자들까지. 이들 중에 학교 도서관에서 주중과 주말에도 늦은 시간까지 남아 학습에 매진했던 한 아이가 생각난다. 자신이 정한 학습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자기주도로 열심히 공부하던 보기 드문 학생이었다. 자율동아리 지도교사로 첫 만남을 한 뒤에 경제교과 수업, NIE 논술수업, 인문사회영재반 활동을 함께하며 자주 만났다. 한번은 표정이 하도 어두워 보여 그 이유를 물었다.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지만, 국어 모의고사 성적이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문학과 비문학 중에서 비문학 부분이 힘들다고 했다. 비문학 시험에는 정치, 경제는 물론 과학과 예술 등 여러 분야의 글이 제시문으로 등장한다. 그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문해력이 요구된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의 학생들이 비문학 독해시험을 힘들어 한다. 이런 상황을 알고 있기에 해법을 고민하는 아이에게 뉴스 읽기를 권했다. 의아한 표정으로 왜 하필 뉴스 읽기냐고 되물었다. 뉴스야말로 비문학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맞춤식 읽기 자료의 보물창고라고 했다. 뉴스 중에서 사설과 칼럼은 우리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예술, 스포츠 등에서 발생하는 쟁점에 관한 논평과 해법을 내놓은 글이다. 이런 사설과 칼럼을 비판적 읽기 전략에 맞춰 분석하면 비문학 독해의 어려움이 사라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후 몇 번 만나 비판적 읽기 방법을 지도했고, 아예 스크랩 노트를 마련하도록 했다. 그 뒤부터 일주일에 서너 건씩 사설과 칼럼을 스크랩한 뒤에 비판적 읽기 전략에 맞춰 독해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드디어 반년이 지날 즈음 그 아이는 밝은 표정으로 내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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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읽기로 비문학 문해력을 키우자


상당수의 고등학생들이 비문학 독해 공부를 까다로운 영역으로 꼽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읽기 자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영상매체세대인 요즘 학생들은 서너 문단 정도의 글도 읽기를 힘들어 한다. 영상을 통해 감각적으로 느끼는데 익숙한 세대이니 한편의 글이나 한권을 책을 곱씹어 생각하며 읽고, 글쓴이의 생각을 짚어내는 일이 고역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음으로 비문학 제시문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 예술 등 평소에 자주 접하지 않는 영역을 다루기 때문이다. 연예, 스포츠와 같이 가벼운 읽을거리를 자주 접하고, SNS를 통해 아주 짧은 문장 읽기를 좋아하므로 장문의 글을 독해하는 것을 어렵게 느낀다. 전문적인 어휘와 진중한 문맥을 따라 읽는 것도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읽기 전략을 제대로 익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문학 독해는 글쓴이가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의미를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비판적 읽기 전략의 요소에 맞춰 한 편의 글을 제대로 읽어야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비판적 읽기 전략을 체계적으로 익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문제의 해법이 바로 비판적 읽기 전략으로 사설과 칼럼을 읽고 정리하는 활동이다. 스크랩 노트를 준비해 왼쪽에는 사설이나 칼럼을 붙이고, 오른쪽에는 비판적 읽기를 위한 전략적 질문을 보고 그에 알맞은 답을 곰곰이 생각한 뒤에 항목별로 정리해 나가면 된다.



<비판적 읽기 전략을 위한 스크랩 노트 양식>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학교교육에도 뉴스 리터러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사설과 칼럼 읽기를 단순히 비문학 독해력을 키워 성적을 올리는 차원에서만 바라볼 게 아니다. 지속적으로 사설과 칼럼을 비판적 읽기 전략으로 분석하고, 그 속에 담긴 이 세상의 여러 가지 문제 상황을 창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것이 바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지향하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갖춘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