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리터러시, 결국은 교육의 문제이다

2016. 4. 21. 12:00다독다독, 다시보기/미디어 리터러시


권영부, 동북고등학교 수석교사 NIE한국위원회 부위원장



#미디어교육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자


미디어교육, 그것도 NIE를 학생들에게 지도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신문일기를 비롯해 NIE라는 이름표를 붙인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 수행평가, 논술, 구술면접, 인성교육, 경제교육과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교육적 필요성과 학생 지도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다행인 것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용했고, 알찬 결과물로 보답했다는 점이다. 졸업생들을 만나면 아직도 후배들에게 NIE를 지도하는지 묻거나, NIE 수업 덕분에 세상을 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도 듣는다. 교과서라는 지식 창고에 갇혀있기보다 미디어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교육을 하자는 교육목표가 어느 정도 성취된 듯해 기쁘기도 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해야하는 무거운 책임감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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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변화에 걸맞은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최근 미디어교육계에서 두 가지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뉴스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는 문제이다. 뉴스 리터러시 교육은 읽기와 쓰기라는 리터러시의 기본을 바탕으로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뉴스 공급자의 의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한 리터러시 역량을 키우는 일은 중요한 일이다. 다른 하나는 인터넷 시대에 걸맞은 뉴스활용교육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뉴스를 인터넷 기반의 스마트기기를 통해 접하고, 인터넷의 활용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문제는 결국 교육현장에서 풀어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교과서라는 단단한 텍스트를 재구성이라는 망치로 부수는 작업이 앞서야 한다. 교과서를 재구성해야 미디어교육을 위한 시간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미디어 관련 교과서가 없는 상황에서 누군가가 앞장서서 망치질을 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게 사고의 전환이다. 미디어교육을 교과 수업에 접목하기 어렵다면 비교과에 활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수업과 자유학기제 수업 방법 개선, 각종 경시대회와 동아리 활동에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이때 시대상황에 맞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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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환경에 알맞은 리터러시 프로그램을 개발하자


얼마 전에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NIE SRSF Conference(NIE Social Reading Social Fiction Conference)’를 진행했다. 이 콘퍼런스는 뉴스리터러시는 물론 인터넷 활용 역량도 키우려는 취지에서 팀별 활동으로 기획한 것이다. 콘퍼런스에 참여한 학생들은 세 가지 활동을 단계별로 해야 한다. 첫째,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기본인 읽기와 쓰기를 익히기 위한 활동을 한다. 흥미를 끄는 뉴스를 선택해 팀원끼리 사실적 읽기를 바탕으로 주요 내용을 요약하는 활동을 진행하는데, 이른바 소셜 리딩(Social Reading)을 하는 단계이다. 둘째, 협력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활동을 진행하는 단계이다. 1단계에서 요약한 내용을 창의적 읽기에 기초해 글의 내용과 관련된 새로운 생각을 펼치는 단계인데, 팀별로 협력해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를 꾸며가는 것이다. 유연한 사고를 통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단계로 소셜 픽션(Social Fiction)을 적용한 것이다. 셋째, 팀별로 발표하고 참여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 단계이다. 2단계에서 꾸민 소셜 픽션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타낸 시각 디자인인 픽토그램(Pictogram)으로 정리해 발표하고, 주제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 활동을 진행한다. NIE SRSF Conference를 정리하자면 뉴스를 함께 읽고, 함께 상상해, 함께 발표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협력 기반의 미디어교육이다. 이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준비과정에서 자연스레 뉴스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고, 효율적인 발표를 위해 인터넷 기반의 픽토그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이번 콘퍼런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참여도와 활동 집중도가 매우 높았다. 지식 중심의 교육이 아니라 평소에 자주 접하지 않았던 뉴스라는 텍스트에 기반을 둔 재미있는 활동이었고, 함께 읽고 함께 상상해 함께 발표하는 협력 기반의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만큼 뉴스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을 이론적으로만 강조할 게 아니다. 교육 현장에 접목할 수 있는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