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기자와 함께하는 숭문고등학교의 ‘신문읽기봉사활동’

2011. 9. 6. 14:45다독다독, 다시보기/이슈연재



 



학생들의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보통 환경미화나 일손 돕기 같은 일회성 프로그램을 떠올리곤 하는데요. 요즘은 학생들의 적성과 진로를 반영해 자발적인 봉사활동을 하도록 이끌어주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이러한 봉사활동에는 ‘신문활용교육(Newspaper in Education)’도 들어갈 수 있는데요. 신문읽기로 봉사를 하는 기발한 방법, 지금부터 함께 살펴볼까요?


치매예방 서포터즈 등 참신한 봉사로 학생들 참여 유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서울 숭문고등학교는 지난해부터 국내 최초로 신개념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그동안 교내봉사활동은 대개 의무 시간을 채우기 위한 형식적인 활동이 많았는데요. 숭문고는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의 관심영역에서 지속적인 참가를 유도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자원봉사 프로그램인 ‘숭문 특별 봉사활동’을 운영하고 있죠.

'숭문 특별 봉사활동'이란 교내에서 이뤄지는 환경미화나 일손 돕기 등 단순 봉사를 벗어나 학교 울타리 밖에 있는 시민단체나 대학 등과 협약을 맺고 학생과 전문가들이 함께 소통하는 봉사활동을 뜻합니다. 여기엔 교내 교사들은 물론 학부모와 졸업생, 외부 단체 자원봉사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 학생들의 봉사의욕을 끌어올려주죠. 

학생들은 다양하고 참신한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봉사에 흥미를 갖게 되는데요. 이를 테면 집짓기 봉사나 치매예방 홍보 서포터즈 활동, 탄소다이어트 운동 등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사회에 실제 도움을 주는 봉사를 통해 학교 밖 봉사활동으로 자연스럽게 연계가 되는 것입니다.


 

 



현직 기자가 설명해주는 신문제작 과정? ‘신문읽기 봉사활동’ 살펴보니 

숭문고에서는 신문 읽기를 통한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는데요. 신문을 읽으면서 좋은 기사도 스크랩하고 ‘봉사’를 주제로 한 특별 신문으도 만들 수 있죠. 학생들에게 신문읽기 멘토가 되어주는 교사들은 실제 현업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조선일보 박순찬 기자와 한겨레신문 안재승 기자가 실제 신문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학생들이 직접 기사를 쓰고 신문을 만들어보게 하는 등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저희 다독다독도 개학 후 처음 열린 숭문고 신문활용 봉사현장을 슬쩍 들여다봤는데요. 이날은 조선일보 박순찬 기자가 1학년 학생들에게 신문에서 기사제목을 정하는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북(北) 도발에 맞대응’이라는 제목의 문제는 무엇일까? 기사제목을 정하는 첫 번째 원칙은 무엇이지? 기사 내용이 제목에 전부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한 문장만으로 내용을 전부 이해할 수 있을까? 독자가 마침 외국에 나가 있어서 전날 신문을 보지 못했다면, 연평도 사건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이 제목만 보고 기사를 이해할 수 없겠지?”



보통 신문 활용 교육이라고 하면 내용 분석 위주의 딱딱한 수업이 되기 십상인데요. 박순찬 기자는 동일 사건에 대해 각 신문사별 제목을 비교하면서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었습니다. 1학년 남민우 군이 “취재한 기자가 제목까지 전부 뽑는 거냐”고 묻자, 박순찬 기자는 “종이신문사의 경우 취재한 기자와 편집기자가 따로 있지만 인터넷 신문사의 경우 취재한 기자가 제목까지 뽑는 경우가 많다”며 “온라인에서는 특히 낚시성 제목에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을 곁들였습니다. 
 


 



봉사를 주제로 한 특별신문 제작 

이날 수업에서는 실제 기사에 제목을 다는 방법과 주제에 따른 기사 작성법 등이 다뤄졌는데요. 학생들은 앞으로 자신의 관심 분야를 골라 봉사신문을 만들 기사의 제목과 종류, 형태를 정리한 뒤 봉사활동을 주제로 특별 신문을 제작하게 됩니다.

학생들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닙니다. 숭문고에서는 전국녹색소비자연대와 함께 폐CD 수집운동도 벌이고 있는데요. 학생들에게 폐CD를 나눠준 다음 자신의 장래희망이나 꿈, 학교에 관한 수필 등을 적도록 해 도서관에 자료로 보관하게 됩니다. 


 

 


봉사 자료는 다 있다! 숭문고 홈페이지 ‘따봉코너’ 들어가볼까? 

봉사학습 2시간, 수집과 제작 관련 2시간 등 총 4시간을 봉사시간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데요. 단순히 폐CD와 봉사시간을 맞바꾸는 게 아니라 학생들에게 환경보호 운동의 가치를 일깨워줌과 동시에 졸업앨범과 같은 역할을 하는 CD를 만들어 애교심을 길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허병두 교사는 “폐CD를 수집해 일종의 설치미술처럼 전시하고 학생들은 언제든 와서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CD를 만든 학생들이 졸업한 이후에도 재학생들의 자료를 공유하며 선‧후배 관계도 돈독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문을 통해 재미있는 기사도 읽고 봉사활동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다니 무척 놀라운데요. 숭문고 학생들은 앞으로 봉사활동을 주제로 한 신문도 만들 계획이라고 합니다. 숭문고의 신문활용 봉사가 궁금하신 분들은 숭문고 홈페이지 따봉 코너(jongsuks.com/soongmoon)를 확인하면 되는데요. 봉사활동에 관한 국내‧외 소식, 문서 사진 영상자료, 세계의 봉사활동 등 각종 봉사 관련 정보도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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