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활용한 정신재활치료, 들어보셨나요?

2011. 9. 8. 16:06수업 현장



일상생활에서 '신문'은 매우 고마운 존재입니다. 정확한 소식을 발빠르게 전해주기도 하고, 우리가 몰랐던 정보를 자세히 전해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신문은 다양한 곳에서 교육에 응용되기도 하는데요. 그것이 바로 신문활용교육, 즉 NIE입니다. 실제로 많은 학교에서 NIE수업을 진행하며 신문에 실린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토론도 하고, 기사나 사설을 샘플로 하여 글쓰기 교육을 진행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NIE교육을 통해 '정신재활치료'까지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을 듯합니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이유는 신문에 담긴 많은 기사를 통해 간접적인 사회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용상안동병원'에서는 NIE를 활용한 정신과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주최한 2010년 신문활용공모전의 당선작이기도 했던 'NIE를 활용한 정신재활치료' 사례를 소개해드립니다.
 

 

 

'NIE'를 활용한 정신재활치료가 도입된 이유는?

정신과 치료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환자의 손상된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강화시키는 재활치료로 나눠집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과에서 무슨 재활치료를 하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실텐데요. 다리를 다친 환자가 다시 걷거나, 뇌를 다친 환자가 다시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재활치료이듯, 반복되는 정신 장애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다시 사회로 복귀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스스로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정신재활치료입니다. 


 

                                                         <NIE 정신재활치료를 담당하는 김춘희 사회복지사>

'용상안동병원'은 이런 정신재활치료 과정에서 '신문'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병원인데요. 이곳에서 NIE를 통한 정신재활치료를 담당하고 있는 김춘희 사회복지사는 "정신재활치료를 통해 자신의 병을 관리하고, 원만한 인간관계와 사회복귀를 돕기 위해 정신건강교육, 일상생활훈련, 사회기술훈련, 스트레스관리, 예술 및 여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중 NIE는 사회기술훈련에 속합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와 함께 "NIE활동을 통해 떨어진 기능을 향상시켜 빠른 회복을 돕고 재발을 낮추며, 더 나아가서는 삶의 동기부여가 되어 스스로 행복한 삶을 살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덧붙였습니다.

NIE를 통한 정신재활치료의 5가지 목표

1.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바라는지 자기에 관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자기 객관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자기 수용, 자기 소개를 통해 자신을 잘 드러내고 타인을 이해하며 자신감 증대

2. 당신은 끌리는 사람인가?
타인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대인관계 개선

3. 당신이 꿈꾸는 삶은 무엇인가?
현실의 문제를 직시하여 내가 꿈꾸는 삶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자극을 받고, 자신의 삶을 리드할 비전과 동기부여 제시

4. NIE 스토리와 만나다
각자 한 가지씩 스크랩해서 그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전달하거나, 지도자가 먼저 그와 관련된 추억이나 에피소드를 들려주어 메마른 감정의 변화, 집중력 증대 등 인지기능 향상

5. NIE를 활용한 환경 정리
NIE를 활용한 재활치료실 환경 미화로 NIE 홍보 및 관심 유도



'NIE'를 통한 재활치료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신문을 활용한 정신재활치료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용상안동병원의 사례를 보면 그 무엇보다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NIE를 통한 사회성 훈련을 하면서 놀라운 일이 있었는데요. 단 한번도 손님을 초대해 본 적도, 선물을 주고 받은 적도 없다고 말하셨던 분들이 떨어져 사는 가족들을 초대해 퇴원 기념 조촐한 파티를 하고, 뒷바라지하는 가족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라며 김춘희 사회복지사는 직접 체험한 효과에 대해 들려주었습니다. 

또한 "NIE는 자신은 물론 타인, 더 나아가 사회와 소통할 수 있게 도와 알코올 중독, 성격장애, 우울증 등 다양한 정신질환자들의 회복을 돕고, 재발 가능성을 줄이며,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지역사회 내에서 살아갈 수 있는 사회성훈련에 큰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라며 김춘희 사회복지사는 재활 교육을 통해 본인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하는데요.

무엇보다 아무 것도 할 줄 모르고, 꿈도 희망도 웃을 일도 없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소원이 생기고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등 태도의 변화를 보일 때 가장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춘희 사회복지사가 들려준 NIE를 통한 정신재활치료의 사례
"'NIE'를 통해 꿈을 키워요"

법정스님의 삶과 인물사진, 광고 등을 스크랩하고 “본인도 즐겁게 봉사하는 삶을 살겠다. 옷을 멋있게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한 사람을 보면서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다정한 부분의 서로 닮은 미소를 보면 우리 부부도 그렇게 살고 싶다. 좋은 아파트 광고를 보면 거기에 살고 싶고, 음악으로 봉사하는 사람을 보면 본인도 열심히 첼로 연습을 해서 음악 봉사를 다니고 싶다” 등 서로 스크랩한 자료들을 보며 저마다 더 멋지게 살고자 다짐합니다.


NIE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서로 배울 점, 부러운 점 등을 이야기하며 신선한 자극도 받고,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사회적 활동에 새롭게 눈을 뜨고,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됩니다. 더 나아가 10년, 20년 후 자신이 꿈꾸는 삶을 생각하며,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결심을 다잡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됩니다.

 

 


용상안동병원의 정신재활치료 사례를 보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마음에 상처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신문을 통해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인데요. 신문활용교육(NIE)이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에 흐뭇해지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사례가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신문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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